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미 인 - Let me i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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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개봉작 중에 화제작이라 할 수 있는 <렛미인>이 이번 주에 개봉하면서 영화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이목을 끌고 있다. 물론 강호도 2010년 '렛미인'과 2008년 '렛미인' 둘 다 봤다. 특히 리메이크 된 2010년 '렛미인'에 대한 평들이 갈리는 가운데, 원작 2008년보다 '못하다 아니 더 낫다' 같은 단순한 비교부터 해서, 서정감은 덜해도 더 호러스럽다, 스토리 전개에 차이가 있다 등 반응들이 제각각 갈리고 있다. 그런데 강호가 보기에는 어느 평처럼 '호불호의 문제가 아닌 취향의 문제'라는 게 일견 더 와 닿기도 한 '렛미인'인데, 그래서 강호도 이 영화에 대해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2008년 작품과 비교해서 간단히 정리를 해본다.

우선 이 영화는 '욘 A. 린드크비스트' 가 2004년에 출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20개국으로부터 영화화 제의를 받은 화제작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영화쪽으로는 낯선 나라 스웨덴의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이 2008년 스크린으로 만들어내며 나름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러기에 이 영화는 두 개의 작품을 같이 봐야 더 재미와 흥미 그리고 그 어떤 대비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두 영화가 똑같은 줄거리와 그림으로 전개가 됐기 때문이다. 싱크로율 90%에 달할 정도로 흡사하다. 하지만 스토리의 전개나 그림들은 일견 같거나 차이점이 눈에 띄는데, 그래서 극의 두 주인공인 소년과 소녀의 캐릭터를 통해서 살펴본다. 살펴보기 전,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뉴 멕시코의 어느 마을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 그날 밤 한 소녀와 남자가 이사를 온다. 겨울밤 외톨이 소년 오웬(코디 스밋-맥피)은 옆집으로 이사 온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소녀에게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다. 천사의 얼굴과 아이의 마음을 가진 소녀 애비(클로이 모레츠). 하지만 서서히 그녀의 엄청난 괴수 본능이 드러나는데... 살기 위해 피가 필요했고, 자신을 지켜줄 사랑이 필요했던 12살 뱀파이어 소녀. 그런 그녀를 위해 피를 구하는 이제는 늙고 지쳐버린 남자 토마스(리차드 젠킨슨)는 “애비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녀가 머물면 모두가 죽을 것이다. 오웬은 이제 선택해야만 한다! 12살 뱀파이어 소녀, 의문의 살인범과 소년에게 숨겨진 슬프고도 충격적인 이야기. 그들에게 숨겨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렇게 줄거리를 보면 내용은 간단하다. 이 영화 장르 자체가 '판타지 호러'이기 때문에 바로 '뱀파이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언가 괴기스럽고 잔혹하게 변신하는 그 어떤 비주얼한 뱀파이어가 주가 아닌, 12살에 멈춰버린 소녀 뱀파이어다. 그리고 그 소녀 뱀파이어와 친구가 돼 사랑에 빠진 평범하면서도 유약한 소년, 이 둘의 이야기를 위주로 펼쳐지는 게 이 영화의 플롯이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에는 소녀 뱀파이어를 모시고 사는 어느 중년 남자, 그가 살인을 저지르며 그 소녀에게 피를 공급하는데, 아마도 아빠 보다는 애인일 수도 있는 그 어떤 '하인'의 성격을 띤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궁지에 몰리며 죽게 되고, 홀로 남겨진 소녀는 더욱더 소년에게 집착하며 둘은 그렇게 좋아하며 사랑하게 되는데,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됐을까? 소년 오웬(오스칼)과 소녀 애비(이엘리)는 서로 어떤 존재로 다가왔을까? 그것이 이 영화의 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캐릭터 위주로 간단히 정리해 본다.

1. 중성적인 느낌의 두 소년 '오스칼'과 '오웬', 분위기는 오스칼쪽


금발의 유럽풍 왕자님 스타일 '오스칼', 꽤 분위기 있는 소년이다.

2008년 '렛미인'에서 12살 소년 '오스칼'역을 맡았던 '카레 헤레브란트'다. 영화의 메인 포스터 자체가 꽤 분위기 있게 그려져 창문 너머에 귀를 대고 있었던 이 중성적인 모습의 소년은 극을 서정적으로 만드는데 한몫했다. 금발에 깊고 푸른 눈에 때로는 해맑은 모습까지, 그런데 그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외톨이 신세지만 극을 차분하게 이끌며 소녀 뱀파이어 '이엘리'를 만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즉, 자신에게도 친구가 생겨 힘을 얻고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향한 복수까지 감행하려는 다소 당찬 구석이 있는 친구다. 하지만 그가 이엘리를 대하는 감정은 다소 알듯 모를 듯 그 어떤 감정선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를 그냥 바라만 본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 오스칼이었다. 그래서 극이 전체적으로 서정감을 주는 것은 바로 이 소년이 7할 이상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은 쇼컷의 중성적인 모습의 오웬, 유약하지만 내 여자는 내가 지킨다?

