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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의 전쟁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2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신간 SF가 출간될 때마다 하는 소리라 이제는 식상할만도 하지만 도저히 안 할수가 없는 한마디,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출간됐다!" 뭐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보르코시건_Vorkosigan' 시리즈 제1권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
(아니, 책이 출간된지는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웬 호들갑?이라할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잊고있는 사람이 있을까봐 다시 한 번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제2의 하인라인'으로 불리는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장대한 스케일, 매력적인 인물 조형, 직업군인들조차 경탄할 정도의 하드한 액션, 포복절도할 유머 센스 등으로 명실공히 최고 인기작가의 위치에 오른 '버졸드'의 대표작. 휴고상/네뷸러상/사파이어상 수상에 빛나는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 시리즈의 결정판!"이란 소개글을 읽은 것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2003년... 그때부터 난생 처음 듣는 '아너 해링턴'시리즈와 더불어 '보르코시건'시리즈에 호기심이 생겼고 2004년에 출간된다던 이 작품을 무려 3년이나 기다려왔기에 그동안 뭉게뭉게 피어오른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더구나 작년부터는 마치 내일이라도/다음주라도/다음달이라도 곧 출간될 것마냥 몸달고 약오르게 하던 작품이었기에 올 2월초에 "드디어 <전사의 도제> 번역이 끝났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뻐했으나(이에대해 번역자는 "번역은 '실질적'으로 지난 11월 말에 끝나 있었다"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기도...-_-) 어찌된 까닭인지 그뒤로 한달이상을 또 감감무소식이더니 과학의 달 4월을 맞이해 떡!하니 출간~
아쉬운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정말 오래고오래고오랜 산고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된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이었건만...
잠시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바라야 행성의 대귀족 '보르코시건'집안의 외아들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태아 때 어머니가 가스공격을 당하는 바람에, '뮤턴트(돌연변이체)'로 간주될만큼 연약하고 기기묘묘한 겉모습을 지니게 되고 이러한 신체적 약점 때문에 사관학교 시험에 떨어지지만, 우연한 기회에 우주 화물선의 '선주'가 되고 家臣들과 함께 용병함대의 순양함을 접수하더니만 얼떨결에 '덴다리 용병대'를 결성하는 등 점점 일을 키워나가더니 결국엔 반역자로 몰리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린 탓일까? 아니면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분명 요소요소마저 자잘한 재미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뿐더러 겨우(?) 이 정도의 작품을 그 오랜 세월동안 번역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알고보니 그동안 다른 작품들도 번역하고 있었던 듯...)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출판된 모든 스페이스 오페라 중 베스트 3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은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이 아닌 <보르 게임>인데 자꾸만 그것을 깜빡했다.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스페이스 오페라인 동시에 밀리터리SF이기도 한 이 작품은 <스타십 트루퍼스>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나한테는(과도한 폭력 옹호론자라고 비난해도 할 수 없음~) 그저 청소년들이 장난치는 것처럼만 느껴져 기대만큼의 재미를 주지 못했는데(이 작품에 대해 "성장소설적인 측면과,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즈>를 뺨치는 모험 SF적 측면을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를 함부로 하다가는 말그대로 뺨 맞을지도...;) 이미 읽어버린 나야 어쩔수 없다쳐도 이제라도 이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이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을 그나마 재미있게 읽으려면 작품 속의 '마일즈'가 우리 나이로 고등학교 1학년인 17세임을 염두에 두고(아, 물론 그들과 우리는 형편이 다르긴 하지만...) 청소년용 SF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눈높이를 낮추기를 권장하는 바이다...(32세의 '마일즈'가 등장하는 2002년작 <외교관 면책특권_Diplomatic Immunity>은 눈높이가 좀 맞으려나?^^)
하지만, 무크지 < Happy SF>2호에 실린 <슬픔의 산맥>에 대해서도 "아주 재미있었다"는 평이 있는가하면 "글쎄, '휴고상/ 네뷸러상'을 수상할만큼은 아니다"라는 평도 있는데 모든 일에는 위아래가 있고, 순서가 있는 법. 일단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을 먼저 읽고 <슬픔의 산맥>을 읽는다면 두 작품 모두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슬픔의 산맥>에서 이름만 거론됐던 마일즈의 할아버지 '표트르 보르코시건'백작이나 보르코시건 백작가의 가신이자 마일즈의 보디가드 '보따리 장사', 아니아니 '보타리'상사, 그리고 짝사랑(첫사랑?)의 연인 '엘레나'를 만나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참, <마일즈의 전쟁>으로 제목이 변경되기 전의 원제목인 <전사의 도제_Warrior's Apprentice>는 '요한 볼프강 괴테_Johann Wolfgang Goethe'의 발라드 '마법사의 제자'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브라쯔'의 텍스트에 바탕을 둔 '폴 뒤카_Paul-Abraham Dukas'의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_L'Apprenti sorcier(=Sorcerer's Apprentice)>의 패러디로, '미키 마우스_mickey-mouse'의 도제 연기가 돋보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 2000_Fantasia 2000] 에피소드 6편 [미키를 따라 환상의 세계로]편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음~(으음, <전사의 도제>는 '미키 마일즈'의 우주 농땡이 일화가 될뻔?...)
그나저나 이 작품을 읽고나서부터 그동안 콧방귀도 뀌지 않던 '다나카 요시키_田中芳樹'의 <은하영웅전설_銀河英雄傳說>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좋은 징조일런지, 나쁜 징조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