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로빈 후드 - Robin Hoo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사실, 어느 나라든 역사속이나 민담에서 의적같은 영웅은 있게 마련이고, 그 영웅은 전승되어 전설로 남는 경우가 있다. 여기 바로 '로빈 후드'가 그렇지 않을까.. 아니 영국의 민담 전설에 나오는 의적 '로빈 후드'는 어떻게 보면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영웅이자 화살 잘 쏘기로 유명한 일명 '활잡이' 출신의 의적이다. 그런데, 이 의적은 지금도 전세계 어린이들 가슴속 동화로 새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그가 책이나 드라마가 아닌 이번에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가 10년전 <글래디에이터>로 로마시대 검투사의 액션 대서사극을 선보이며 대히트를 치고 딱 10년만에 - 그 사이에 두 사람은 3번의 작품을 이미 만들었고 - 이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레셀 크로우가 다섯번째 참가하며 만든 <로빈 후드>.. 감독 조차도 전설속 영웅 '로빈 후드'를 할 인물은 레셀 크로우만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이 영화.. 홍보 문구부터 거창하다.

'글래디에이터' 신화를 깰 단 하나의 영화! 칸 영화제 개막작 선정! 2010년 최고의 기대작!! 스크린을 뒤덮는 화살폭우! 거친 파도를 압도하는 기마병의 행렬! 해상과 대륙을 넘나드는 초유의 스펙터클 액션!! 그렇다. 이런 홍보처럼 스크린을 압도할 만큼 대서사극을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만들어냈고, 러셀 크로우는 10년전 고대 검투사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탈바꿈했으니.. 바로 영화 <로빈 후드>다. 그런데, 극중에서는 로빈 후드라는 말대신 '로빈 롱스트라이드'(이하 로빈)로 나온다. 이것이 그의 풀네임이고 후드는 별칭인 셈이다.

암튼, 영화는 초반부터 12세기초 영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바로 사자왕 '리처드 1세'의 전장터로 안내한다. 리처드 1세는 역사의 기록대로 전장터를 누빈 국왕으로 그의 닉네임 '사자왕'답게 그는 용맹스런 인물이었다. 바로 3차 십자군 원정에 로빈 후드는 왕의 용병이자 궁수 출신으로 참가했고, 돌아오는 길에 프랑스 군을 맞아 대규모 공성전을 벌인다. 아주 볼만하다. 리얼 중세시대 공성전을 보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리처드 왕은 장렬히 전사한다. (1199년)



이때부터 영화는 긴박하게 흘러가며 로빈을 좇는다. 즉, 용병 출신의 로빈은 자신의 몇몇 동료들과 전장을 이탈하고 왕의 서거를 알리러 가던 기사들이 죽자 대신해서 왕의 왕관을 리처드 동생 '존'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죽은 전령의 기사 '로버트 록슬리'에게 가문의 칼을 건네주러 여정을 떠나 그곳 록슬리 집안의 며느리이자 여장부 '마리안'을 만난다.

여기서 '마리안 록슬리'역은 바로 영화 '엘리자베스 1세'와 '골든 에이지'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으로 열연한 '케이트 블란쳇'이 분연했는데.. 거친 시골 아낙네역에 제격일 정도로 잘 어울려 보인다. 물론, 나중에 대규모 해안전에서 전투씬도 선보인다. 이미 '골든 에이지'에서도 스페인 무적 함대를 상대로 영국 병사들을 독려하며 분연함봐 있기에 어색하지 않다. ㅎ

이렇게 로빈은 록슬리 집안의 노팅엄 이 일대에서 칩거하며 다음 계획을 세우는 한편.. 영국은 존 왕이 형과는 틀리게 탐욕적인 인물로 세금을 거하게 거둬들이는 작업에 착수하며 영국의 상황은 더욱더 피폐해진다. 이런 작업에 앞잡이 노릇을 한 인물은 '고프리' 경으로 '마크 스트롱'이 맡았다. 그런데, 얼굴이 낯이 익다. 바로 '셜록 홈즈'에서 악당 블랙우드역을 했었고, 얼마전 '킥 애스'에서는 빨간 타이즈의 아빠이자 악당으로 마지막에 킥애스에게 바주카포로 한방에 가신 분이다. 여기서도 로빈 후드에게 마지막에 엣지있게 가셨으니 기대하시라.. ㅎ

