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실은 이 영화를 보기전부터 물론 줄거리는 안봤지만, 홍보 포스터에 '대박 통쾌한 추석액션'이라는 문구를 보고서 단박에 영화리뷰에 쓸 제목부터가 생각났다. 그래.. 이건 추석표 액션영화구나.. 명절만 되면 찾아오는 성룡형님이 그래왔듯이 말이다. ㅎ 그렇다면 온 가족이 함께 봐도 무방한 코믹과 액션이 있고 또 가족의 사랑도 있는.. 그럭저럭 볼만한 뷰티풀한 영화겠구나.. 생각하며 봤다. 그런데 예습한 감이 이렇게 딱 들어 맞는건 처음이다. 강호가 생각한대로 바로 그런식으로 그린 영화가 바로 <해결사>다. 아마도 추석 명절에 맞추어 영화를 만들고 후작업을 해 개봉에 맞췄으리라 예상해 본다. 그래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추석을 겨냥한 영화 <해결사>..

사실 올해의 한국영화들은 '복수'라는 소재로 한 영화들이 지금 인기 상종가에 있다. 새로운 액션 느와르를 선보인 <아저씨>나 잔혹한 하드고어류의 슬래셔급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인 메디컬적인 복수극을 그린 <죽이고 싶은>, 그리고 최신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낫을 들고 섬 주민들을 잔혹하게 죽여 복수하는 김복남 아지메까지.. 이런 유의 영화들은 강도가 꽤 세다. 화면부터가 가족과 함께 볼 그런 유가 아니다. 사람 죽이는 것을 밥먹듯 하며 피칠갑에 선혈이 낭자하는 그런 그림들이 스크린 전면을 휘감는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들도 강도가 센 마약주사를 맞듯 점점 무뎌지는 느낌인데.. 그런데, 이번에 <해결사>가 이런 마약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해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지극히 영화적인 육탄전 액션에다 잔인하지 않게 피도 안 튀기고 코믹도 솔찮이 있으면서 결국에는 해피엔딩인 이 영화 <해결사>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한 때 잘나가던 전직 형사이자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강태식(설경구). 평범한 의뢰라고 생각하고 급습한 불륜 현장에 한 여자가 죽어 있다.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 그 때,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살인 누명을 벗으려면 누군가를 납치하라는 놈의 지시. 숨 돌릴 틈 없이 시작된 경찰의 추격,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과거 사연, 그리고 주변 인물까지 장악하고 있는 놈의 감시와 도청… 게다가 납치해야 하는 인물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중요한 사건의 키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자신을 조종하려는 놈과 실체를 알 수 없는 배후에 맞서 폭풍 같은 반격을 시작하는데...



이렇게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독고다이로 남의 뒷일에 해결사 노릇을 자처하며 살아가던 한 남자가 그날도 벌이하러 나선 불륜현장을 급습했는데.. 그곳에 뜻하지 않게 한 여자가 죽어있었고, 자신은 그 살인현장의 현장범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돼 그 억울한 누명을 벗기위해서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가 전체의 플롯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주인공 태식을 살인범으로 몬 사람은 누구이며 왜 그를 음해했는가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 궁금증은 중반도 가기전에 바로 풀린다. 그냥 범인 얼굴이 나온다. 그것은 태식이 아끼던 경찰 시절의 동료이자 후배 장필호(이정진)였다.

