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트 - Prie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헐리웃 SF 판타지 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인류와 뱀파이어 종족간의 가열한 사투를 다룬 게 한두 개가 아닐 정도로 많다. 아니 이들 판타지한 역사만 해도 수백 년 전으로 올라갈 정도로, 그 이야기의 내공은 심오하고 깊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뱀파이어라는 종족은 인간과 함께 저 어디 너머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인데, 그러면서 사람들은 그 판타지를 책이나 드라마 이렇게 영화로 계속 발현시켜 우리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영화는 비주얼로 포팅돼 더욱더 주목을 끄는데, 그래서 이번에 나온 또 하나의 뱀파이어물 '프리스트'(Priest)도 관심이 가게 된다.

여기에 홍보처럼 한국 그래픽 노블의 선구자로 불리는 '형민우' 작가의 원작만화의 판권을 사 헐리웃이 새롭게 포팅해 만들었으니 얼마나 가열하게 그렸을지 기대케 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기대에 많이 못 미친 느낌이 다분하다. 다소 밋밋하기도 하고, 기존 뱀파이물에서 보이는 액션과 전개 등, 사실 참신한 구성은 돋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들을 처단하는 주인공으로 사제(司祭)라 불리는 신부 '프리스트'가 전사로 나설 뿐, 색다른 맛은 떨어진다. 물론 그 전사로 분한 프리스트의 암울한 기운과 전체적인 어두운 색감이 적절히 조화돼 무언가 묵시록적인 세계관을 보이긴 했지만, 그마저도 때꾼해 보였으니, 이 영화 '프리스트'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신을 거역한 신부. 그의 성스러운 복수가 시작된다!

신의 규율에 의해 통제되는 거대한 미래도시. 전사가 된 신부 프리스트(폴 베타니)는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들과 수 세기에 걸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능력을 두려워한 신의 조직에게 버림받아 비참한 삶을 살아 간다. 어느 날 다시 부활한 뱀파이어의 습격으로 가족을 잃게 된 프리스트는 신과의 서약을 깨고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복수에 나서게 되는데...


(소녀는 어디 있고, 니들 짱은 어디인지 어서 불어.. 저기 저기요.. 이때 뱀파이어들이..ㅎ)

사실 이 영화는 분명 형민우 작가의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원작을 알면 그 맛은 배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강호는 그 원작을 접하지는 못해서 그 느낌은 잘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그에 대한 오마주로 만화를 보여주며 이 영화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전한다. 인류와 뱀파이어 종족의 가열한 사투를, 그러면서 그 속에서 훈련된 전사로 길러진 신부 '프리스트'를 언급하며 포문을 연다. 그렇다. 여기서 두 종족의 사투로 인해서 인류 최고의 멸망으로 몰린 그 위기를 구한 이들은 교회의 비호하에 길러진 전사 '프리스트' 였다는 거. 하지만 이들 세력의 융성함도 점점 없어지는 가운데 얼굴에 십자가 모양의 문신을 새기고 무언가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한 소수의 그들이 나선다. 뱀파이어 종족간의 사투를 위해서, 그러면서 영화는 여기 주인공 프리스트(폴 베타니)를 전면에 내세운다.

뱀파이어 습격으로 가족을 잃게 된 그는, 조카인지 딸인지 모를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서 보안관 출신의 평범한 남자와 길을 나선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여전사인 프리스트의 공격을 받을 뻔 하다가 합류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들의 여정을 보여주는데, 전개나 방식은 참 간단하다. 보통의 전사물이 그렇듯 그들의 아지트를 찾아가 처단하고,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며 위기에 처했다가 종국에는 마지막 대장격을 물리치는 미션 클리어, 이 영화도 딱 그 짝인 것이다. 즉 가족을 잃었지만 그 소녀를 찾기 위한 혈육을 지키려는 전사의 활약과 다소 CG스럽지만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한 액션을 주무기로 그려낸 거. 그렇다면 여기 프리스트는 자신에게 주어진 아니 스스로 찾아나선 미션을 해결했을까? 마지막 액션은 나름 볼만했지만, 너무 전형적인 느낌이라 그마저도 임팩트는 떨어진다.


