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9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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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때까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이사벨 아옌데 책인 줄 알았다. 같은 라틴아메리카 작가라해도 이런 착각을 하다니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과 이사벨 아옌데에게 작은 사과를 해본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가 갸웃하며 ‘영혼의 집’을 펼쳤는데 읽어나가면서 결국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기억해내지 못했다. 독후활동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기록을 남겨본다. 이사벨 아옌데의 마술성과 에로티시즘은 영혼의 집1, 2권을 읽어나가는 내내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심지어 나는 에스테반처럼 야한 꿈도 꿨다. 또 다른 두근거림은 바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왔다. 4대에 걸친 트루에바 가문의 이야기가 우리 가문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외할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가문의 이야기를 수집해야겠다고 결심해본다.

“때로 나는 이전에 모든 것을 경험했고, 이미 이 글을 썼던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그 글을 쓴 사람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으며, 그 사람은 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노트를 고이 간직해 두었다. 기억은 부질없고,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려서 우리는 사건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관망하지 못한다고 내가 썼고, 그녀도 그렇게 썼다.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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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Sunny 1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오주원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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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을 읽으면서 결국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다. 내가 만난 시설의 아이들이 생각난다. 별이와 규와 재는 잘 지내고 있을까? 무언가를 특별히 해주진 못했지만 나랑 함께한 1년이 아이들에게 너무 아픈 한해가 아니였길. 어디있든 각자의 행복을 찾아서 웃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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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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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약속과 행사는 취소되었지만 몇년간 함께 해왔던 작업들을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오전에 잠깐 외출하고 왔다. 그 자리에서 넘겨 받은 책이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이라 이렇게 의도치 않게 그들의 책이 내게 건네진다.

예전에는 편의점이 불편했었다. 서로 정답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 슈퍼 사장님과 달리 편의점 알바는 나의 역사와 이름을 모르고, 나도 그의 역사와 이름을 몰랐다. 그런 어색함을 아직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지만 편의점은 이제 더이상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서로의 역사를 알리 없는 알바생이 있는 그곳이 참 편리할뿐이다. 이런 지역공동체의 와해와 편의점의 확장을 몸으로 경험했기에 나는 “편의점 인간”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소설의 플롯이 자동적으로 상상되었다. 그런데 웬걸, 내 상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소설은 뻗어나가고 마무리 되어버렸다. 이래서 소설은 꾸준히 읽어야한다.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수상작으로 18년차 알바생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책날개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무라타 사카야는 군조신인문학상, 노마문예신인상,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이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저자를 포함해서 단 세명뿐이라고 한다. 쓰고나니 참으로 귀한듯 쓸모없는 정보이다.

내 마음으로 들어온 부분은 다음과 같다.
p117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는 부분을 내 인생에서 소거해간다. 고친다는 건 그것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지난 2주 동안 열네 번이나 “왜 결혼하지 않아?”라는 질문을 받았다. “왜 아르바이트를 해?”라는 질문은 열두 번 받았다. 우선 들은 횟수가 많은 것부터 소거해보자고 생각했다.

P129
“그야 그렇겠죠. 처녀인 채로 중고가 된 여자가 지긋한 나이에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것보다는 남자와 동거라도 해주는 편이 훨씬 정상적이라고, 여동생도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서 당황하던 어제의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여느 때의 시라하 씨로 돌아와 있었다.
“역시 정상은 아닌가요?”
“이것 봐요.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에게 프라이버시 따위는 없습니다. 모두 얼마든지 흙발로 밀고 들어와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거나 사냥하러 가서 돈을 벌어 오거나, 둘 중 하나의 형태로 무리에 기여하지 않는 인간은 이단자예요. 그래서 무리에 속한 놈들은 얼마든지 간섭하죠.”

저 괴상스런 주장을 펼치는 인물은 시라하다. 시라하는 지금 이 세계가 구석기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이 주장에는 동의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변하지 않았으니깐. 이 외에 시라하가 하는 말들은 대부분 쓰레기 같다. 하지만 시라하가 쓰레기같은 말들을 하는것은 쓰레기같은 말을 주로 주고받는 사회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니 동정심이 가기도 한다. 저 대사들 다음에 주인공 후루쿠라에게 사회로부터 자신을 숨겨달라고 말하는 시라하를 보며 동정심쪽으로 마음이 확실히 움직였다.

주인공 후루쿠라가 편의점 인간이면 나는 무슨 인간일까? 수많은 욕망들 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인간들로 사는걸까? 후루룩 알찬 재미가 있는 책을 읽고 짧은 서평을 쓰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쳇. 저녁이나 차려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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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에 시작해서 2020년 11월에 마무리를 하게 된 책. 재미는 있었지만 끈기가 약한 나는 머리맡에 이 책을 놓아두고 1년을 보냈다. 이런 에세이는 하루에 조금씩 읽어나가면 좋을텐데. 축구에 전혀 무지한 내가 축구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게되어서 좋았고 “아무튼, 축구”라고 이 책의
별명을 지어주고 싶은만큼 아무튼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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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김소연 큰곰자리 52
박수영 지음, 박지윤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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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자신을 도둑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끔 잊고 산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물건보다 나 자신을 도둑맞기가 쉬운 편이다. 조금만 한눈을 팔고 나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어느새 나는 도둑맞고 사라져있다.(심지어 가끔은 도둑에게 나 자신을 다정하게 건네주기도 한다)

도둑맞은 물건과 도둑맞은 나 자신 중 무엇이 되찾기 쉬운가에 대해서는 긴 토론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행히 책 속 김소연은 친구 주희의 도움을 받아 도둑맞은 자신을 빨리 되찾을 수 있었다. 김소연은 되찾은 자신을 도둑맞기 전보다 소중히 여긴다.

살면서 김소연처럼 타인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는 성인이 된 지금도 나 자신을 지키는게 어렵다. 아이들에겐 분명 더 어려운 일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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