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이때까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이사벨 아옌데 책인 줄 알았다. 같은 라틴아메리카 작가라해도 이런 착각을 하다니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과 이사벨 아옌데에게 작은 사과를 해본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가 갸웃하며 ‘영혼의 집’을 펼쳤는데 읽어나가면서 결국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기억해내지 못했다. 독후활동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기록을 남겨본다. 이사벨 아옌데의 마술성과 에로티시즘은 영혼의 집1, 2권을 읽어나가는 내내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심지어 나는 에스테반처럼 야한 꿈도 꿨다. 또 다른 두근거림은 바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왔다. 4대에 걸친 트루에바 가문의 이야기가 우리 가문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외할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가문의 이야기를 수집해야겠다고 결심해본다. “때로 나는 이전에 모든 것을 경험했고, 이미 이 글을 썼던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그 글을 쓴 사람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으며, 그 사람은 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노트를 고이 간직해 두었다. 기억은 부질없고,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려서 우리는 사건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관망하지 못한다고 내가 썼고, 그녀도 그렇게 썼다.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p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