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보수의 역사
로저 스크러턴 지음, 이재학 옮김 / 돌밭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수주의가 태동한 영국 정치의 가장 저명한 보수 철학자가 전하는

보수의 출현과 성장 그리고 위기와 쇠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귀한 책을 만난다. 현재 보수는 지독한 자가당착과 개혁의 거센

파도를 맞으며 좌초 위기에 처해 있는 즈음 보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역시 '하룻밤'은 무리다. 솔깃했지만 나의 기세는 이내 꺽여 버렸고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완독을 하게 되었다. 두껍진 않다. 그러나 그

내용은 두께에 비례하지 않고 무수한 생각거리들을 던져 준다. 책의

제목에 몰입하면 이내 책이 지루해진다. 잠시 제목은 미뤄두고

전반적인 정치철학을 배워 본다는 자세로 책을 대하면 의외로 시간이

잘 간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양하다. 내전을 겪으며 무정부에 가까운

붕괴를 바라보며 차라리 절대 왕권이 이런 무질서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내놓은 홉스, 자신의 노동력을 근거로 생산된 것은 자신의 것이므로

이것이 잘 지켜지도록 사회계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로크, 입법과 행정

사법의 삼권 분리를 주장한 몽테스키외,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주장했던 버크등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난

학부떄 도대체 무슨 철학을 배운거지 라는 의문과 함께 철학은 치열한

고통의 산물이고 정치철학은 피의 증언이다. 이를 흥미로 대하니 어렵고

지겨울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보수주의는 계몽의

폐단을 막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발생한 산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주의 경제계획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강제된 경제평등을 '사회정의'라는 교묘한 기만술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모든 제도와 언어까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동원된다. 하지만 정의의 진정한 의미는 '각자에게 자신들의 몫을 합당하게

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오도된 사회적 정의에 대해 정의의 형태가

아닌 도덕적 부패의 한 형태라고 말하며 이는 무책임과 방임을 동시에

벌이는 행태이며 모두의 안녕을 담보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행태이며

협정을 깨거나 고용주를 기만한 이들에게 상을 주는 행위라고 단언한다.

물론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말들이긴 하나 호도된 '사회정의'는 분명

지금 이시대에도 존재한다.


전술하였듯이 이 책 쉽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생각의 틀과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고 향후 보수의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였다.

역시나 조지 오웰(George Orwel)은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세 시대 두 발 혁명 - 정형외과 족부전문의가 알려주는 발 건강 바이블
김범수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사람의 손과 발을 빌려 사는 100세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100세 중 어느것을 선택할 것인가?' 확 와 닿는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걷고 움직이고 말할 수 있음이 그렇게 다행이라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100세 시대에 돈, 친구, 건강등이 필요하지만

저자의 말 처럼 '걸을 수 있음'은 무엇보다 중요함에 동의한다. 발의

문제는 무릎, 골반, 척추에 까지 영향을 미치며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지기에 주의를 요하며 당뇨성 발질환은 심한 경우 절단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미리 알고 대처하면 보다 나은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풋 코어. 저자는 발 건강의 핵심을 풋 코어 근육에 두며 다음과 같은

자가 진단법을 이야기한다. 발가락을 곧게 쫙 펴서 바닥으로 누른 채

완전히 펴지지 않는 마디가 있거나, 발가락을 곧게 편 상태에서 엄지만

최대한 젖혀 올릴 때 다른 발가락도 따라 올라간다면, 발가락을 곧게

편 상태에서 검지발가락 중심으로 나머지 발가락을 모을 때 틈이

생긴다면 풋코어 근육의 약화를 의심해봐야 한다. 실제로 해보니

다행히 아직은 그나마 정상에 가까운 것 같다.