암튼, 영화는 이런 존 왕의 폭정에 북부 귀족들이 반발하며 들고 일어서고, 고프리는 프랑스 필립왕을 끌어들여 영국의 내전을 잠재우려 하면서 야심을 꿈꾸고.. 이런 세력에 맞서 로빈은 귀족 영주 세력들과 뒤늦게 합세한 존 왕과 함께 남부 해안에 침몰한 대규모 프랑스군을 무찌르는 현장으로 초대하며 극은 종국을 향해 달렸다. 그런데, 마지막 20여분 대규모 전투씬은 정말 압권이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바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극 초반 나온 리얼 전쟁 현장이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중세시대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보듯이 그대로 옮겼다.(아래 그림) 특히, 대규모 함선과 보트에서 총을 든 군인들이 아니라 말과 활을 찬 병사와 기마병들이 쏟아져 나오고, 언덕 위에서는 궁수들이 엄청난 활을 쏘고, 아래 해안선에서는 대규모적으로 창칼이 오가는 리얼 살육전이 벌어지는등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비주얼은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 만나보면 감흥은 배가 되는 법..



결국, 대규모 해안 전투에서 공을 세운이는 역시나 영화의 주인공 '로빈 후드'다. 존 왕은 로빈을 불러대는 수많은 병사들을 보며 씁쓸해 하지만 이미 그는 전쟁 영웅으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곧바로 궁으로 돌아온 존왕은 한때 귀족들과 백성들에게 약속한 '권리 장전' 사인 약속을 어기고, 백성들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로빈은 반역자라며 잡아들이라 선포한다. 바로 왕의 칙령이 떨어지면서 로빈은 바로 의적이자 무법자로 탈바꿈되는 순간이다. 그러면서 영화는 마지막에 이렇게 그의 전설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영화는 전설적인 의적 로빈 후드의 활동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13세기초 영국의 역사속에 관류한 로빈 후드의 탄생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기전 의적 활동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그의 전설이 무엇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전승되어온 로빈 후드라는 익숙한 소재에 상상력을 가미하며 리들리 스콧 감독표 대규모 서사 액션답게 잘 버무려 그려낸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영국의 중세시대 여행을 떠나는 듯한 당시 시대 모습과 풍광들.. 그리고 대규모 공성전과 말의 질주와 활쏘기 전투씬, 마지막 스펙타클한 중세시대 노르망디 상륙전을 보여준 대규모 해안선 전투씬까지..분명 비주얼은 큰 점수를 주고 싶고, 특히 이런 비주얼에 나도 소름이 돋듯 남자라면 이런 전투씬에 가슴 속 울림이 있지 않나 싶다. 결국, 이 영화의 시놉시스처럼 왕의 충성스런 군인에서 왕이 두려워한 반역자로, 그리고 세상의 영웅이 된 남자 로빈 후드의 전설적 이야기..

그 이야기는 이 영화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전조를 알린 셈이 됐다. 그 전조는 바로 서사 액션 대작답게 스크린을 압도하며 잘 그려냈고, 특히 액션도 액션이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영화 내내 전면을 휘감으며 눈을 감고 있으면 한편의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듣는 기분이 들 정도다. 아마도 아카데미 음악상이나 음향상은 수상하지 않을까 싶은데..

암튼,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10년전 자신이 만든 <글래디에이터>의 신화를 스스로 깨기 위해서 레셀 크로우와 다시 손잡아 탄생시킨 <로빈 후드>.. 그 신화가 깨질지 안 깨질지는 역시나 이 영화를 나처럼 접한 관객들 몫일 것이다. 하지만 로빈 후드의 전설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여기 로빈이 아버지의 죽음을 어린시절 목도하며 칼에 깊이 새겨진 말처럼 말이다.

"일어나고 또 일어나라 양이 사자가 될 때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