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담장이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을 꼽자면 두 가지가 있다.

학교와 교도소다. 둘다 담을 넘으면 큰일난다.(....) 우리나라 건축은 교도소 혹은 연병장과 막사의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공간에서 12년 동안 생활한 아이들은 전체주의적 사고 방식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교실로 구성된 대형 교사에서 12년 동안 키워지는 아이들을 보면 닭장 안에 갇혀 지내는 양계장 닭이 떠오른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식판에 똑같은 밥을 배급받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식판에 똑같은 밥을 배급받아 먹는 곳은 교도소와 학교밖에 없다.(...)

양계장 같은 학교에서 12년 동안 커 온 아이들에게 졸업한 다음에 창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닭으로 키우고 독수리처럼 날라고 하는 격이다. 28-29쪽>>

 

 

<<우리 세대는 자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다르다.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첫 번째 집으로 아파트를 선택한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아파트에서 태어난다고 봐야 한다.

아파트에는 마당이나 골목길이 없다. 이들은 마당 대신 거실에서 TV를 보고, 골목길 대신 복도에서 시간을 보낸다.

학교에 가면 교실에서만 지내고,

방과후에는 상가에 있는 학원에 보내진다.

이동할 때도 봉고차에 실려 이동한다.

이들의 생활을 보면 24시간 중 거의 대부분을 실내 공간에서 보낸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삶의  공간에는 자연이 없다. 하늘을 볼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다.

"지식은 책에서 배우고, 지혜는 자연에서 배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자연을 만날 기회가 없다. 지혜를 배울 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의 삶에 필요한 것은 자연이다.-34쪽>>

 

 

 

 

 

예전에 알쓸신잡 시즌1은 본방 사수할 만큼 빠짐없이 보다가 알쓸신잡 시즌2를 할 때에는 좀 시들해져 잘 안보게 되었다.

시즌 1에서는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시즌 2에서는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 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당시 시즌2에 나와서 유명세를 얻은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과)의 2번째 저서이다.

 

 

2015년도 나온 이 책이 유현준 교수의 첫번째 저서이다.

 

 

 

아마 이 책들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건축과 도시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이유일게다.

다양한 관점에서 그의 박학다심과 특유의 입담이 책에도 고스란히 묻어나올지 기대가 된다.

딱딱한 건축의 이미지를 벗고 인간의 숨결이 배어있는 살아숨쉬는 건축물을 어떻게 풀어낼른지..

신간도서. 참 오랜만이다.

 

 

 

필자는 전작인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현대인들이 TV를 많이 보는 이유가 마당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마당에서는 사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변하고 시시각각 다른 태양빛이 들지만 거실에는 변화가 없다. 변함없는 벽지와 항상 똑같은 형광등 조명뿐이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유일하게 화면이 변하는 TV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게임에 빠진다.-37쪽

요즘 학교에서 ‘짱‘을 먹는 아이들은 축구를 잘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학교에 축구하는 운동장과 공부하는 교실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둘을 못하는 아이들은 12년 동안 지옥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다. 여러분의 자녀가 축구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면, 그 아이가 학교에 가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한다. 그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참고 있는 것이다.-39쪽

천재를 키우는 공간
신문에서 조지 호츠라는 미국의 천재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17세에 애플의 야심작인 아이폰의 자금 장치를 출시 한 달 만에 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8세 대는 알파고처럼 ‘딥러닝‘기능을 갖춘 무인차 인공지능을 개발해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구글이 수년간 수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무인차 주행기술을 26세의 젊은이가 두 달만에 개발했다고 하니 진짜 천재임에는 틀림없다. 왜 미국에는 니처럼 천재가 많이 나올까.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면 스티브 잡스, 빌 게이트, 마크 주커버그, 세르게이 브린, 일론 머스크에 조지 호츠까지, 여섯 명의 천재가 배출되었으니 줄잡아 5년에 한명 꼴로 등장한 것이다.
이런 천재는 왜 유독 미국에서 잘 나타나는 것일까?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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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6-23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식은 책에서, 지혜는 자연에서 배운다” 이 말이 무겁게 다가오네요! 생각하고 곱씹고 싶은 문장이라 이 책을 또 쥘럿! 아 ㅋㅋ

북프리쿠키 2018-06-23 21:48   좋아요 1 | URL
ㅎㅎ 벨루치님 제가 또 지름신을..^^;;
도시와 건축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다방면으로 재미있게 풀어쓰네요

2018-06-23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30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24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30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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