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전세계 탐정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셜록홈즈'에 맞서 한국형 고전탐정이 나왔으니 이름은 바로 '조선명탐정'이다. 사실 이런 유의 탐정은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서 많이 나왔지만, 이렇게 대놓고 '조선명탐정'이라 불리는 영화는 없었다. 그래서 제목의 각인 때문에 끌리기도 한 것인데, 그런 명탐정으로 분한 이는 알다시피 2005년 최고의 드라마로 대상을 받은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서 장엄미가 넘치는 이순신 장군의 연기를 제대로 선보인 '김명민', 그가 이렇게 오랜만에 사극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장군에서 명탐정이 된 것인데, 그와 함께 충무로 영화판에서 조연같은 주연으로 아니면 주연같은 조연으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페이스'로 승화시킨 '오달수' 형님이 가세하며 주목을 끌었다.

세 명의 캐릭터로 주목을 끈 조선 최초 탐정극 <조선명탐정...>

하지만 이런 눈길에 더욱더 이목을 끈 것은 마냥 참하고 순수미가 있어 보이는 '한지민'이-(이게 다 사극 '이산'에서 맡은 성송연 역 때문일지도)- 팜므파탈에 뇌쇄적인 몸매 반전을 드러내며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영화가 바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다. 그래서 눈에 띄는 이 세 명의 캐릭터를 통해서 조선시대 특히 조선의 막바지 르네상스를 구가한 개혁군주 정조 시대의 한복판으로 관객들을 안내했으니,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전에 부제목에서 언급한 '각시투구꽃'의 정식 의미는 각시같은 새침스런 모습과 전장의 투구처럼 이면을 감춘 듯한 독이 있는 식물로 높은 산의 계곡에서 자라며, 한국의 함경과 중국의 만주 등지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야생화다.



정조 16년, 조선을 뒤흔들 거대한 스캔들… 조선 제일 명탐정이 나가신다!

정조 16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수사 첫날부터 자객의 습격을 받은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서필과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들은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한지민)를 만나게 되는데.. 비밀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 2011년 1월, 조선 최초의 탐정극이 온다.



이렇게 영화는 정조시대 조선을 뒤흔든 대규모적 공납 비리를 파헤치는 탐정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예나 지금이나 고관대작의 정경유착의 비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당시 봉건적 사회에서 이런 큰 비리는 좌시할 수 없는 왕권에 대한 도전인 셈, 그러니 군왕 정조는 정5품에 해당하는 '탐정'이라는 직급을 비밀리에 언사해 말 그대로 탐정에게 이 비리를 조신하게 수사하라 시킨다. 정조 역은 '남성진'씨 은근히 어울린다. 그런데 그가 내밀하게 수사하러 지시한 명탐정은 기실 명탐정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마치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가 분한 '셜록홈즈'처럼 그는 꽤나 쫄싹맞은 구석이 있다. 정중하지 않고, 가볍고 겁도 많아 쪼잔해 보이기까지 한 그는 한마디로 '허당천재', 한량 같은 허술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신분을 감추고 수사를 진행한다.

허당천재 명탐정과 눈치백단 개장수의 좌충우돌 탐정극, 정신없다.

그러는 가운데 공납 비리에 연루된 벼슬아치들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그 살해 흉기로 사용된 강철 대침과 시체에 남은 독성 꽃가루인 '각시투구꽃'을 단서로, 그 꽃의 원산지인 적성으로 향한다. 물론 이런 수사는 비밀리에 하고 외형적으론 '열녀감찰'이라는 미명하에 떠난 것이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이미 명탐정이 수사 도중 감옥에 갇히자, 탈옥할 수 있게 도와준 어디서 부지불식간에 나타난 개장수 서필(오달수)과 함께 그 여정을 떠난다. 여기 개장수 캐릭터 '서필'은 사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을 정도로 눈치백단의 수완 좋은 개장수다. 우연한 계기로 명탐정을 만나 사건 수사에 동참하게 되면서 그와 티격태격 늘 말썽이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명탐정을 돕는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역시 오달수답다.

