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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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을 읽는 데엔 여러 조건이 필요했다. 이런저런 설명을 할 순 있겠지만 결국 이 책은 뒷표지의 소개처럼 ‘한바탕 익살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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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자네가 천사와 같은 바람둥이인지,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냉소자인지 모르겠네.”라는 문장은 작가가 자신에게 던진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나라면 성실한 광인도 추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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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뭐라고 써야하지? 다 읽고 난 후에 무엇이 남을까. 어떻게 남겨야 하나를 고민했다. 읽으며 이 조롱섞인 익살극을 종종 성장기 청소년에게 들려줬다. 기가 막힌 이야기라며. 이 책은 여러 주제의 토론거릴 던져준다. 그 중 무엇에 집중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뭔가 정리를 해보려고 하다가 이 책은 좀 분석적으로 접근해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나로선 이 책의 독특함 매력을 모두 전할 수 없다(물론 어떤 책이든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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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박연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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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아무래도 아직 엄두가 안나 또 산문집을 집어들었다. 시인의 산문집만 골라 읽는 고약한 상황이랄까. 정작 시인의 고백은 애써 듣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읽으며 시는 기체고 산문은 고체가 아닌가 했다. 시인은 엉덩이가 가볍고 마음은 무겁고 소설가는 엉덩이가 무겁고 머리도 무거운 사람들이 아닌가 했다. 여전히 시는 어렵고 손에 잡히지 않을 듯 하다. 명확하고 실체가 없는 어떤 것, 아지랑이나 신기루 혹은 오로라 같은 것이 아닌가 했다. 시인의 산문은 그 중간 어디쯤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산문이란 의례 그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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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읽는 동안 시작부터 끝까지. 좀 알 것도 같다가 도저히 모르겠다가 너무 잘 알겠다가를 반복했다. 뭔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함정이나 슬쪄 비껴간 지뢰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숨겨진 보물이나 맛난 차 한잔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르면서도 좋았다. 적당히 몰라서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알면 좋기가 힘든 법이니까. 원래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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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소란과 감각의 고요. 언젠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시인의 시를 용감하게 만날 것이다.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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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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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데 몇 년이 걸렸다. 몇 번쯤 읽다 내려놓고 읽다 내려놓다가 이번에야 겨우 다 읽었다. 너무 울어서 진이 빠지고 계속 부대끼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전쟁 자체의 참담함(고작 한 단어로 표현할 순 없지만)을 말한다. 전쟁이 얼마나 많은 것을 파괴했는지에 대해 말한다. 제목엔 ‘여자’가 강조 되고 소개에도 ‘여자들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성의 구분은 딱히 의미가 없다. 그저 전쟁이라는 것의 참상. 적과 아군, 승과 패에 매인 인간사의 어두운 면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강조하는 것은 전쟁을 대하는 태도와 전쟁 이후의 자취의 문제를 드러낸 까닭이다. 인간사의 어두운 면이라고 하기엔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 무수한 전쟁에서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진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단 하나의 진실이다. 전쟁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명백한 진실. 그것을 위한 무수한 고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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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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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꼭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데, 나는 13살 때부터 줄곧 들었다. 줄곧 들었어도 전혀 달라지지도 기억하지도 못했다. 아마 내게 미안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그치는 딸이 너무 미워서 울면서 사과한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혀 기억을 못한다. 내가 당신을 단 한순간이라도 기쁘고 행복하게 한 적이 있느냐 묻고 싶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이해하지만 용서는 못한다.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 20년 전이었고 이해하게 된 것은 10여년 전이었는데, 여전히 어머니에 대한 내 감정은 슬픔이 지배적이다. 나는 나를 괜찮은 인간으로 여기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단지 그것만을 위해 너무도 애써야 했다. 그래서 울고 말았다. 엉엉 울고 또 울고 다음장을 못 넘기고 울고 불고. 이해까지는 했고 용서하고 인정하려 노력중이다. 아마 부모자식간이 아니었다면 훨씬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편해졌을텐데. 다 내가 너무 기대한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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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에 너무 진을 빼서 뒤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모두 좋았다. 모두 대체로 좋았다. 그 뒤로도 더 울고 웃었는데, 자세히 설명할 마음이 안드는 것은 단돈 5,500원에 그 것들을 만끽하시라는 심심한 배려랄지. 한 것은 아니고 사람들아 책 좀 사라!라는 한국 출판계를 걱정하는 마음도 아니고 살짝 피곤해서다. 이리저리 끌려다닌 감정이 좀 쉴 필요가 있어서라고 말을 꾸며내 본다. 간단히 말하자면 귀찮아서? 네, 그런 걸 거예요. 다른 책 읽은 얘기 말고 나도 내 얘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근데 시작도 못하겠어서 말이죠. 아, 부럽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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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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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에 시작해서 5월 10일에 끝난, 장장 3개월이 걸린 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1/3지점을 넘어가는 것이 고비였다. 1/3까지 3개월을 끌고 2/3은 하룻밤 사이 읽었다. 통쾌한 결말 같지만 분노나 슬픔이 더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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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이야기 일수도 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이는 이야기. 너무 잔인하고 처참하지만 또 너무 슬프기도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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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은 특히 너무 리뷰가 길면 안된다. 스포일러! 일단 긴 이야기가 모두 그렇듯 초반을 넘어가면 휙휙 전개된다. 문장의 흐름이 좀 독특한데 개성이라 여겨진다. 인물들이 단조롭지 않다. 정도? 사실 나는 30여 페이지 쯤을 남기고 정확하게 ‘쓰레기 같다’라고 소리내어 말했다. 소설이 쓰레기 같거나 이야기가 쓰레기 같은 것은 분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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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2018년도 출판작을 구입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11년에 출판되었고 7년의 시간이 어떤 차이를 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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