맨발걷기. 지인의 소개로 얼마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했는데 저자도

4장에서 맨발 걷기가 발 건강은 물론이고 전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맨발 걷기를 시작한지 두 달 정도

되는데 처음에는 발 바닥이 지면에 닿는 느낌이 과히 좋지 않아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 활력면이나 통증 완화 부분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맨발 걷기가 발의 근육을 강화하며

혈액 순환과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단 발의

균형이 무너진 평발이나 무지외반증, 소건막류의 환자들이나 당뇨 환자와

발의 노화로 생기는 '지방패드위축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맨발 걷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발 건강'은 필수 요소가 되어 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발 건강이 단순히 걷는데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활력과

에너지 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조언에 따라 적절한 운동과 치료를 통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인생 후반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의점(convenience store)은 편리함(convenience)을 개념으로 도입된

소형소매점포로 연중무휴, 심야영업, 주거지 근처에 위치, 10-100평의

중형점포, 식료품과 일용잡화를 중심으로 하는 2,500개 내외의 상품취급

등이 그 특징이다. 본격적인 편의점은 일반 소매점들이 문을 닫는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영업한다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들어진 SEVEN-

ELEVEN이 시작이다. 이 책은 일본 여행을 하면 필수 코스가 편의점 털이

일만큼 성행중인 30년차(계약이 10년 단위라고 한다) 편의점주의 이야기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가게 3위가(1위는 카페, 2위는 치킨집)

편의점이고 총 매장 수는 55,800 점포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은 2021년

기준 57,544 점포가 운영 중이라고 한다.


저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남편과 함께 3무(휴일 없음, 알바 없음, 돈

없음)의 대표주자인 편의점을 운영중인 니기나 요시노로 코로나 유행 이후

1087일을 연속 출근 중이다.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뒤로 밀려나지

않도록 있는 힘을 다해 버티는 것이 곧 편의점 경영의 진짜 현실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오늘도 여전히 자신의 일과 일터를 포기하지 않고 편의점에

출근 중이다. 실제 대다수의 편의점 점주들이 그러하다.


근처에 사는게 아님에도 차로 출근하는 도중에 일부러 들른다는 단골의

이야기나 마음의 지옥이 열릴 것 같은 진상(?) 손님들로 이내 불신과

죄책감이 생겼다는 이야기, 본인의 환갑 날 폐기 식품을 먹었다는 이야기

같이 일상적인 쉼이 보장되지 않는 격무와 스트레스는 읽는 내내 '이래서

극한직업'이라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책을 읽으며 은퇴

이후 고려하는 창업 아이템 중 편의점이 제법 높은 위치에 있음은 너무

쉽고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 한다.


은둔형 외토리(히키코모리, 引き籠もり)인 냉동식품 납품업주의 아들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선뜻 채용하기 어려운 입장임에도 감내하고

받아들이고 헬퍼 한명을 더 고용하여 근무 패턴을 익히게 하며 변화해

가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 혼자 일을 하게 맡겨 보기도 하고 결국 혼자

일이 가능해지고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사람

사는 냄개가 물씬 난다. 아마 나였으면 조금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수의 식탁 이야기 - 처진 어깨를 도닥거리는 위로와 초대
김호경 지음 / 두란노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회는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모임이어야 한다. p152

하나님 앞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다. p79

'밥 묵자'. 모 개그 프로에서 했던 말이다. 그때도 지금도 우리에게 '밥'은

영적이든 육적이든 생명 그 자체다. 지치고 피곤한 삶 가운데 전하는

'쉼으로의 초대'이며 그 자체로 쉼이 된다. 저자인 김호경 교수는는 이러한

밥상(혹은 식탁)으로의 초대를 통해 지치고 피곤한 이들을 향한 예수의

소식을 전한다. 먹방과 흥미가 아닌 삶 그 자체인 식탁으로의 초대이다.

'QT했니'(대학때 정말 징글징글하게 들었던 소리다), '예배는 드렸니?'가

아니라 다가오셔서 '밥 먹자'라고 하시는 주님을 생각하니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얼굴을 스친다. 주님의 식탁이 거창하고 화려하고 대단했다는

소리를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듯이 분명 소박한 식탁일진데

그 초대가 그렇게 좋은 것이다.


예수의 행적은 당시나 지금이나 기이하다. 힘도 없고 권력도 없고 인지도나

지명도도 없는 그런 이들에게 예수는 항상 먼저 다가 가시며 그들을 부르신다. 죄인, 창녀, 기생, 문둥병자, 세리등 세상은 멸시하고 천대하는 그들이

먹보 예수의 식탁의 손님이고 함께 밥을 먹는 이들이다. 이미 그 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 그들은 세상의 천덕꾸러기에서 사랑 받기에 충분한

존재들이 된다. 저자는 구원의 개방성을 통해 예수의 식탁 교제를 설명한다. 모든 이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하나님 앞에 설수 있는 존재이기에 세리나

죄인과 세리와 밥을 먹기도, 병자를 고치기도, 귀신을 쫒아 내기도 하며

그들이 식탁의 공동체의 일원임을 상기 시키며 식구(食口)로서의

존재감을 지킨다. 예수의 식탁은 경계를 허물며 가치를 인정받는 자리다.


