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에서 세번째로 오늘 받은 책이다. 그런데, 받자마다 와우~~ 이건 무슨 대학교재인가.. 이것이 진정 인문서적이란 말인가.. 하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오백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라니.. 정신병의 세계를 다룬 의학서? 아니면 심리서? 아니면 이런 것을 모두 아우르는 정신분석학서일까.. 여튼, 사회인문서다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 무더운 여름에 이것을 끼고 낑낑대며 읽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들지만서도..ㅎ 그래도 책이 왔으니.. 출판사쪽 소개를 빌어서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아래 링크의 신문 기사를 참고해 보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8671.html



프로이트, 라캉, 들뢰즈 등에게 편집증에 관한 학문적 성찰을 촉발시켰던 '다니엘 파울 슈레버'(1842~1911)의 회고록으로 국내 최초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번역 소개한 책이다. 바로 19세기 독일, 한 저명한 정신병자의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로 이 회상록을 통해서 어떤 목소리나 시각으로 걸러지지 않은 슈레버 박사 자신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될 것이라는 소개다.

먼저, 저자의 소개는 이렇다. 1842년 독일 라이프치히 출생. 독일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의 의장을 역임할 정도의 엘리트였으나, 정신병(강박증)에 걸려 두 차례 치료소에 입원했다. 신이 어떤 음모로 자신을 공격하고 여성화해서 임신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거나, 음식을 흘리거나 말을 더듬거나 잠을 못 자는 까닭이 신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 이는 부친인 모리츠 슈레버의 영향이 크다. 오늘날 정신의학, 정신분석뿐 아니라 현대문학과 철학이론,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프로이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어린시절 슈레버는 폭군의 기질을 가진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 아래서 자라면서 켐니츠 지방법원장을 역임하던 1884년 가을에 처음 정신병이 발병한다. 일 년 조금 넘게 앓다가 1885년 말에 치유되는데, 1893년 10월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때에 슈레버는 또다시 자신의 두번째 발병을 경험한다. 직위에 대한 부담감이 그 원인이었다. 치료소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자신을 처음 치료했던 플레히지히 박사를 적으로 간주하며 일종의 망상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상록을 綏逑歐� 시작했다고 한다. 

1903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저자 슈레버가 죽은 해인 1912년에 발표된 「편집증자 슈레버―자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이라는 프로이트의 논문과 함께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중요한 기록을 남긴 슈레버는 한국에서 프로이트나 라캉의 텍스트, 영화(〈다크 시티〉)나 사건(‘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등을 통해 이름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19세기 최초의 출간으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 이 회상록은 단순히 정신의학과 정신분석 분야에만 국한되어 읽어서는 안되며.. 이 기록은 망상이라는 형태로 변형된, 20세기 초 한 유산시민 계급의 의식과 무의식을 규정했던 사회·정치·역사·문화적 상황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자신을 엄습하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맞서 싸운 한 개인의 생생한 인간 드라마라는 소개이자 평가다. 

이렇게 본인 스스로 정신병의 세계로 뛰어든? 슈레버.. 하지만 그는 이것을 소상히 기록으로 남겨 망상에 빠진 광인으로서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회상록이자 자서전을 이렇게 남겼다. 과연, 그의 정신세계는 어떠했으며 그 여파는 오늘날 인간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명징해 왔는지 만나보자. 또한 이런 슈레버에 대해서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와 라캉의 평을 들어보자.

“나는 슈레버의 책 내용을 알기 전에 편집증 이론을 발전시켰다. (……) 이 이론에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망상(Wahn)이 들어 있는지 아니면 망상 속에 오늘날 사람들이 믿는 것보다 더 많은 진리가 들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가 할 일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슈레버에게 세계 전체는 의미의 광기에 의해 포착된다. 우리는 그가 외롭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의 주변 세계에는 어떤 의미에서 슈레버 자신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크 라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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