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SE (2disc)
양익준, 양익준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기존의 깍두기 형님들 이야기를 그린 조직 폭력배들 그중에서 파고들어가 깡패나 건달들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처럼 포장하지 않고 리얼하게 나온 영화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마치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을 보듯이 화면 자체가 물흐르듯 거시기한 한 남자를 좇으며 훑어내려간 영화 '똥파리'.. 어떤 영화이길래 제목처럼 B급 냄새를 품기고 주목을 받아 각종 영화상을 수상하며 소위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이 작품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러나 당신을 울리는 이 남자 (똥파리) | 세상은 엿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동료든 적이든 가리지 않고 욕하고 때리며 자기 내키는 대로 살아 온 용역 깡패 상훈.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상훈이지만, 그에게도 마음 속에 쉽게 떨쳐내지 못할 깊은 상처가 있다.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이 남긴 슬픔이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여고생 연희와 시비가 붙은 상훈. 자신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대드는 깡 센 연희가 신기했던 그는 이후 연희와 가까워지고 그녀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렇게 조금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아버지가 15년 만에 출소하면서 상훈은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데...

이렇듯 영화는 한 용역 깡패의 삼류인생을 그렸다. 그런데, 이 용역 깡패 상훈은 막장중에 개막장으로 삼류 양아치에 날건달이다. 폭력은 둘째치고 입에 연실 "씨발놈"을 달고 사는 거친 남자다. 이 남자에게 세상은 X같을뿐.. 어디에도 그를 반겨주는 곳은 없다. 하루하루 용역 깡패짓하며 철거민 때려서 쫓아내고, 사채빚 받으러 다니면서 사람들을 겁주고 무참히 때리며 돈버는 그런 하루벌이 인생이다. 이런 모습은 리얼 그 자체다. 연기가 아니고 실제같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상훈에게는 아픈 가족사가 있으니.. 바로 아버지의 가정 폭력앞에 어머니와 누이를 잃은 유년시절의 아픔이 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세상을 등지고 비뚤게 나가며 이제는 늙어빠진 아버지에게 반말에 쌍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막장 패륜아의 모습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렇게 그는 우리의 일상들이 평범하게 사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계속 알린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 말종 상훈에게 다가온 어느 한 여고생 연희(김꽃비).. 그런데, 이 여고생 연희도 상훈 못지 않게 그녀의 가족사도 만만치 않다. 술고래 아버지에 어머니는 길거리 포장마차 하다가 철거당하는 과정에서 죽고, 바로 위 오빠도 여동생에게 연실 욕지거리를 날리는 날라리 오빠다. 하지만 그녀는 굳세어라 금순아처럼 당찬 구석이 있어 낭떠러지로 몰린 자신의 가족을 이끌려고 애쓴다.

이런 그녀에게 찾아든 똥파리 한마리 상훈.. 그런데, 그녀는 그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달려들며 그를 가르치려 든다. 상훈에게는 어의상실격..ㅎ 암튼, 둘은 간간히 연락하며 둘만의 거친 언어로 소통하며 만나는데.. 둘의 만남은 원조교제 그런쪽은 아니고 그냥 무미건조한 것이다. 나름 이 부분을 잘 처리한것 같다. 거시기한 쪽으로 갔으면 영화는 먼산이 될뻔했다.

이렇듯.. 영화는 상훈을 좇으며 그가 하루하루 돈 받고 "씨발놈"  욕지거리를 연실 날리는 삼류 인생의 밑바닥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두 가족사의 비극을 통한 가정폭력의 실태 또한 낱낱히 그려내며 상훈과 연희는 그 정점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속에서 솔찮이 눈에 익은 조연급 배우들이 꽤 나온다. 상훈의 친구 보스역, 여고생 연희 아빠, 연희 오빠, 상훈 아빠, 돈 못갚아 상훈에게 얻어 터지는 그분등.. 이들이 연기는 영화를 더욱더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막장 인생의 극치이자 조재현이 열연한 '나쁜남자' 같은 상훈은 똥파리 같은 개같은 인생을 어떻게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그냥 그대로 해온것처럼 삼류로 살 것인가.. 그에게 가족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또 여고생 연희를 통해서 그는 교화될 수 있을까? 아니면 종국에 그는 어떤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될 것인가..

어찌보면 통속적인 조폭 영화처럼 그려내고 끝맺을 영화라도 상훈역을 분연한 '양익준'이라는 배우이자 감독에게 찬사를 보낸다. 덧칠하지 않고 오롯이 그만이 살아있는 리얼 삼류인생을 그대로 보여준 그 눈빛과 연실 단내나게 뿜어댄 욕설이 정겨울 정도다. 

이렇게 그가 1인 2역으로 이 영화를 연출하며 작년 2009년 한해 주목을 받으며 상을 휩쓴 독립영화의 대표격이 된 작품 '똥파리'..  나름 불편할 수도 있고 불쾌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똥파리 같은 삼류 깡패를 만나보고 싶다면 강추하는 바이다. 물론, 그 속에 의미도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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