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 데 몇 년이 걸렸다. 몇 번쯤 읽다 내려놓고 읽다 내려놓다가 이번에야 겨우 다 읽었다. 너무 울어서 진이 빠지고 계속 부대끼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전쟁 자체의 참담함(고작 한 단어로 표현할 순 없지만)을 말한다. 전쟁이 얼마나 많은 것을 파괴했는지에 대해 말한다. 제목엔 ‘여자’가 강조 되고 소개에도 ‘여자들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성의 구분은 딱히 의미가 없다. 그저 전쟁이라는 것의 참상. 적과 아군, 승과 패에 매인 인간사의 어두운 면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강조하는 것은 전쟁을 대하는 태도와 전쟁 이후의 자취의 문제를 드러낸 까닭이다. 인간사의 어두운 면이라고 하기엔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 무수한 전쟁에서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진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단 하나의 진실이다. 전쟁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명백한 진실. 그것을 위한 무수한 고백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