그런데 2010년 렛미인에 나온 12살 소년으로 '코디 스밋-맥피' 가 분한 '오웬'은 참 유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다. 모습 또한 짧은 블랙 헤어의 숏컷이 여자 아이의 모습 같기도 한 게, 08년의 오스칼보다 더 여성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군다나 오스칼이 살집이 있는 반면 오웬은 너무 말라 더 그런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웃통을 벗었을 때 모습은 정말 앙상한 그 자체다. 그러면서 왕따를 당하고 외톨이 신세가 극명하게 드러나며 소년의 그 어떤 울분을 보여주는데, 그렇다고 오웬은 응수를 제대로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뱀파이어 소녀 '애비'를 만나고 친구가 되었을 때는 오스칼과 다르게 다소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다.

즉, 애비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감정선을 드러내며 애비를 지켜주려 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며 손 한번 못 쓴 오웬이었지만 '애비'만은 지켜주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애비와 숙거하던 중년 남자가 죽고 나서 오웬을 찾아온 애비, 그들의 관계는 오웬이 찾고자 했던 그 이상의 친구를 만나며 급속도로 친해진다. 하지만 오웬은 오스칼과는 다르게 그 어떤 묘한 분위기가 없다. 그것은 단편적인 모습에 묘한 분위기를 이끌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신에 꽤 유약하면서도 무언가 중성적인 매력이 애비와 대비감을 주어 때로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관계를 더욱더 이끄는 매개체로 오웬의 모습은 극에 잘 어울렸다. 

2.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와 '애비', 신비감은 이엘리, 호러는 애비


언밸런스한 모습에 꽤나 신비감을 준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 나 실은 안 무섭다?!

2008 렛미인에서 소녀 뱀파이어 '이엘리'를 맡은 '리나 레안데르손'이다. 여기서 그녀의 모습은 참 어떻게 보면 신비주의 전략이 들 정도로 꽤 신비감이 묻어나는 캐릭터다. 페이스 자체도 어찌보면 동양적인 모습에 짙은 검은색의 헤어와 큰 코와 눈 그리고 새하얀 얼굴까지 다소 언밸런스한 모습에서 묘한 분위기가 묻어 나온다. 왜 이 소녀가 뱀파이어가 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수백 년을 살아온 묘한 관록이 묻어나는 소녀 뱀파이어다. 그런 소녀가 오스칼을 만나고 나서 친해지자 더욱더 오스칼에게 전념했던 이엘리다. 옷을 다 벗고 같이 누웠을 때도 이엘리는 오스칼을 안아주었다. 2010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꽤 의미심장한 그림이다.

대신에 뱀파이로 분한 모습은 2~3번 밖에 안 나왔는데, 그런 호러적인 모습은 많이 떨어지지만 얼굴에 피를 뒤집어 쓴 모습 등은 꽤 강렬한 편이다. 그러면서 이엘리가 오스칼과 함께 한 그림들은 스웨덴의 겨울 속 풍광과 함께 클래식한 OST 선율 속에서 그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며 2008년 렛미인이 '서정적 호러'로써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데 방점을 찍었다 할 수 있다.


오웬! 노크를 하고 허락받고 안 들어가면, 난 폭발한단다. (클로이 모레츠)

2010 렛미인의 히로인 '클로이 모레츠'다. 국내 수많은 삼촌 영화팬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던 '킥애스'에서 '힛걸'로 분한 그녀였다. 이때만 해도 분명 어린 티가 났는데, 여기서 12살 뱀파이어 소녀로 분한 '애비'로 나온 클로이 모레츠는 상당히 조숙한 느낌이다. 실제 나이는 97년생, 아직 우리 나이로도 14살인 이 소녀가 꽤 어른스럽게 보인다는 거다. 그래서 극의 남자 주인공인 '오웬'보다 다소 누나같은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인데, 특히 얼굴선이 예전 힛걸 때와는 다르게 꽤나 다 큰 처자스런 모습까지 보인다. 아래처럼 말이다.


