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 최후의 결사단 - Bodyguards and Assasi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를 바꾼 혁명뒤에는 수많은 희생과 피가 따르는 법이다. 여기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며 역사적 사건 신해혁명(辛亥革命, Chinese Revolution, 1911년 10월10일)의 주인공 쑨원(1866~1925, 손문[孫文,손중산])을 모토로 한 영화가 나왔다. 물론, 그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영화는 아니고.. 그 쑨원을 지키고자 했던 영웅들 아니 길바닥 인생들의 최후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그런 길바닥 인생들의 면면들이 아주 화려한 출현진으로 포진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남은 시간은 1시간, 영웅을 위해 표적이 되어라

쑨원이 혁명가들과 비밀리에 모임을 갖기 위해 홍콩에 도착하던 1906년 10월 15일. 미리 정보를 입수한 수백 명의 자객들이 그를 암살하기 위해 홍콩에 잠입하고, 이를 알게 된 ‘혁명가’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그를 뒷받침해주는 오랜 친구 ‘대부호’를 설득해 쑨원을 지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목숨을 내건 이들의 계획은 쑨원이 비밀 모임을 갖는 한 시간 동안 그를 가장한 인물을 태우고 암살자들이 둘러싼 시내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함정을 만드는 것. 하지만 8인의 호위대가 막아내야 하는 암살자는 수백 명에 달하고, 영웅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표적이 된 이들은 암살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필사적인 사투를 벌이는데..

이렇게 역사적 인물이 홍콩에 찾아온다는 소식에 청나라 조정은 쑨원을 암살하려 들고 그런 쑨원을 지키고자 하는 '8인의 길거리 호위대'는 그를 대신해 시간을 벌며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는 아주 간단한 스토리다. 그런데, 이런 스토리속에 나오는 주인공 8인의 모습이 길거리 인생들답지 않게 화려한 출현진을 자랑한다.

먼저, 눈에 띄는 장백지의 남자 사정봉.. 이 친구를 처음 본게 무협드라마 '소어아와화무결'에서 화무결역으로 신선함을 보여준 배우였다. 여기서는 순진남 인력거로 나오는데 어찌보면 극의 중심으로 그는 인력거를 계속 끌면서 1900년대 초 홍콩거리의 분주함을 세세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쑨원을 호위하는 책임자로 나오는 혁명가 출신의 양가휘 선생, 성룡과 이소룡의 무술 액션과는 또 다른 그만의 리얼 무술세계를 고수하는 견자단..

또 한때 꽃미남계의 거두였던분이 거지꼴로 나와서 뭔가 했더니.. 목욕 한판 하시고 때갈좋게 전설의 무림 고수로 거듭나신 여명.. ㅎ 그리고, 내가 나름 좋아하는 두배우중 하나인 홍콩 여배우 판빙빙(범빙빙).. 으.. 무협드라마 봉신방(봉명기산편)에서 달기역, 대당부용원에서 양귀비역, 평종협영에서 운뢰역등 그녀만의 팔색조를 보인 그녀는 여기서 견자단의 내연녀로 나왔다. 

또한 남자 배우로는 호군.. 뭐.. 이분이야 천룡팔부에서 교봉(소봉)역은 지존이었고, 초한풍류에서 항우역, 삼국지 적벽대전에서 조자룡역을 하며 친근한 페이스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 영화에서는 8인의 결사단을 아작내려는 자객 암살단의 수장으로 나온다. 특히, 마지막 끝까지 포효하는 모습은 천룡팔부의 교봉을 보는 듯 했다. 변발만 안했더라면..ㅎ 그외 10대 소녀의 아버지로 나온 장학우, 농구선수 출신의 거구 쵸두부까지..

암튼, 이렇게 8인의 결사단은 혁명가의 지휘하에 또 이런 그들을 후원해주는 대부호 리유탕(왕학기)의 도움으로 홍콩에 도착한 쑨원을 모시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자객 암살단의 방해공작도 만만치 않으니.. 그런 사투를 벌이는 무술 액션은 한마디로 볼만하다. 견자단표 리얼 무술과 여명의 무협스런 무술, 호군의 천룡팔부식 내지르는 무술.. 이렇게 그들의 사투는 때로는 비장함속에 결국, 한 사람씩 스스로 함정을 파면서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내더지며 그들은 쓰러져 간다.

이렇게 영화는 이름없는 사람들 길거리 인생들의 영웅담을 그리며 즉, 다수를 위한 개인의 희생으로 점철된 그들의 영웅적 위상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쑨원을 위해서 쓰러져간 생몰년을 보여주며 신파를 자극하려 들었다. 이런 그림들은 쑨원이 홍콩에 도착한 이후 1시간이라는 설정하에 거의 실시간 흐름속에 긴박감있게 흘러가는 것은 꽤 흥미로운 설정이다.

하지만, 신파조의 무술 액션속에 묻힌 역사의 진중함을 잘 버무리지 못하고 어쩡쩡하게 별개로 남겨진 느낌이다. 더군다나 무술 액션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사실 지루함도 있었다. 암튼, 자칭 역사 액션 블록버스터를 지칭했지만.. 출현진이 화려하다고 블록버스터가 될 수는 없으니 역사속의 신파조 길거리 영웅담의 무술 액션은 이렇게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저처럼 아니 각자 좋아하는 홍콩 배우들의 면면을 보는데 만족할 수도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힘든가 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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