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꼭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데, 나는 13살 때부터 줄곧 들었다. 줄곧 들었어도 전혀 달라지지도 기억하지도 못했다. 아마 내게 미안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그치는 딸이 너무 미워서 울면서 사과한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혀 기억을 못한다. 내가 당신을 단 한순간이라도 기쁘고 행복하게 한 적이 있느냐 묻고 싶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이해하지만 용서는 못한다.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 20년 전이었고 이해하게 된 것은 10여년 전이었는데, 여전히 어머니에 대한 내 감정은 슬픔이 지배적이다. 나는 나를 괜찮은 인간으로 여기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단지 그것만을 위해 너무도 애써야 했다. 그래서 울고 말았다. 엉엉 울고 또 울고 다음장을 못 넘기고 울고 불고. 이해까지는 했고 용서하고 인정하려 노력중이다. 아마 부모자식간이 아니었다면 훨씬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편해졌을텐데. 다 내가 너무 기대한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_ 첫 작에 너무 진을 빼서 뒤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모두 좋았다. 모두 대체로 좋았다. 그 뒤로도 더 울고 웃었는데, 자세히 설명할 마음이 안드는 것은 단돈 5,500원에 그 것들을 만끽하시라는 심심한 배려랄지. 한 것은 아니고 사람들아 책 좀 사라!라는 한국 출판계를 걱정하는 마음도 아니고 살짝 피곤해서다. 이리저리 끌려다닌 감정이 좀 쉴 필요가 있어서라고 말을 꾸며내 본다. 간단히 말하자면 귀찮아서? 네, 그런 걸 거예요. 다른 책 읽은 얘기 말고 나도 내 얘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근데 시작도 못하겠어서 말이죠. 아, 부럽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