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코드 - Source Cod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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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헐리웃 SF 액션 영화라고 하면 누구나 지레짐작 블록버스터급의 가열한 액션이 난무하는 비주얼 위주의 무비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런 비주얼에 익숙해진 그림들에 관객들은 매료되기도 한다. 아직도 인기리에 상영중인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토르 : 천둥의 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영화 '소스 코드'는 조금은 궤적을 달리하고 있다. 전단지 홍보 문구대로 '인셉션을 능가하는 상상력', 'SF 액션의 진화'라든지 '2011년 최고의 SF 액션 블록버스터'라 당차게 홍보하고 있지만, 영화 '소스 코드'가 안고 있는 그림들은 그렇게 비주얼로 포팅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 홍보대로 믿고 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고, 그런 비주얼은 사실 달리는 열차의 임팩트한 폭파씬이 4~5번 반복적으로 나온 것을 빼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더 현실감이 있는 것일까?!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 영화에 적잖이 열광하는 것일까? 정말로 '인셉션'과 같아서일까? 아니면 제목에서 풍기는 무언가 지적인 호기심의 발호일까?! 어쨌든 '소스 코드'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래서 강호도 오전 댓바람부터 보고 왔는데, 아니 극장에 그렇게 학생들이 많은 건 처음 봤다. 초딩부터 해서 중고등학생까지, 아마도 학교에서 과학숙제?를 내주면서 이 영화를 보고 분석해 오라는 미션이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다른 리뷰를 대충 봐도 벌써부터 이 영화에 대한 분석글이 많을 정도로, '소스 코드'에 내재된 과학에 대한 이론과 상상에 대한 그림이 꽤 깔려있는 느낌이 다분하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양자역학'의 물리학을 접목시킨 그 프로젝트에 '우주평행론'인지 '평행세계론'인지 마지막에 친절한 설명까지 하는 것 보면 이 영화는 꽤 머리 좀 써야 한다. 강호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ㅎ 그렇다면 이 영화가 보여주고 종국에는 그리고자 했던 건 무엇일까? 먼저 이 영화 '소스 코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SF 액션의 진화 (소스 코드) | 주어진 시간 단 8분,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구하라!

도시를 위협하는 열차 폭탄 테러 사건 해결을 위해 호출된 콜터(제이크 질렌할) 대위. ‘소스 코드’에 접속해 기차 테러로 희생된 한 남자의 마지막 8분으로 들어가 폭탄을 찾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이 임무가 성공해야만 6시간 뒤로 예고된 시카고를 날려버릴 대형 폭탄 테러를 막을 수 있다. 그는 모든 직감을 이용해 사건의 단서와 용의자를 찾아야 하는데……

아래는 스포일러가 조금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스킵해 주시길.. ~~




(열차에서 만난 두 남녀, 8분 안에 테러범을 못 잡으면 아래처럼 그냥 산화되고 만다. 반복적으로..)


(수차례 보여준 열차의 폭파씬은 짧고 강렬하다. 이게 바로 '화염'이다.)

먼저 이 영화 '소스 코드'는 꽤 단순하면서도 여러 SF 판타지류 등에서 보여진 시간여행의 타임머신이나 데쟈뷰 현상을 차용한 느낌이 다분해 보인다. 짧은 시놉시스에서 보듯이 '소스 코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까운 과거의 지점으로 찾아가 주어진 시간 단 8분 안에 테러범을 잡아야 하는 거. 그렇기에 여기 주인공 남자 '콜터'(제이크 질렌할)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 열차 폭파 사고를 미연에 막고 테러범을 색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요원일까?' 라고 관객들은 처음부터 생각하게 된다. 마치 액션 스릴러들이 그렇듯이. 하지만 그는 첩보요원은 아니다. 대신에 중동 전쟁에 참전한 헬기 조종사 대위 출신의 군인으로, 그는 이미 두 달 전 전장에서 사망한 사람이라는 거. 이게 영화 중반 전에 바로 나온다.

그런데 이게 완벽히? 죽지는 않고, 뇌의 일부분이 살아 있는 상태로 그는 어느 캡술에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상반신만 두고 하반신은 짤려있는 채 처참하게 말이다. 그래서 그는 군사기밀 프로젝트로 진행중인 최첨단 기밀 시스템이자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바꾸는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인 '소스 코드'에 희생양이 된 것이다. 즉 그를 이용해 계속 벌어지는 테러를 사전에 미리 차단하고 사람들을 구한다는 거. 그래서 여기서 벌어지게 된 열차 폭파 사고에 이은 시카고 전체에 퍼질 방사능 테러까지 막기 위해서 그가 투입된 것인데, 그렇기에 콜터가 활약하게 되는 열차 내에서 테러범 찾기 게임은 일종의 가상세계일 수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라는 착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미 사람들은 열차 폭파로 죽은 것이고, 그중 '션'이라는 불리는 교사의 몸에 여기 콜린이 들어가 2차 테러를 막기 위한 방어기제로 이용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소스 코드'를 개발한 박사와 조종자인 굿윈 역의 '베라 파미가', 제대로다.)

