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곰스크로 가는 기차

 

    어렴풋이 제목정도만 들어왔던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이 번 기회에 제대로 읽게 되었다. 사실 '프리츠 오르트만'이라는 작가도 너무 생소했고 한 번도 그의 작품을 읽은 기억이 없었지만 그나마 가끔 다른 책을 읽다가, 혹은 또 다른 경로로 '곰스크로 가는 기차'라는 말을 인용하는 것을  보면서 한 번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책이 읽고 싶다는 생각도 아주 오래전의 기억이었고 잊고 있던 제목이었는데, 우연히 새롭게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너무 반갑게  책을 만나고 읽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작가에 대해서도, <곰스크로 가는 기차> 뿐 아니라 함께 실린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잔잔한 감동에 젖어든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혹은 신문 등을 읽으면서 어렵게 쓴 글을 싫어한다.  누구나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여진 글 속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진정한 작가로의 실력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생각은 어느 정도는 맞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렵게 표현된 글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한 능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작가가  자신의 능력을 보이고 싶은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내용의 글을 접하면, 이 방법밖에 표현방법이 없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거장들의 작품 중에  화려하거나 난해하지 않아 너무도 쉽고 읽히면서도 많은 생각을 담아내어  두고 두고 가슴에 새기고 싶은 글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번에 읽은 <곰스크로 가는 기차> 는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  작가의 능력이 너무도 잘 드러나 보이는 글이자,  마음에 쏙 드는 글이었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 의 내용은 한 신혼부부의 인생 여정을 담고 있다.  내용은 갓 결혼한 부부는 남편이 오래 전부터 아버지에게 들었던  근사한 도시 '곰스크'를 향해 기차에 오른다. 하지만 목적지인 곰스크를 가는 중간에  기차가 멈추었던 작은 도시에 내리게 되고,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잠시 머물고자 했던 도시에서 아이를 낳고 나이 들어가면서 남편은 여전히 자신이 가지 않았던 곰스크로 떠날 생각에 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 반대로 아내는 그 작은 도시에서 정착하기를 바라고 하루 하루의 삶에 만족한다.

 

   '곰스크'라는 도시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알 수 없는 내일을 위해 오늘은 그저 지나가는 삶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가. 갈수록 행복한 내일을 꿈꾸며 오늘 덜 행복한 삶보다 매일,  매 순간 행복한 삶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함께 수록된 여러 편의 글들 역시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담고 있어  나를 돌아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 당신은 여기서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당신에게는 내가 있었잖아요! 당신은 오직 곰스크만을, 우리가 함ㄲ게 살아온 이곳에서 등을 돌리게 될 그날 만을 기다리지 않았나요? " ( '곰스크로 가는 기차'  p. 41 )

 

'양귀비 꽃은 내일이면 시들 텐데. 양귀비는 넓은 들에서 누구나 꺾을 수 있는 흔한 것이지만 메르체데스를 타고 질주하면서 볼 수는 없는 것이지. 그러나 그것 역시 내일이면 시드는 것을.' ( '두 시절의 만남'  p.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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