기도의 자리에서 우리는 그분이 심판자라서 엄하고 무서운 분이시며

동시에 긍휼의 주님이라서 온유하심을 깨닫게 된다. 사랑으로 충만하신

주님이 우리를 그 사랑으로 부르시는 곳이 식탁의 자리이다. 그분은 또

진리와 아름다움의 주님이시다. 알고보면 우리가 따르는 예수님은 매일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늘 우리를 하나님과의 더 깊은 교제로 부르는

분이시다. 그 분이 생명의 잔이 넘치는 식탁으로 자기 백성을 초대하신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먹는 것에 목숨을 거는 이들도 별로 없다. 중국

사람들은 ‘첨(添)’한다고 하고 일본 사람은 ‘도루(取)’한다고 하는 나이도

우리는 먹는 것이고 마음도 먹는 것이고 돈도 먹는 것이고 심지어 남들은

축구 경기에서 잃었다(LOST)라고 하는 골도 우린 먹는 것이다. 우리에게

음식은 유물적 존재를 넘어 영혼이 담긴 단어이다. 십여년전에 출간된

'맛있는 성경 이야기(유재덕)'라는 책에서 성경 속에 등장하는 수 없이 많은

음식들과 식탁들을 이야기하며 그 초대에 응하는 것이 믿음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불현듯 만난 예수님의 '밥은 먹었니'라는 질문 앞에 물끄러미 그분을 쳐다

보고만 있을 나의 모습이 어렴풋 상상이 된다. 이 책은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단편적이고 지극히 상식선에서

알던 그 예수의 이갸기가 아닌 조금은 인간적인 예수를 만날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은 니체를 읽어야 할 때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긍정적 사고에 근간을 둔 니체의 철학은 인생 본질에 대해 '각자 우리의

삶을 사랑해야 하고, 지나친 허무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너진 종교의 가치에

회의를 느껴 쇼펜하우어의 허무에 심취하기도 했던 그이지만 그의 생의

의지는 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로움을 갈망하며 진실을 누릴것을

청한다. 전작인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를 이어 나온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의 가치와 치열하게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삶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인생을 최고로 멋지게 여행하는 법'이란 챕터는 오래도록 시선을 붙잡아

뒀다. 니체는 사랑을 이야기하며 그 힘은 모든것을 뛰어 넘어 결국 자신의

의지마저도 넘어선다고 말하며 진실을 사랑할 것을 요구한다. 진실을

사랑한다 함은 진실을 그대로 받아 들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자신 앞에

다가오는 진실에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마음껏 기뻐하며 살아갈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쉼없이 노력하여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갖고 그 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그만큼 치열하고 그 만큼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다. 고통이 오더라도

견딜 줄 아는 인내와 끈기를 가져야 하며 누군가가 아닌 자기 스스로를

위해 그런 삶을 살라는 것이다. 몇번이고 이 말을 곱씹어 보았다.


니체의 '초인(Übermensch)'은 늘 새롭게 다가온다.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는

종교나 신에게 의지하는 주체성 없는 의존적 인간보다 반복되는 역사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허무에 결연히 맞서는 사람이고 덧 없는 삶이

무한히 되풀이 되더라도 자신의 굳은 의지와 참된 용기로 비극적

운명마저도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이다. 위버맨쉬는 비록 오늘도

불안정하지만 꿈을 품고 앞 날을 향해 떠나는 모두를 지칭한다. 비록

한국어로 초인이라 부르지만 니체가 가리키는 바는 '물리적ㆍ물질적인

힘'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 그

'창조적인 힘'으로 끊임없이 몰아치는 가혹한 삶의 고통과 허무를 매번

노래하고 춤추는 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즉,

삶이 가혹하다고 해서 이상적인 종교나 도덕, 이념으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혹하고 불합리한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보고 그것을

극복하는 삶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 심지어 그 고통을 기꺼이 자신의

성장을 위한 자극제로 삼으려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이육사의 광야에

등장하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