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하녀 - The housemai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사실, 영화는 장르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다. 즉, 장르가 어떠냐에 따라서 그 영화를 보는 이들이 그 장르가 제공하는 영화적 분위기에서 묻어나는 나름의 재미와 액션 그리고 반전과 스릴, 마지막에 감동까지.. 이렇게 영화적 재미는 장르에 따라서 여러가지로 나올 수 있고, 또 그 영화를 선택한 이들에게 또 하나의 기대치를 만들게 하는 요소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면에서 이번에 전작 '바람난 가족'들에서 범상치 않은 가족물을 기발하게 그려내 역량있다 평하는 임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이 표면적으로 계급 신분이 무너진 현시대에서 밑바닥? 하녀역을 맡으며 주목을 끈 영화 <하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 정말 실망이다. 아니 애초부터 '에로틱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표방하지 말았어야 할 영화다.

막말로 잔뜩 저런 장르 설정으로 기대치를 만들어 놓고서.. 그래도 보는 내내 중간에 전도연이 무언가 있을꺼야.. 그냥 물러서지 않을꺼야.. 과거의 무슨 관계가 있을꺼야..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꺼야.. 갖가지 생각을 하며 나름의 서스펜스를 그래도 유지할려고 노력한 나에게.. 결국 영화는 허무함과 맹랑함을 안겨주었다.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영화를 세밀하게 봤다고 자부한 나인데도 어디서 서스펜스를 찾아야 할까.. 내가 진정 막눈이었단 말인가.. 지금으로부터 50년전 1960년 故 김기영 감독의 원작 <하녀>를 리메이크 했기에 그냥 그대로 만든 것인가.. 현대식으로 '에로틱 서스펜스'를 표방했다면 치정에 얽힌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을 잘 묘사하며 적절한 긴장감과 스릴감을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하녀로 들어온 전도연이 매너좋은 주인 남자 이정재와 밤마다 매일은 아니어도 몇번의 몸정을 나누는 분위기는 나름 에로틱했고, 이제는 어느 순간부터 전도연의 몸매 특히 가슴 노출은 기본이 된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야생마같은 남자의 안주인이자 젊은 새색시 서우와의 초반 의외의 섹스씬도 좋았고.. 그런데, 그게 초반 다다.

즉, 하룻밤 격렬한 사랑으로 주인의 씨를 가지게 된 '은이(전도연)'라는 하녀.. 그때부터 이 영화는 '사랑과 전쟁'판이다. 즉, 남편의 바람끼로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여자가 아이를 배고, 부인은 치를 떨며 자기 엄마와 합세해 그 여자에게 돈줘서 아이를 떼기위해 보내 버릴려고 하고, 아이를 밴 여자는 못 지우고 기옇고 아이를 낳게다며 급기야 복수하는 그림들.. 바로 이 영화가 그런 내용이다. 물론, 여기에 특수하게 늙은 하녀 '병식'으로 분연한 윤여정이 중간중간 맛깔나는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정리해 주었는데..

이렇게 영화는 주인의 아이를 밴 여자 아니 하녀의 복수극을 다룬 영화다. 그런데, 보통 여자가 아닌 밑바닥 인생의 하녀의 복수라면 달라도 뭐가 다를 줄 알았다. 극중 은이가 늙은 하녀 병식에게 이대로 물러 설 수 없고 '찍 소리'한번은 내야겠다고 하더니만.. 그녀의 말처럼 그렇게 물러서고 말았다. 그것도 부지불식간에 말이다. ㅎ

암튼, 나름의 '서스펜스'라는 장르에 기대를 하고, 예전에 나름 괜찮게 본 '천사의 얼굴 : 오펀'같은 반전도 내심 기대하며 본 영화는 너무나 실망이었고, 그냥 부부들의 천태만상을 보여준 예전 KBS2의 부부 솔루션 프로그램 '사랑과전쟁' 극장판 버전밖에 안된 느낌이다. 단지, 이것이 고즈넉한 대저택의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다 보니 '하우스 공포'적인 분위기가 내심 비춰지긴 했지만 극 전체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군다나 단순한 치정극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하녀'라는 날 선 시각을 통해 본 인간의 엇갈린 욕망의 시선'이라는 나름의 홍보성 평가도 가당치 않은 영화라 본다. 치정에 얽힌 이야기일뿐.. 그것이 단지 밑바닥 하녀에게 주어진 이야기의 복수라면 그녀가 단지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에 자신에게 가했던 처분에 대해서 그 가족에게 단죄를 가하는 모습은 인지상정일뿐.. 그것을 욕망이라 할 수 있을까.. 그 하녀가 말했듯이 "세상은 내게 너무 불친절해.."로 그녀는 이미 세상을 곱게 보지 않았음이다.

결국, '에로틱 서스펜스'라는 장르 표방이 덫이 되고만 영화 <하녀>.. 초반 에로픽은 있었지만 중 후반까지 서스펜스 없이 '사랑과 전쟁' 이야기로 일관되게 반전도 없이 급 마무리된 결말까지.. 특히 마지막에는 무슨 '아담스 패밀리'도 아니고 헛웃음만 나올뿐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이 영화 실망이다. 그냥 에로틱 설정 조금에 서스펜스 없는 '사랑과 전쟁'극장판이라 보면 되겠다.

너무들 기대하지 마시길 바라며.. 그런데, 여자가 보면 틀릴 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어찌보면 여자의 이야기이기에..ㅎ

ps : 이런 영화에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바로 지난주 5월 2일에 방영된 '출발비디오여행'에서 이철용 성우가 스릴러감있게 이 영화를 홍보한 이유도 한몫했다. 왜냐? 그 홍보 영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사와 행동을 짜집기하며 서스펜스를 극도로 노출시키며 영화를 보게 만든 장치가 있었다. 또한 그런 장면은 영화의 엑기스이자 그게 다였다. 차라리 그 홍보영상이 실제 영화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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