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지식인의 서재’시리즈로 저번에 김재동의 서재를 엿봤는데.. 이번에 업데이트 된 우리시대 지식인은 바로 소설가이자 문학가인 ’박범신’ 작가다. 사실, 이분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우리 현대문학에 있어 그는 중요한 한 사람이자 유산이다. 나는 작년말에 ’대동여지도’를 남긴 역사적 인물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고산자>를 접했다. 그 작품을 통해서 진중한 역사 문학의 진수를 느끼며 그의 필력에 감탄했던 소회가 있었다.

이런 그에게 있어 책은 과연 무엇이고, 그 책들이 쌓인 서재는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서재는 나의 고유한 세계지요. 이 세상에서 내가 고유하게 갖고 있는 나의 국가이고 영토이고, 나의 자궁이고 또 생산 기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 그 고유한 세계는 자신이 꿈꾸고 만들어간 나만의 유토피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심히 공감가는 대목이다. 누구나 책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는 그만의 세계가 있을지어다.

특히, 그에게 책은 어린시절에는 전과 이외에는 담을 쌓고 있다가.. 중학교 2학년때 만난 책 김내성 선생의 <쌍무지개 뜨는 언덕>을 통해서 그는 당시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에 그 책을 통해서 재미와 함께 감동으로 밤새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시골길을 걸어가는데 어제 보았던 들판, 개천, 하늘 그리고 나무 한 그루 이 모든 것들이 전혀 새롭게 보였다고 한다. 즉, 책 한 권이 나의 세계를 바뀌며 자신의 인생을 바꿨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말한 독서중에 일종의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는 이른바 공리적 독서, 효율적 독서라 말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읽는 것은 ’쾌락적 독서’라 말하며 즉, 이런 쾌락적 독서만이 아름답고 행복한 독서라 말하고 있다. 여기서 쾌락적 독서란 순종적인 어린 아이 마음처럼 읽어야 가슴에 젖어든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적이고 정보적인 실용적 독서라 해서 목에 힘주지 말라 반문하고 있다.

특히 그의 쾌락적 독서는 주로 시집에 많이 바쳐지고 있다는데.. 시집을 읽는 방법은 따로 없고, 아무 데나 펴서 읽히는 데를 읽으면서 감동 깊은 시는 음미하면서 다시 읽고, 너무나 감동적일 때에는 원고지에 써보기도 한다고 한다. 암튼, 이렇게 그가 말한 책, 독서, 서재.. 모두 책을 통해서 만들어진 그 고유한 세계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사유하고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그가 추천한 내 인생의 책이 있다. 바로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다. 사실, 생텍쥐페리하면 <어린 왕자>를 문득 생각하는데.. 그의 작품중에는 <야간 비행>, <남방 우편기>, <전시 조종사>, <인간의 대지>같은 대표작이 있다. 특히 <인간의 대지>는 자신의 인생에 큰 변화를 주었던 책이라 말하면서 지금도 첫 문장을 그대로 외울 수 있다고 한다.

"대지는 우리에게 책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왜냐하면, 대지는 우리에게 저항하니까" 안락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스스로의 정체성조차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인간의 대지>는 자기 자신을 위험한 위치, 위험한 환경 속에 놓음으로써 참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를 통해서 그 한계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야성’의 회복에 대해서 시적인 문체로 강력하게 발언하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세계문학 전집을 차례로 읽었고, 난독에서 책을 골라서 정독하는 방식으로 독서 습관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때는 일종의 책을 빌려주는 대여소가 나의 서재였다고 소회한다. 이렇게 내 인생의 첫번째 책으로 꼽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 사실 이 책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펭귄클래식 전집시리즈중 하나로 말이다.

그중에 생텍쥐페리의 작품으로는 <야간비행.남방우편기>와 <인간의 대지> 두 권이 있는데.. 박범신 작가가 추천한 <인간의 대지>를 6월 안으로 꼭 만나봐야겠다. 문호가 추천하는 책이었다니 어서 읽어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암튼, 박범신 작가 스스로 그만의 책이 만든 서재와 그의 책 세계를 좀 더 자세히 보실 분들은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를 통해서 만나보시길 바라며..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박범신의 서재 :
http://bookshelf.naver.com/intellect/view.nhn?intlct_no=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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