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외계인: 폴 - Pau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직도 우리 지구인에게 외계인 정체는 미확인 비행 물체(UFO)처럼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그저 인간들의 상상력으로 우리와 계속 함께 했을 뿐, 그 실체는 뚜렷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인들은 무한의 상상력으로 저 우주에 있을 외계인을 책이나 드라마 또는 이렇게 영화로 창조해왔다. 그러면서 그들을 동지나 친구처럼 아니면 지구를 공격하는 적으로 그리며 그들과 동상이몽을 꿈꾸곤 한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깃거리가 나올 때마다 일견 관심이 가면서 그 어떤 흥미와 재미를 찾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출시된 아니 개봉한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은 SF 코미디로 포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찌찔남과 외계인 폴의 SF 컬트코미디 로드무비 '황당한 외계인 폴'

바로 작정하고 외계인을 적이 아닌 친구의 개념으로 여기 지구인 두 명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좌충우돌하는 로드무비로 완성시켰으니 외계인 '폴'의 지구여행기가 바로 그거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저 포스터에 딱지가 붙어있듯 '19금 성인용ET'라는 점을 표방하며 나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 그 예전에 스필버그가 창조했던 착한 외계인의 표상이자 하늘을 자전거를 타고 날랐던 그 ET가 이번에는 종횡무진 지구의 땅을 무람없이 여행하며 자신의 별로 돌아갈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여행에 같이 동참하며 도와준 두 지구인 친구들, 이 둘은 이미 <뜨거운 녀석들><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먼 페그''닉 프로스트', 환상의 콤비로 꽤 인기를 끌었었다. 특히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물을 나름 코믹적으로 패러디 시키며 인기를 끈 수작?이었는데, 이 둘이 이번에는 외계인 '폴'을 데리고 SF 코미디에 그것도 컬트적으로 도전했으니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어른용 E.T. | <뜨거운 녀석들> 제작진 & <새벽의 황당한 저주> 출연진

지구 생활 60년, 음주가무 돋는 어른용 ET가 온다! 4월, 지상 최대의 SF 코미디 지구 상륙!

외계인과 SF를 좋아하는 절친한 괴짜들 그램과 클라이브는 SF 코믹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여행길에 오른다. 코믹콘 행사 이후 SF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외계인 성지 순례길이라고 불리우는 UFO의 메카, 외계인 연구 비밀 구역까지 찾아간 두 남자. 오마이 갓뜨! 그 곳에서 인간들에게 쫓기고 있는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되는데, 지구에 온 지 60년이 된 '폴'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음주가무과 음담패설을 즐기며 외계인 포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폴'을 이용해서 한 몫을 챙기려는 이들로부터 '폴'을 돕기 시작한 두 남자. 이제 쫓고 쫓기는 사상 최대의 글로벌 추격전이 시작된다!


(지구인과 여행에 동참하게 된 외계인 '폴', 이 녀석의 표정 등 언행은 제대로다.)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별거 없는 플롯이긴 하다. 그 ET가 그랬듯이 지구인을 만나고 도움을 받아 자기별로 가게 된다는 다소 뷰피풀한 설정이 이 영화에서도 차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액션물에서 보듯 지구를 공격하는 적이 아닌, 동지이자 친구의 개념으로 외계인을 그려낸다. 그래서 여기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동참한 이 여정은 한마디로 로드무비의 성격을 다분히 띄고 있다. 한 녀석은 SF소설을 쓰고 한 녀석은 만화를 그리는 둘은 막역한 사이, 그래서 미국에서 열린 어느 만화 대축전에 참가하게 되고, 그 여세를 몰아 캠핑카를 타고서 직접 외계인 탐사길에 오른다. 그러면서 진짜로 외계인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여정을 그린 코미디가 이 영화의 주요 플롯이자 기본 전개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들의 다소 얼빠진 모습의 여행을 지켜보며 웃음의 지점을 찾게 되는데, 그런 역은 이미 명콤비로 활약한 두 배우의 다소 찌질한 모습과 언행에서 볼 수 있고, 여기 주인공인 외계인 '폴'의 모습과 행동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지구에서 너무나 오래 짱박혀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지구인보다 더한 페이소스와 패러디적 언어를 구사하며 '거시기'를 자주 남발하는 그의 모습은 외형만 외계인일 뿐, 저 두 친구의 또 다른 친구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면서 기독교에 절실한 한 여자가 우연찮게 이 여행에 동참하며 외계인 '폴'때문에 멀었던 눈이 떠지는 등 갱생하는 행운도 안게 된다. 그런데 이 여자의 입담도 걸쭉한 게, 특히 그램의 거시기를 툭 쳤을 땐 뿜었다는.. ㅎ


(저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빛은 혹시 UFO, 아니면 이들을 추적하는 무리들?!)

