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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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 인공지능은 사회 전반의 영향을 주며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소설을 쓰고 교향곡을 작곡한다. 그래서인지 인공지능 AI를 다룬 책들은 넘쳐난다. 그런데 대부분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기대 반 우려반의 이야기를 과학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AI가 어떤 모습일지 저마다의 관점에서 재미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AI 인공지능을 오래전 과거부터 존재했던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는 흥미로운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을 만나보았다.


《핸드오버》는 책을 읽기 전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자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 교수 데이비드 런시먼이다. 정치학 교수가 AI를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 기대된다. 거기에 더해 이 책의 부제는 더욱 시선을 끈다.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문장은 저자가 들려주려고 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일단 국가가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개인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그 지배를 AI 알고리즘으로 이어가고 있어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인공 인격(p.180)'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국가와 기업 그리고 AI의 실존을 비교하고 유사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AI 인공지능을 정치와 연관 지어 풀어낸 부분도 흥미로웠지만 지금까지 국가와 기업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를 많은 국가들의 실례를 보여주며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어서 다소 딱딱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AI 하면 떠오르는 미래가 아니라 역사 속 정치, 경제와 연관 지어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AI의 유사성은 무엇일까? 언뜻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저자의 설명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복제성, 개인보다 긴 생명력 그리고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과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국가, 기업 그리고 AI가 가진 특징으로 설명한다. 정말 색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정치학자가 풀어낸 미래 AI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국가와 기업이 AI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정말 색다른 경험을 선물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이즈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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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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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울대 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가 들려주는 생명과학 이야기이다. 생물학자로서 유전과 진화 그리고 노화를 비롯한 생명 현상을 연구하며 찾은 생물학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인간 대신 실험 대상이 된 작은 생물들, 모델생물들의 이야기들이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에서 저자는 신기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생물학을 '생물학은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끈기로 완성하는 학문이다.(p.195)'라고 표현하고 있다. 과학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문장 같기도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히치하이킹하는 '예쁜꼬마선충'이나 사는 곳에 따라 가시의 유무가 결정되는 가시고기 이야기를 만나보면 저자가 말하는 호기심과 끈기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의 주요 흐름은 생명현상에 대한 두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한다. '어떻게 일어나는가''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생명과학으로 연결된다. 1부에서 만나게 되는 예쁜꼬마선충을 시작으로 작은 모델생물들의 연구를 통해서 흥미롭게 유전과 진화를, 생물학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늙은 생쥐를 젊은 생쥐로 되돌렸다는 야마나카 신야의 연구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이 연구로 야마나카 신야는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제 정말 노화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54. 아무런 의미 없이 일어나는 생명현상은 없다.


인류의 미래를 인류의 발생과 진화 그리고 유전을 통해서 밝게 해줄 생물학이 연구하는 방법과 유전학의 발전 그리고 노화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는 멋진 책이다. 생물학의 전반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지만 생물학의 중요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다. 생물학을 톺아본다기보다는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생명과학의 핵심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다.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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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의 소원해결소
요코제키 다이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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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분장을 한 사람이 다가오면 피하게 된다. 무언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개업 점포 홍보를 위한 과한 분장이나 복장의 사람들은 피하고 본다. 그런데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요코제키 다이는 지방의 작은 도시의 길에 삐에로를 등장시켜서 재미와 흥미를 끄집어내고 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삐에로라면 피하지 않고 만나보고 싶다. "소원을 하나 말해 보세요."(p.30.)


《삐에로의 소원해결소ピエロがいる街》 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내용은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사소한 소원을 들어주는 거리의 삐에로를 둘러싼 잔잔한 흐름의 소설은 아니다. 지방 소도시의 소멸 위기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고 한편으로는 작은 마을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살인사건'을 들려준다. 삐에로는 소원을 듣고 최선을 다해 길에서 만나 인연들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유쾌한 문장들이 재미나고 흥미로운 '소원'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에드가와 란포상을 받은 작가답게 재미난 이야기에 사회문제를 더하고 과거 사건의 진실을 들추고 미스터리를 덧붙여 멋진 이야기를 만들었다. 삐에로는 취업 준비로 지친 료에게 다가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놀라운 제안을 한다. 삐에로가 램프의 요정처럼 어려운 소원을 들어주는 판타지 소설은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며 도시의 밤을 돌아다닌다. 얼떨결에 삐에로를 도와주는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료는 삐에로와 함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인연因緣'을 만들게 된다. 그 인연은 어떤 터닝포인트를 가져오게 될까? 30년 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마음 따스해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살인 사건이 포함된 이야기가 따뜻하게 진행될 수 있는 까닭은 직접 만나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삐에로의 정체가 던지는 '반전'은 놀라웠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삐에로의 정체를 '편견'에 빠져 놓치고 말았다. 언제쯤 편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멋진 반전이 놀라움을 선물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북플라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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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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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범죄 소설을 다수 집필했으며 작품 대부분이 영상화된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작품을 만나보았다. 그해 가장 뛰어난 범죄 소설에 수여되는 대실해밋상을 2021년 만장일치로 수상한《신을 죽인 여자들》은 세 자매의 종교적 신념을 소재로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제를 폭로한 우수한 작품이란 평을 듣는 장편소설이다.


