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다크나이트>에서 정말 다크스럽고 히스테리적인 조커역으로 임팩트 강하게 각인된 '히스 레저'.. 사실 나는 히스 레저 광팬도 아니지만.. 그가 '다크 나이트' 이후에 이 영화를 찍는 중간에 죽으면서 유작이 된 판타지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그래도 어떤 의무감?에 그의 마지막 작품이 어떻게 나왔나 궁금증에 저녁밥 먹고 달려서 우리 동네 극장에서 보고 왔다. 그런데, 오늘 개봉한 영화인데도.. 이번에도 일면식이 전혀없는 열댓 명이서 조촐하게 모여서 본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꿈과 환상이 펼쳐지는 비밀의 판타지 극장!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악마와의 거래로 젊음을 얻게 된 파르나서스 박사. 대신 아이가 태어나면 16번째 생일날 그에게 바쳐야 한다.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파르나서스 박사는 또 한번 악마와 내기를 한다. 바로 '5명의 영혼을 먼저 사로잡는 것.' 이때 등장한 정체불명의 매력적인 사기꾼 토니는 파르나서스 박사와 함께 딸을 구하기 위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수 천년 전, 악마와의 거래로 영생을 얻은 ‘상상극장’의 단장 파르나서스 박사(크리스토퍼 플러머).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그는 젊음을 얻는 조건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16번째 생일날 악마에게 바치기로 한다.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자, 악마는 파르나서스 박사의 사랑스러운 딸 발렌티나(릴리 콜)를 데려가고, 박사는 자신의 딸을 구하는 사람에게 딸과 결혼시켜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때 등장한 매력적인 사기꾼 토니(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는 악마에게 빼앗긴 그녀를 구하기 위해 상상극장을 이끌고 거대한 세계로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이렇게 영화는 다른 장르의 개입없이 온리 판타지로만 일관한 영화다. 하지만 완전 판타지로 보기에 좀 낯설다. 판타지로 이끄는 매개체가 거울인데 이 거울 뒷면에서 보여주는 판타지 이외에 거울 앞모습은 지극히 드라마적이기 때문이다. 암튼, 극의 중심인 주인공은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를 닮은 할아범과 그녀의 딸 발렌티나, 극장의 일꾼 젊은 청년 안톤과 그리고 많이 봐온 난쟁이.. 이들 넷이서 상상극장을 이끌며 소위 밥벌이를 하는데.. 말이 상상극장이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부랑자들 같은 모습으로 나 어릴적 시골의 조촐한 유랑극단을 보는 것 같다. 관객도 별로 없는.. ㅎ

하지만 그런 안습의 유랑극단에 군계일학이 있었으니 바로 저 여자 극중 간달프 할애범의 딸내미 발란티나(릴리 콜)의 섹시한 모습이다. 극중에서는 그렇게 부르지만 우리 번역 네임은 바로 '상큼이'로 나온다. 정말 상큼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인데.. 찾아보니 88년생 '릴리 콜'이라는 여배우로 아직 22살의 풋풋한 아가씨다. 영화내내 끝까지 그녀의 순수하고 때로는 도발적인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암튼, 이런 네명의 안습의 상상극장에게 불현듯 다가온 매력적인 사기꾼 히스 레저 극중에서는 '토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히스 레저의 연기를 볼 수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사기꾼 토니를 통해서 상상극장은 좀더 세련되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돈을 벌고 거울 뒷편으로 사람들을 집어넣으며 그들이 원하는 꿈속의 세상을 마음껏 펼쳐보인다. 그런데, 히스 레저도 따라 들어가면서 그때부터 얼굴이 바뀐다. 아마도 영화 촬영 중간에 그가 죽자 히스 레저의 얼굴역을 거울 뒷편의 상상의 판타지 환경속에서 순서대로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로 바꿔치기 한 것으로 이것이 바로 4인 1역을 했다는 후담이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이런 세명의 유명 배우를 본다는 것도 확 끌리지만.. 다시 거울 앞으로 돌아온 세상에는 히스 레저가 다시 분연했는데 그도 중간 이후에 어디로 사라지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또한 중간에 무미건조한 드라마적인 요소중 대화씬들에서 지루함이 느껴져 사실 잠깐 졸았다.ㅎ 이렇게 영화는 판타지로 보기에 낯설고 거울 뒷편에 보여준 판타지도 사실 동화스럽지 전혀 세련되고 어덜트스럽지 않다.  

결국, 위의 줄거리대로 포스가 전혀 안느껴지는 악마 할아범과 자신을 딸을 걸고 내기를 한 건달프 할아범.. 과연, 그는 저 도발적인 상큼이 딸내미를 구했을까? 안보신분들을 위해서 남겨두지만.. 그렇게 큰 기대를 안해도 좋을 듯 싶다. 더군다나 히스 레저가 초중반에 거울 앞에서 펼친 평이한 드라마적인 연기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거울 뒷편의 환상의 세계에서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이 더 열연한 느낌이다. 

암튼, 히스 레저의 마지막 유작이자 그가 중간에 죽으면서 다른 유명 남배우들이 분연했지만.. 상상극장의 이름대로 상상을 마음껏 보여주려다 급하게 막내린 버린 듯한 느낌의 판타지 영화로 하지만 전혀 판파지스럽지 않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이렇게 이 영화는 히스 레저의 열연이 돋보인 영화라기 보다는.. 그냥 어른들의 동화적인 심리를 이용한 판타지 장르에 또 그렇게만 보여주었고, 이름있는 남자 배우들과 그리고 유일한 홍일점 발렌티나역으로 열연한 '릴리 콜'의 기럭지 긴 숨막히는 바디와 슴가의 실루엣으로 내게 기억된 영화라고 밖에 말하고 싶지 않다.  

영화 보고 포스팅하기 전에 제일 먼저 찾아본게 그녀였으니 말이다. 물론, 팀 버튼, 리들리 스콧과 함께 미국 영화계 최고의 비주얼 리스트로 꼽히고 있는 '테리 길리암' 감독 작품으로 더 유명세를 탔지만 4년전 '그림형제'를 답습한 모습에 '고집쟁이 노감독의 또 다른 천일야화'라는 평처럼 그냥 뚝심의 판타지로 끝난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히스 레저의 광팬이라면 봐도 무방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절하시길 바라며.. 단, 저처럼 그녀의 매력이 보고 싶다면 극장으로 고고씽 하시길 바랍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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