즉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 들어가 그 사망자가 마지막으로 두뇌 속에 지니고 있는 8분 간의 기억을 대리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하지만 그건 그냥 체험이 아닌 그를 조정하는 상황실의 여장교 굿윈(베라 파미가)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처음에는 왜 자신이 여기 임무에 가담하게 됐는지도 모른 채 열차에서 묘령의 아가씨 크리스티나(미쉘 모나한)를 만나게 되고, 거울엔 자신의 얼굴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비치자 깜놀하는 '콜터', 난 누구인가?! 하지만 예견대로 열차가 폭파하고, 그 순간 콜터는 밀폐된 기계 안에서 깨어나며 그의 임무는 서서히 진행이 된다.

그러면서 다시 열차가 돌아가 테러범을 찾는 동안 크리스티나 매력에 빠져 사랑하게 되고, 종국에는 그녀마저 살릴려고 노력하는 등, 영화는 열차 테러로 되돌아가는 8분의 상황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집중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게 다소 지루해 보일지는 몰라도, 충분히 이야기 전개가 잘 짜여진 '코딩력'으로 전개가 됐다. 강호는 중간에 잠깐 졸기도 했지만서도.. ㅎ

결국 콜터는 본연의 임무처럼 테러범을 찾는 임무를 완수하는 지점까지 가게 된다. 그런데 그게 테러범이 누군인지 예상이 되는 그림이라 조금은 조이는 맛이 떨어지는 건 있다. 즉 이쪽에 치중하기 보다는 상황 전개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 다분하기 때문인데, 어쨌든 그런 과정에서 크리스티나가 총격을 입는 사고를 당하며 콜터 또한 위기에 봉착하는데, 과연 그가 테러범 찾기 임무를 완수한 이후에는 어떻게 됐을까? 그런 결과적 의문에 대해서 영화는 그 임무의 완수 보다는 '소스 코드'에 희생양이 된 한 남자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지막에 감동의 여운까지 남기기도 했다. 자신의 아버지와 전화 통화도 그렇고, 특히 크리스티나와 대미적 키스장면도 그렇게 다가온다.


('소스 코드'로 인해 캡슐에 갇혀 명령을 따르는 콜터 대위,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더 문>을 연출한 '던컨 존스', <소스 코드>로 색다른 SF물의 지평을 열다.

이렇게 영화는 SF 액션의 진화라는 설명에서 보듯이 액션만 뺀다면 한층 진일보한 SF적 그림을 선사한 느낌은 다분하다. 물론 기억을 좇는 '데쟈뷰'나 '인셉션'처럼 꿈 속의 꿈이라는 소재로 파고 들어가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런 그림이기에 분명 본듯한 느낌이지만, 영화는 가상과 현실 세계를 잇게 한다는 '소스 코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존과는 색다르게 무한의 상상력을 펼쳤다. 그것이 영화에서 설명한 '양자역학'이라는 어려운 과학적 설명과 '우주평행론'인지 비슷한 의미로 해석되는 '평행세계론'인지 몰라도 영화의 말미에서 보여준 친절한 해석 '우리는 다수의 세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라는 그 메시지는 분명 또 다른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는 타임머신의 시간여행 같은 상상적 재미를 선사했다는 점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색다른 연출은 전작 <더 문>을 통해서 저예산 SF 스릴러 영화로 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감독 '던컨 존스'의 역량으로 표출되었고, 또 다시 이렇게 주목을 받으며 밀도감있는 집중력으로 '더 문'을 능가하는 SF물을 선보였다. 여기에다 주인공 역으로 <페르시아의 왕자>에서 엣지있는 모래바람 액션을 선보인 '제이크 질렌할'의 SF적 감성의 호연과 함께 그의 매력녀로 나온 '미쉘 모나한'과 여장교 '베라 파미가'의 마지막에 콜터에게 보여준 연민에 대한 시퀀스까지, 영화는 캐릭터 구축에도 나름 성공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던컨 존스'의 역량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의미심장한 SF 영화로 다가는 '소스 코드'는 어찌보면 SF 액션 블록버스터라 표방했지만, 큰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라기 보다는 이야기로써 말하는 하나의 운명론적 SF물로 다가온다.

그래서 다소 독창적이고 깔끔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 그 자체는 아니다. 완벽하게 이해하기 힘든 조금은 난해한 구석도 있기도 하면서, 마지막 이 남자의 감동어린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인류를 위해서 숭고한 희생을 펼친 모습으로 귀결시키며 앞선 과학적 설정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치 '소스 코드'를 가장한 그 어떤 느낌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소스를 풀어냈다고는 보기엔 어렵다. 그래도 8분간 계속 주어진 그 소스의 '코딩력' 만큼은 볼만하게 전개가 되었고, 그것은 어떤 가열한 비주얼의 스케일이 아닌 이야기적 스케일로는 꽤 의미가 있는 SF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전작 '더 문' 보다는 스케일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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