아무튼 이들의 여행은 계속 되는 가운데, 외계인 폴을 쫓는 무리가 있다. 마치 영화 <맨인블랙>에서 외계인을 잡으러 다니는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처럼 그런 양복쟁이 신사들이 이들을 쫓는다. 그런데 이들은 그런 능력있는 임팩트한 모습이 아닌, 다소 얼빠진 모습으로 추적을 하고 놓치는 등 이들의 모습도 저 두 녀석처럼 만만치 않다. 그렇게 폴과 동참한 캠핑카 여행은 마지막 종착지를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폴과 관련된 어느 아줌마를 만나며 폴은 과거지사를 터놓고 이젠 자기 별로 떠나려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들을 추적한 대장격 아줌씨가 등장하며 예측불가능한 시퀀스를 마지막에 날리는데, 과연 폴은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아니면 계속 지구에 남아서 살아야 했을까.. 이미 너무 오랫동안 살았기에 이젠 떠날 때가 온건지 모르겠다.


(뻑큐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날리는 외계인 폴, 그는 지구인이 다 됐다.)

19금 외계인 폴과 지구인의 SF 로드무비, 색다름 대신 컬트적 코미디

이렇게 영화는 어찌보면 꽤 정석대로 흐르는 SF 코미디다. 지구인이 우연찮게 외계인을 만나 그와 함께 여행에 떠나며 겪는 로드무비식 그림들이 마구 펼쳐진다. 그런데 이게 ET처럼 순수한 마음을 발동시키는 구석이 아닌, 어디 <화성침공>에 나온 모습처럼 큰 녹색 대가리를 한 채 삼척의 키에다 깡 마른 바디의 소유자 외계인 폴은 한마디로 우주적 풍파를 다 겪은 듯, 되게 질퍽하게 논다. 물론 죽은 것도 살려내는 초능력은 물론 순간 사라지는 것까지, 나름 능력의 소유자로 퍽큐를 날려주는 센스와 함께 제대로다. 그렇기에 이 외계인 폴은 분명 기존에 봐왔던 지구인을 공격하는 외계인의 모습도 아닌, 그렇다고 순하디 순한 ET도 아닌 꽤 B급 정서로 무장하며 실시간 언행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코믹들이 소위 빵 터지는 것보다는 순간 '피식'하는 정도에 그치는 진부한 컬트미가 곳곳에 깔려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것은 두 남자 주인공인 그램과 클라이브도 마찬가지인 게, 전작에서 찰떡콤비를 여기서도 자랑하며 로드무비를 제대로 보였지만, 이들의 코믹도 그렇게 임팩트가 세지는 않다. 다소 하품나는 소소한 웃음이 몇 개 있을 뿐, 소위 빵 터지는 웃음은 없이 지루함 전개도 간혹 보인다. 오히려 여행에 동참한 그 여자의 언행과 이들을 추적하는 얼빠진 어느 형사의 코믹한 상황이 보일 뿐, 영화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SF 코미디에 방점을 찍을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는 거. 그것은 몇몇의 패러디가 있었음에도 그러는데, 그래서 나름 기대를 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꽤 아쉬움이 남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기존에 많이 봐왔던 외계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정말 어른스런 언행으로 뻑큐를 날린 외계인 폴의 모습은 참 재밌는 구석이 있긴 하다. 그런 그의 모습은 분명 CG임에도 실사처럼 바로 옆에 그가 있듯이 그려낸 연출은 매력적이다. 아무튼 이번에 외계인은 말 많은 오두방정의 시니컬하면서도 꽤 노골적인 그래서 더욱더 지구인과 어울려 보이지만, SF 코미디로써 신선한 매력 대신에 예측가능하고 진부한 컬트적 재미로 나선 코미디가 아닌가 싶다. 제목에선 황당하다고 했지만, 외계인 폴은 원래 뼈속까지 지구인스러운 게 아니었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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