그러면서 이들은 셜록홈즈와 왓슨같은 구도로 이때부터 '적성'이라는 고을에서 좌충우돌 왔다리 갔다리 그 꽃의 비밀을 캐기 위해서 접근하고, 그 마을에서 각시투구꽃 재배를 위해 원예농장을 운영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또 그 농장과 관련된 고관대작의 사연을 접하면서 열녀같은 슬픈 사연이 드러나게 된다. 즉 그 집의 며느리가 이 농장을 운영하다가 죽게 된 것인데, 그러면서 농장이 한객주로 넘어간 것을 알면서 이 사건 배후에 한객주가 있음을 간파하고 그에게 아니 그녀에게 접근한다. 여기서 한객주로 나온 인물은 남자가 아닌 여자다. 그녀는 대규로 상단을 이끌고 있는 미모의 객주로 횡령된 공납이 객주를 통해 정치계로 흘러 들어갔다고 명탐정에게 의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첫 대면을 한 명탐정의 한마디는 "완전 이쁘십니다" 로 소위 얼을 빼놓을 정도의 미색을 갖추었는데, 한지민이 제대로 가슴골을 내비치며 영화내내 눈길을 끌었다. @@



그렇다면 이런 공납 비리는 한객주가 진정한 배후였을까? 이 지점부터 관객들을 추리로 이끄는데, 그런데 이 추리라는 게 어찌 참신함을 떠나 요령부득한 전개로 무람없기까지 한 느낌이 든다. 즉 한객주는 대규모 상인으로 조선 조정의 실세이자 노론의 영수인 임판서(이재용)와 거래를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그 임판서가 배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곧바로 들게 만든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추리는 답이 없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 한객주라는 인물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반전이자 재미일 수 있지만, 이것 또한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는 구도가 나온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강호도 전혀 예상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것은 XXX였다. 물론 그 결과는 마지막에 다소 때꾼하게 밝혀진다.

한지민의 뇌쇄적 반전몸매도 죽게 한, 마구방발식 탐정극 '조선명탐정'

이렇게 이 영화는 마치 케이블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시리즈를 보듯 한 편의 에피소드를 110여 분 지켜보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영화로 보자면 작년에 개봉한 중국영화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을 보는 듯 한데, 하지만 중국의 명탐정이라는 '적인걸'이 어떤 액션 추리활극으로 나름 재미를 선사했다면, 여기 '명탐정'은 액션활극이라 치기에는 그 액션이 다소 코믹적이다. 더군다나 두 주인공인 명탐정과 개장수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그림들로 전개된 여러 상황들은, 다소 내밀하지 못하면서 요령부득한 스토리텔링으로 마구발방한 느낌까지 들게 했다. 즉 완벽한 추리물로 보기에는 꽤 부족한 추리 수사물로 다소 얽힌 이야기의 구조를 제대로 치밀하게 그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의 많은 양의 대사가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있어 깔끄장한 기분도 드는 게, 차라리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 두 권의 책을 통해서 관계도를 되짚어 본다면 더욱더 영화적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 영화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리 캐릭터가 코믹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어떤 외형적인 느낌일 뿐, 명탐정이라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명탐정다운 내밀한 추리 수사물은 아니었으며, 그 전개 또한 마구방발식 요령부득한 스토리로 보는 이들을 때꾼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그것은 부제목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전혀 비밀스럽지 못하고 매끄럽지 못하게 마지막에 다소 심각한 척 풀어내는 모양새가 조금 느닷없다는 생각까지 들게한 것이다.

이렇듯 '조선명탐정'이라는 거창한 제목하에 첫 포문을 연 명탐정의 활약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별순검'처럼 또 전세계 탐정 고전의 정수 '셜록홈즈'같이 시리즈로 간다면, 여기서 극에 녹아든 김명민과 오달수의 콤비는 좋아 보인다. 이들 캐릭터는 분명 정중하지 않지만 그 개성이 돋보이는 매력으로 이 영화를 지켜보게 하는 근원적인 이유다. 대신에 스토리텔링의 내밀감을 높일 필요는 있다. 시리즈도 간다면 그 점을 주목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