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미스트 - 인생의 ‘되도록 밝은 면’ 탐구 보고서
로렌스 쇼터 지음, 정숙영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소위 ’긍정의 힘’이라는 말하는 낙관주의. 그런데, 그렇게 세상을 좋게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문명 속에서 자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뉴스로 시작해서 뉴스로 끝나는 일상의 반복.. 그 뉴스에서 들려오는 각종 사건과 사고의 연속에서 터지는 안좋고 나쁜 소식들, 물론 좋은 소식도 있지만 나쁜 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그래서 여기 아침에 깰때마다 라디오와 TV를 통해서 들려오는 각종 나쁜 뉴스(자연재해, 테러, 살인등)에 열받아 하는 이가 있다.

그는 매일 생각한다. ’왜이리 세상은 지랄 맞은거야..’ 이게 다 비관주의로 점철된 세상탓으로 돌리며 비록 30대에 변변한 직장없는 백수지만 비관적 세상을 타파할 낙관주의자를 홀로 찾아 나서겠다며 소위 ’낙관주의 프로젝트’를 표방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옵티미스트(Optimist)>의 저자 ’로렌스 쇼터’(이하 쇼터)다. 그런데, 이 친구 참 재밌다. 30대 젊은 나이답게 공상가, 몽상가 기질이 다분해 가만히 붙어 있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근 2년을 지구촌을 헤매며 낙관주의자를 찾아 나서게 되고.. 그 낙관주의자들과 좌충우돌하며 격은 탐방기를 이 책에 오롯이 담아냈으니 바로 소제처럼 인생의 ’되도록 밝은 면’ 탐구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먼저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은 지구촌에 맹활약중인 정치적, 사회적 저명한 인사들을 만난다. 그들만 열거해 봐도 후덜덜하다.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른 롬보르를 만나려다 인터뷰를 거절당하며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지만 이후 에덴 동산 프로젝트 CEO 팀 스미트를 만나고, 적어도 와인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럴드 핀터, 비관주의 진영 최고 사령부 ’서스테인어빌러티’ 창립자 존 엘킹턴, 미국의 승리를 낙관하는 미국 네오콘의 중심이자 전 유엔 대사 존 볼턴, 인도에서 기아와 성매매 현장을 보며 한 차원 높은 낙관을 주시한 할리웃 여배우 애슐리 주드까지..

또 쇼터의 체계없는 낙관주의를 예리하게 지적한 매킨지의 CEO 이언 데이비스, 세계가 바라보는 ’걱정거리 중국’에 대해서 안심하라고 말한 <대륙의 딸>의 저자 장융, 긍정심리학과 행복론을 주창한 <학습된 낙관주의>의 지은이 마틴 셀리그먼, 우리 모두 젊어질 수 있다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노인학자 오브리 드 그레이, 불교계의 가장 행복해 보이는 마티유 리카르, 낙관이 아닌 희망을 가지라는 남아공의 성공회 신부이자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권 평화 운동의 거물 데즈먼드 투투까지.. 그의 저명인사들의 낙관주의 탐방은이렇게 굵직굵직했다. 하지만 그들을 통해서 얻은 결론은 모두 낙관만은 아니었고 그들만의 세상을 보는 관점에 빠져 있었다.

이후 쇼터는 이런 저명 인사들 말고 일상속에서 활약이 대단했던 낙관주의자들을 또 찾아나선다. 자기계발서 저자들과 르완다 학살에서 살아 남은자, 영국 노동당 당수와 나치 홀로코스트의 생존자, 암 투병환자와 경제학자, 그리고 무정부주의자로 넷상에서 인식된 최고의 닷컴기업 구글 회사의 탐방과 결국 인도 탐방을 통해서 자기 수련과 명상을 통한 자아의 발견.. 그 속에서 여자 친구 ’자라’와의 연애담속에서 찌질스러우면서도 슬픈 이별까지..

결국, 마지막에는 전직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의 연설회장을 찾아서 듣게된 21세기의 새로운 확신의 패러다임까지 그는 이렇게 지구촌을 2년동안 떠돌아 다닌 것이다. 낙관을 찾아서 말이다. 이렇게 저자 쇼터는 이 낙관주의 보고서를 통해서 낙관을 때로는 도식화 하기도 하고 비관주의자를 포함한 모두의 충고를 실으며 가이드 역할을 하려고 했지만 낙관주의를 딱히 결론 내기는 힘든건 사실이다. 자신의 아버지조차 비관주의에 매몰된 분이었고, 그런 아버지조차 낙관으로 전향도 못시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도 낙관주의 매너리즘에 빠지며 세상을 제대로 못 본 것은 아닌가 성찰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어찌보면 낙관과 비관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지만 그 양면은 언제든 뒤집어 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소위 낙관에 빠져 살면 세상살이를 모르는 나부랭이 멍청이고, 비관주의자는 소위 ’쿨’하다는 인식과 함께 냉소적 분위기에 현실적인 감각의 소유자로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양태들은 자세히 보면 바로 모든 것에 대한 집착에서 온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집착을 버려야만 제대로 된 낙관과 비관의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여기 저자 쇼터도 2년간 세상의 낙관주의자를 찾아 나서 그들을 만나봤지만 그들이 모두 낙관주의자들이 아니었거니와 낙관도 비관도 아닌 자신의 방식대로 치우치지않게 세상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감각의 소유자들이었다. 그것이 낙관이든 비관이든 말이다.

결국, 쇼터는 2년 동안 낙관주의자 탐방을 통해서 낙관주의 결론은 못내렸지만 마지막 아버지의 대화속에서 이제는 세상을 비관으로 보든 낙관으로 보든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알아서 잘 살면 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다. 그러면서 그의 아버지는 "우리는 우리의 밭을 가꿔야 하는 거니까.."(볼테르의 소설 <캉디드>의 마지막 대사)로 대신하며 쇼터도 이렇게 말하며 맺는다. 낙관주의에는 참 많은 것들이 있지만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아무것도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낙관이든 비관이든 어떤 관념의 차이이자 허상일뿐 매 삶에 충실하자는 메세지 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여담인데 이책은 반듯한 책은 아니다. 넷상의 용어 사용등.. 소위 학자나 교수님이 집필한 정신학적 심리학적으로 낙관주의를 분석한게 아니라 저자 쇼터의 나이와 경력답게 탐방기를 통한 보고서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지만 좌충우돌하며 낙관주의자 탐방하는 이야기와 모습은 마치 한 인물이 계속 생각이 났다. 바로 우리나라 전국백수연대 대표 ’주덕한’씨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둘은 너무나 닮았다. 그 행동반경이 찌찔함의 극치라고나 할까.. 물론 까는건 아니고 재미로 말이다.

암튼, 쇼터를 보면서 영국의 ’주덕한’이라 하고 싶다. 그리고, 사진도 둘이 닮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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