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돼 많은 화제를 몰고 오며 아직도 인기를 구가중인 한국영화가 바로 '조선 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다. 현대물이 아닌 사극이지만 그 추리소설을 풀어가는 근원적 재미와 김명민과 오달수 두 캐릭터의 호연으로 인기를 끈 작품인데, 물론 이 영화는 김탁환의 원작인 역사소설 <열녀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션 역사소설은 그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팩션 역사서의 대가이자 나름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수광'의 신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강호는 이미 그의 책들을 몇 권 소장중에 있고, 작년에는 <정도전> 두 권을 읽었던 기억 때문에 단박에 끌려서 지른 책. 인터파크 북피니언 2주년 기념 3월호도 받을 겸 지른 <조선 명탐정 정약용>이다. 이에 간단히 소개해 본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조선시대 최고의 실학자이자 실사적 지식인으로 통하는 그는 영·정조시대를 지내며 권력보다는 민본정치에 앞장서 나중에 유배까지 당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들은 지금도 회자돼 그의 박학다식함을 알 수가 있는데, 그런 소스를 바탕으로 이번에 이수광이 펴낸 두 권의 '조선 명탐정 정약용'은 다산 정약용이 형조참의에 임명되어 있을 때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판결하는 재판과정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마치 널리 알려진 중국의 명판관 '포청천'이 연상되는 시퀀스가 아닐 수 없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명판관으로 변모한 조선 명탐정 '정약용'

그러면서 이 책은 정약용이 살인사건을 집대성한 <흠흠신서>와 <조선왕조실록>, <무원록>, <심리록>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살인사건 발생에서 해결, 그리고 판결까지 살인사건과 정조 독살설을 집중적으로 다뤄 명판관으로서의 정약용의 모습을 그려내며,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소개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사건의 해결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되면 재판이 벌어지고,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명판관의 모습을 그리면서 개혁군주 정조의 독살설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풀어가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즉 역사적 팩션소설로 최초 소개되는 조선시대 재판사건이라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은 두 권의 목차에서 알 수가 있다.

1권
추천사 세계적인 명판관 정약용과 조선을 뒤흔든 재판사건
제1화 조선에 유령이 나오다
제2화 저수지에 떠오른 일곱 사람의 시체
제3화 삼매의 서방은 아침에는 이가, 저녁에는 장가
제4화 복수인가 살인인가
제5화 부패한 자들을 숙정하라
제6화 세 여인의 원망이 5월에 서리를 내리게 하다
제7화 한 밤에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
제8화 여자의 이빨에 물려 죽은 사내

2권
제9화 피를 부르는 살인마
제10화 법이란 공평한 것이다
제11화 부부로 산다는 것
제12화 노비가 주인을 고발하면 사형이다
제13화 임산부 살인사건
제14화 사랑이 너무 뜨거워 정염으로 죽다
제15화 속곳이 헐거운 여자
제16화 피비린내 나는 궁중 암투
제17화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제18화 여리의 눈물
제19화 거인이 생의 문을 닫다
다산 정약용 연보

이렇듯 이 책의 이야기는 추리소설 단편집처럼 구성이 되어 있다. 마치 아직도 인기가 많은 셜록홈즈와 애거사 크리스티 단편 시리즈처럼 말이다. 그래서 더욱 눈에 띄고 솔깃한 이야기들이 많다. 흔한 외국 추리 단편집은 많았지만, 이렇게 '조선왕조실록'에 실제 기록된 사건을 파헤치고 팩션으로 재구성해 그려낸 책들은 보기가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역사 추리소설인데, 물론 팩트와 팩션이 공존하지만 분명 매력적인 요소는 충분하다 할 수 있다. 특히나 이 소설은 위의 목차처럼 사건 별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며 명판관으로 맹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와 함께 다산 정약용의 일생도 더불어 조망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얼마 전 대법원에서는 세계적인 명판관으로 솔로몬, 포청천, 그리고 정약용을 꼽은 바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조선을 뒤흔든 재판사건을 다루며 명판관으로써 그의 활약상을 그린 추리소설이자 법정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팩션 역사서의 대가인 이수광이 써냈기에 더욱 끌리는 것인데, 역시 여러 말이 필요없는 역사적 기록과 함께 팩트와 픽션이 공존하는 흥미만점의 역사 추리소설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아직도 조선 최고의 실학자로 남은 그의 명판관으로써 활약상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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