그는 정치권의 뒷청소를 담당하는 소위 정치 깡패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장필호는 정치권의 사주를 받아 그들에게 불리한 증인 '윤대희'를 제거하기 위해서 태식을 끌어들여 그 증인을 납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태식은 납치한 증인을 데리고 사건 장소로 가면서 일은 점점 꼬여들고, 또 정신병동에서 탈출한 사이코패스 킬러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등 그를 쫓는 경찰들의 추격을 피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과연, 태식은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고 자신을 궁지로 몬 장필호 일당을 무찌를 수 있을까.. 또 막판에 자신의 금지옥엽 어린 딸이 위기에 처할때 구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이 영화는 쉼없이 앞만 보며 계속 달려온 액션 활극같은 영화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액션은 리얼 액션처럼 선혈이 낭자하는 그림보다는 주로 육탄전으로 치고박는 수준으로 그려냈다. 그래서 느낌이 꼭 성룡식 액션을 보는듯 하는데.. 그렇다고 강도가 약한것은 아니다. 영화판에서 나름 산전수전 공중선을 다 겪었다던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설경구'는 난생 처음 와이어액션을 선보여 높은 곳에서 직접 뛰어내렸고, 모텔 계단, 병원 로비, 좁은 욕실 등 도시의 평범한 지형 지물들을 이용한 배우들의 육탄전은 이 영화의 주요 볼거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액션들의 무기는 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무기로 활용하며 보여주었다. 어찌보면 더 리얼리티가 산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 영화의 각본을 쓴 '류승완' 감독의 액션 수제자로 불리는 '권혁재' 감독의 액션 연출 스타일에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영화 말미에 카체이스 장면은 나름 이 영화에서 액션의 방점을 찍었다. 마치 헐리웃에서 볼수 있는 카체이스를 우리 시가지에서 리얼하게 벌이다니.. 물량투입에 인원투입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주인공 이외에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코 강력반 형사 콤비를 맡은 오달수와 송새벽.. 이 둘은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태식을 쫓는 형사들이다. 그런데 마치 가제트 형사처럼 맨날 사고 이후에 나타나며 헛다리를 짚는다. 그리고 둘이 나누는 대화는 지극히 웃긴다. 이미 둘은 전작 <방자전>에서 방자에게 모든 사랑의 기술을 전수한 마노인역을 맡은 오달수와 변태 성욕스런 "아주 둑죠~~"을 작렬한 변학도역의 송새벽.. 이 둘은 이 영화에서 형사로 나와 특히 송새벽은 <방자전>때처럼 그 혀잛은 어눌한 말투로 대사를 치며 관객을 웃긴다. "저는 누구 안 주기져.." 처럼 말이다.

결국에 이 영화는 천만 영화만 두 번을 기록한 흥행배우 '설경구'와 나름의 비주얼을 갖춘 '이정진', <방자전>의 씬스틸러 '오달수'와 '송새벽 '그리고 코믹하고 구차한역의 '이성민'까지.. 오케이없는 액션영화에 오케이를 외친 소위 잘 나가는 배우들을 포진해서.. 남의 뒷일을 해결하다 자신의 목숨이 달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겁나게 운없고 시종일관 고달픈 이 남자 '해결사'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그린 액션활극이다. 그것은 바로 조직 혹은 시스템이 정하는 게임의 규칙안에서 발버둥치는 한 개인이 그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반격을 가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즉, 적들이 블럭처럼 쌓아놓은 함정을 돌파하는 동안 해결사와 놈들이 만나는 접점은 액션이란 장르안에서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속에서 쉼 틈 없이 내달리는 이야기를 끌고가는 동안 리얼하고 빠른 호흡의 액션을 극대화한 오락영화임을 발견한다. 그것은 유혈이 낭자하거나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끄는 액션은 설경구의 온몸을 불사른 맨몸 액션으로 나름의 시퀀스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기존 '복수'를 소재로 한 우리영화에서 잔혹한 복수극에 빠져 지쳐하는 관객들에게 아니 피폐된 마음을 안돈시켜주는 일종의 청량제 같은 액션활극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그림은 성룡표 액션을 보듯 유쾌하고 통괘하다.

하지만 이런 액션은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스피드로  정치적 음모에 관련된 검은 커넥션을 그려 버무린 그림은 웬지 상충돼 보인다. 바로 한국 대중의 어떤 정치적 공분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한 느낌이지만 그런 소재가 여기 액션에 짐?이 된게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이 영화는 극 초반에 불륜현장을 잡기 위해 태식이 모텔에 들어설때 여자의 그 신음소리 몇 컷만 뺀다면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손잡고 극장가서 재밌게 볼만한 그런저런 추석표 영화가 될 것 같다. 추석 2주전 개봉이 빠르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온 국민이 아는 '강철중'의 이미지로 각인된 배우 '설경구'가 나왔으니 안 보러갈 아줌나 아저씨는 없지 않을까 싶다.

대신 연인끼리 보는건 비추다. 별로 남는게 없으니 말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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