문재인 이후의 교육 - 교육평론가 이범의 솔직하고 대담한 한국교육 쾌도난마
이범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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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입 제도는 매년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주 바뀝니다. 이는 정부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입시 정책이 변하면 공교육과 사교육은 물론이고 부동산,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정책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죠. 대학 입시는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으로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됩니다.

문재인 이후의 교육

메디치미디어

'문재인 이후의 교육'이라는 제목 때문에 이번에 바뀐 대입제도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온라인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한국 교육의 전반에 대해 알려줍니다. 대입 제도에 따라 움직이는 교육 방법의 변화,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NEAT 영어 평가제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NEAT는 영어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네 가지를 평가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영어 실력 향상이 목표로 하며 영어 절대평가제로 학생들간의 경쟁이 줄어듭니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는 선진국에서 이미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 학생들간의 경쟁을 줄이고 교육의 다양성을 열어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NEAT는 사교육을 부추기고,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는 현재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 자사고, 강남 학교에 유리한 조건으로 학군지 쏠림 현상이라는 비판이 있었지요.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교학점제는 어떤 것일까요.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것으로 이수과목의 다양화와 심화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활용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고교학점제에 내신 절대평가가 포함되면서 또 특목고, 자사고, 강남 쏠림 현상이 초래되면서 강남 집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크겠죠. 그래서 고교학점제는 2025년 고1로 연기가 되고 다음 정부가 이어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다음 정부는 예정대로 추진할까요.

지금까지 대입 정책을 보면 항상 정치인들의 발표 하나로 사교육이 들썩이고 공교육도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또 다른 정책이 나와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지요. 저자는 서울에 명문대가 집중된 현실과 서울에 공립 대학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대입 제도 개혁이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 유학 출신의 정책가들이 미국의 입시 제도인 학종을 들여와 우리 나라에 적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알려주네요. 저자는 미국보다는 유럽형 교육을 선호하는데요. 유럽에서 실시하는 대학의 평준화, 중고등학교에서의 심도있는 학습 등을 위해서는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를 추천합니다. 이는 예전부터 나온 말이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으로 평가받았는데요. 저자는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대학에는 지원금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에도 전환을 유도하고 일부 대학은 일부 과목만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이는 취업 시 출신 대학이 평가 항목으로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대학 타이틀 때문에 무리한 사교육을 할 필요가 없는 공교육을 꿈꾸는 것이지요. 당장은 추진이 어렵겠지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나라의 교육 정책이 왜 이런건지, 선진국의 사례는 어떠한지,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실과 일부 학교의 사례 등을 잘 보여주는 종합적인 책입니다. 교육 전문가의 입장에서 하나의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해 명쾌하게 알려주는, 교육관련으로는 보기 드문 책이네요. 아마도 학부모의 입장에서 읽어서겠지만 오랜만에 무척 재미있게 읽은 교육 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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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1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