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폭발 - 타락
스티브 테일러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마약drug에 대한 타락하지 않은primal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의 태도와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절대로 마약을 순전히 오락 목적으로만 사용하지 않으며, 종교의식·성인식·장례식의 한 부분으로만 사용하거나, 주술적 여행 또는 의학적 진단으로 사용한다. 그들이 마약을 사용하는 목적은 지각을 강화하고, (신적) 환상vision을 불러오고,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간극을 없애서 영과 접촉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마약을 실제reality에 대한 시야vision를 넓히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타락한 사람들에게 마약의 목적은 오로지 도망이다.(207쪽) (원문 단어 붙임, 번역 바꿈-인용자)


같은 drug인데 타락을 기점으로 하나는 묘약이고 다른 하나는 마약이다. 묘약은 “실제reality에 대한 시야vision를 넓히는” 약물이다. 마약은 실제에 대한 시야를 가리려 “도망”치도록 하는 약물이다. 그 약물이 무엇이냐가 중요하지 않은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 따지고 보면 앞서 직면 회피에서 거론한 활동과 여가 모두 마약과 본질이 같다. 그뿐 아니다.


강력한 마취 효과, 혹심한 부작용, 맹렬한 중독성을 고루 갖춘 마약 중의 마약은 따로 있다. 교회 세습하면서 하나님도 세습이라 떠드는 개신교 목회자나 도를 깨달았다는데 정치적 무지는 깨닫지 못하는 승려를 양산하는 통속종교가 바로 그것이다. 이신득의, 견성오도가 마비시킨 실제 시야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망상에 사로잡혀 무릎 꿇고 손 비비고 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믿는다지만 세월호사건 진실 한 올 알아내지 못했고, 죽어가는 아이 하나 건져내지 못했다. 그래서 그 신앙이 도망치는 마약일 뿐이라는 거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믿는다지만 세월호사건 터진 뒤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는 왕생극락 빈다는 현수막이나 내걸고 주저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 신앙이 도망치는 마약일 뿐이라는 거다.


종교가 마약으로서 통속성을 깨뜨리려면 김삼환, 혜민 따위의 혀끝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우리사회 “실제reality에 대한 시야vision를 넓히는” 묘약으로 거듭나고 성불해야 한다. 하나님은 저 높은 하늘 아닌 이 낮은 땅 후미진 곳에서 살고 있는 소소하고 미미한 존재다. 부처님은 황금으로 칠한 불상 속에서 미소 짓지 않고 함께 고통당하며 눈물짓는 존재다.


양약良藥은 처음에 쓰지만 나중에 좋은 효과로 나타난다. 마약은 거꾸로다. 종교든 LSD든 도망의 끝은 멸망이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해 꿰뚫고 나아가려 한다면 종교도 LSD도 훌륭한 방편이 된다. 글이 막힐 경우 덮어두고 나가 고요히 술잔을 기울이는 때가 내겐 제법 있다. 대부분 돌파구를 거기서 연다. 결국 마약이라는 술도 묘약 삼으면 된다.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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