오웬, 너 내 미모에 반한 거지.. 그렇지? 나 안 좋아하면.. 알아서 해라~~

어찌됐든 모레츠가 여기서 뱀파이어 소녀 '애비'로 나왔는데, 그런데 2008년 렛미인의 '이엘리'와는 다르게 신비감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위처럼 평범한 얼굴로 나올 때의 모습은 단순하게 예뻐 보이는 동네 소녀의 느낌으로 극의 분위기를 드라마적으로 이끄는데, 대신에 그녀가 내뱉는 대사나 표정들은 꽤 암울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즉, 먹이감을 노리고 있는 그 어떤 맹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녀가 뱀파이어로 변한 모습들은 꽤 호러적으로 잘 그려진게 아닌가 싶다. 08년 렛미인의 이엘리와는 다르게 꽤 공포스럽게 변해 사람을 해치고 피를 빨아 먹는 등 나름 임팩트 있게 분전한 것이다.

그래서 호러쪽은 애비가 더 나은 편인데, 그런데 애비와 소년 오웬이 함께한 그림들을 보면 08년 렛미인과 다르게 무언가 극을 극대화 시킬만한 판타지적 서정감 등의 분위기는 약한 느낌이다. 즉, 애비와 오웬이 만나 친구가 되면서 관계가 진척됐을 때 오히려 애비는 수동적이고 오웬이 더 적극적으로 애비를 지켜주려는 모습이 감지된다. 그러면서 둘의 시너지는 폭발이 안되고, 그 어떤 선에서 머무른 느낌이 든다. 그것은 아마도 '클로이 모레츠'의 외형적 모습 등 선이 굵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나마 오웬의 중성적인 모습으로 희석이 됐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봐야 할까.. 아무튼, 여기서 클로이 모레츠는 극 중 뱀파이어 소녀로써 분전했지만 완벽한 성공 대신 소위 반 타작으로 어느 정도 기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3. 두 소년과 소녀의 관계, 서로를 사랑했지만 승자는 없다?



우리 이대로 사랑해도 될까요? 이 어린 사랑의 아픔, 그 누가 알까?

위의 질문이 묘하지만 사실 답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마무리 된 그림의 결과는 같다. 즉 둘이 어딘가로 떠나는데, 그런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니, 두 영화가 그리고자 했던 전개된 이야기에서 펼쳐진 이들의 만남은 친구가 되고, 연인의 감정까지 가며 서로를 사랑하게 된 그 어떤 묘사는 보는 이의 취향대로 느낌이 다르게 올 수 있다. 어찌보면 극에서 제일 중요한 인물과 관련된 그림들의 '시퀀스'이기 때문인데, 그런데 강호가 보기에 2008년 렛미인은 둘의 관계를 꽤나 서정적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판타지 호러'라는 것을 잊을 만큼 스웨덴의 깊은 겨울 풍광이 한몫하며, 더군다나 클래식한 OST가 극의 서정감이 들게 극대화 시키는데 일조를 단단히 했다.

판타지 호러 '렛미인' 같지만 다른 느낌, 바로 캐릭터의 힘 

그런 반면에 2010 렛미인은 서정감 대신에 물론 여기서도 고혹적인 클래식 선율이 간간히 흐르지만, 어떤 음산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쪽으로 활용을 하며 다소 어둡게 극을 진행시켰다. 즉 2008 렛미인이 서정적이면서도 밝은 반면에, 2010 렛미인은 시간대가 밤이 많아 어두움을 강조했다. 그러기에 애비가 뱀파이어로 분한 모습은 극에 잘 어울려 보인다. 그리고 스토리 전개에 있어 2010 렛미인이 더 치중하게 그려 나가며 이야기에 힘을 쏟은 반면에, 2008 렛미인은 이야기 보다는 둘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극대화를 시킨 느낌이다. 그래서 극의 주인공인 이들의 관계를 보면 서로 윈윈하듯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상처입은 영혼들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더 상처를 입고 안 입고를 떠나서 이들의 어린 사랑을 엿보게 되면 그 안에는 슬픔과 회한, 추억과 그리움, 애증까지도 그릴려고 했던 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모든 정서적 울림이 제대로 표출된 그 어떤 느낌보다는, 이 두 영화의 매력은 바로 '판타지 호러'의 장르가 보여주는 장르적 쾌감의 파격을 깬 12살 소년과 소녀 그 캐릭터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즉, 이 두 소년과 소녀 이들 자체로 잔혹한 로맨스는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한쪽은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로맨스는 잔혹하고 슬프고 애잔할 수밖에 없다. 12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이것은 취향의 문제로, '동상이몽'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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