(이들의 교통수단은 미래 모터사이클, 앞에 통풍구 같은 모양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이 영화도 그 흔한 뱀파이어물로 귀결된다. 기존에 유명한 '블레이드' 시리즈나 '언더월드' 시리즈 등, 항상 그 속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전사가 있고, 그 전사의 활약을 지켜보는 게 이런 류 영화들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도 그런 전사로 분한 '프리스트'의 영웅담을 담고 있는 거. 그런데 이게 임팩트한 맛이 떨어진다. 하나의 아이콘이 되버린 블레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와 다르게 말이다. 영화는 분명 종교적 색채감인 신부 '프리스트'를 내세웠음에도 어떤 구원과 저주, 선악의 구분은 물론 육체와 영혼 사이의 깊은 고민없이, 영혼을 잃은 혼혈뱀파이어가 도시로 향하는 그 뱀파이어 집단을 물리치는 전사의 활약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원작을 접한 이들이 볼멘소리가 나오면서 원작의 아우라를 망쳤다는 원성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SF 판타지로써 그려낸 뱀파이어 액션물로는 나름 기본은 했다.


(헐리웃에서 동양적 미를 과시하는 '매기 큐', 이번에도 기본은 했다. 여전사 이미지로 굿!)

전사가 된 '프리스트'를 내세운 전형적인 뱀파이어물, 속편을 기대해 본다.

보통 이런 류들의 분위기, 즉 멸망 직전으로 몰린 인류의 잿빛 세상에 드리워진 꽤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는 그대로 재현이 됐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조금은 색다르게 눈이 없는 말라깽이 유인원 같은 괴수를 뱀파이어로 그리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 하나는 이들 프리스트가 타고 다니는 그 오토바이가 참 퓨처스러워 끌리는 게, 특히 여기서 여전사 프리스트로 나선 '매기 큐'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혼혈녀로 알고 있는데, <다이하드4>, <미션 임파서블3>에서 모습은 물론 중국 역사물 <삼국지 : 용의 부활>에서 조조의 손녀인 '조영'으로 나와 천군만마를 지휘하면서 조자룡을 상대로 싸웠던 그 포스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도 그런 장군 아니 전사로 나섰는데, 주인공 프리스트인 '폴 베타니'와 함께 전사로 활약하며 나름 호연을 펼쳤다. 마지막 저 오토바이를 타고 기차를 향해 돌진하는 그녀의 모습은 참 볼만했다는 거. 자폭하는 줄 알았잖아.. ㅎ

아무튼 영화는 '프리스트'라는 제목처럼 미래 도시에서 전사가 된 신부가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그림으로 일관했다. 결국 이것이 중심이 되는 그 이야기는 단순함에 빠지고, 그 인물 조차도 보통 판타지 액션 장르의 기본 규칙 아래 움직이면서, 평이한 수준의 CG로 볼거리를 추구한 뱀파이어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액션 하이라이트로 짜릿한 속도감을 선사하는 퓨처스런 모터사이클 추격씬이나 '힐스 아이즈'에 나오는 그 괴수들을 보는 듯한 동굴 습격씬, 그리고 마지막에 인간 뱀파이어와 한판 벌이는 폭주열차 결투씬, 딱 이렇게 귀결이 되는 판타지 액션물이라 보면 편하다. 다시 언급하지만 원작을 접하지 못했기에 그 원작의 아우라가 어떠한지 모르기에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영화 자체적으로도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흔한 뱀파이어물에 전사로 나선 이가 마빡에 십자가를 새긴 '프리스트' 였다는 거 정도다.

어쨌든 '형민우' 작가의 동명 한국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홍보 때문에 더욱 끌린 '프리스트'였지만, 정작 그 아우라는 크게 빛나지 않았다. 영화 자체 런닝타임도 90분이 안 될 정도로 짧은 편이고, 대신에 2편인지 몰라도 속편을 예상케 하는 갈무리는 나름 기대가 된다. 그래서 좀더 이야기의 밀도감을 키우고 액션을 한층 진일보 시킨다면 전사가 된 프리스트는 새로운 액션 판타지 시리즈로 급부상할지 모른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블레이드'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프리스트' 스타일로는 곤란하다. 한층 업그레이 된 모습과 활약을 기대해 본다. 여전사 '매기 큐'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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