p.18. 그날 나는 무신론자라는 말이 저주이자 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을 처음 접한 느낌은 종교적인 억압과는 거리가 멀었다. 동생 아나의 잔인한 죽음으로 인해 언니 리아가 신을 부정하고 종교적인 삶을, 가족을 떠나 동생을 살해한, 토막 내 불태운 범인을 찾아내는 미스터리 소설 같았다. 하지만 챕터를 한 장씩 넘기면서 점점 더 종교적으로 억압된 여성의 삶이 부른 비극으로 다가왔다.


p.111. 이처럼 부모님은 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믿었다.

이 책은 각 챕터의 화자(話者)가 다르다. 그리고 그 화자가 챕터의 제목이다. 그렇게 사건과 관련 있는 이들이 들려주는 30년 전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당시 열일곱 살이던 소녀 아나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들이 하나둘 풀린다. 그런데 동생 아나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에 정착한 언니 리아를 시작으로 리아를 귀염둥이라 부르던 아버지 알프레도가 죽기 전에 쓴 편지를 가지고 이모 리아를 만나러 온 큰언니 카르멘의 아들 마테오로 이어지던 챕터의 마지막 제목이 설마 하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설마. 그런데 마지막 챕터의 화자는 자신은 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숨겨진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아나를 잔인하게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p.356. 나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지르지도, 죄악을 저지르지도 않았다.


30년 동안 귀염둥이 막내딸 아나의 죽음이 숨겨놓은 진실을 찾고자 노력했던 아버지 알프레도가 둘째 딸 리아에게 쓴 편지에는 30년 전 그날의 진실이 담겨있을까? 하지만 리아의 죽음은 원인이 중요하지 않다. 사후 발생한 엄청난 사건의 진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30년 전 토막 난 채로 불태워진 소녀 리아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놀라운 흡인력을 가진 멋진 작품이다. 이름이 다소 어려운 작가지만 기억 속에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라는 이름을 저장하고 싶다. 또 다른 작품으로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작가다.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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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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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의 청소년 브랜드 특서청소년문학의 서른다섯 번째 책을 만나본다. 표지 그림을 보고 오래전 어릴 적 보았던 영화 속 외계인을 떠올렸다. 푸른문학상 수상 작가 김영리가 만들어낸 청소년 SF 《로고》의 첫 문장은 무언가 과학보다는 인문학에 가깝다. '세계관이 중요하다.(p.8)' 열다섯 살 소년의 세계관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관(世界觀worldview) 우리가 가진 세계관,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깊이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p.124. 유전자 조합 기술로 태어나지 않은 나는 구형 로봇에 가까웠다.


먼 미래 인간은 유전자 조합을 통해 월등한 존재로 변화한다. 하지만 그 변화를 거부한 인간도 있고 바로 그 인간이 주인공 '인류'다. 이름부터 무언가 묵직한 포스가 느껴지던 인류가 구형 로봇 '미래'를 만나면서 이야기의 전개 속도는 무척이나 빨라진다. 인류의 미래. 그런데 구형 로봇은 육상이 아닌 지하에서 일하게 되어있다. 한마디로 두 녀석의 조합은 변화의 속도에 뒤처진 루저들의 결합이다. 어떤 시너지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 이 둘의 서울 나들이는 세상에 로봇 인권이라는 커다란 이슈를 만들어 놓았다.


딱 한 번만이라도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하는 구형 로봇 '미래'는 학대를 당한다. 그런데 이 로봇은 고통 감지 센서가 장착된 로봇이다. 자기를 학대한 여자를 끝까지 엄마라 부르는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로봇에게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파렴치한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정말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모여 커다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미래의 꿈은 무엇일까? 로봇의 꿈. 정말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휘몰아친다. 정말 뛰어난 흡인력으로 모두를 끌어들이는 태풍 같은 책이다.



"특별한서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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