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의 전쟁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2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신간 SF가 출간될 때마다 하는 소리라 이제는 식상할만도 하지만 도저히 안 할수가 없는 한마디,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출간됐다!" 뭐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보르코시건_Vorkosigan' 시리즈 제1권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
(아니, 책이 출간된지는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웬 호들갑?이라할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잊고있는 사람이 있을까봐 다시 한 번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제2의 하인라인'으로 불리는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장대한 스케일, 매력적인 인물 조형, 직업군인들조차 경탄할 정도의 하드한 액션, 포복절도할 유머 센스 등으로 명실공히 최고 인기작가의 위치에 오른 '버졸드'의 대표작. 휴고상/네뷸러상/사파이어상 수상에 빛나는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 시리즈의 결정판!"이란 소개글을 읽은 것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2003년... 그때부터 난생 처음 듣는 '아너 해링턴'시리즈와 더불어 '보르코시건'시리즈에 호기심이 생겼고 2004년에 출간된다던 이 작품을 무려 3년이나 기다려왔기에 그동안 뭉게뭉게 피어오른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더구나 작년부터는 마치 내일이라도/다음주라도/다음달이라도 곧 출간될 것마냥 몸달고 약오르게 하던 작품이었기에 올 2월초에 "드디어 <전사의 도제> 번역이 끝났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뻐했으나(이에대해 번역자는 "번역은 '실질적'으로 지난 11월 말에 끝나 있었다"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기도...-_-) 어찌된 까닭인지 그뒤로 한달이상을 또 감감무소식이더니 과학의 달 4월을 맞이해 떡!하니 출간~
아쉬운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정말 오래고오래고오랜 산고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된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이었건만...

잠시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바라야 행성의 대귀족 '보르코시건'집안의 외아들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태아 때 어머니가 가스공격을 당하는 바람에, '뮤턴트(돌연변이체)'로 간주될만큼 연약하고 기기묘묘한 겉모습을 지니게 되고 이러한 신체적 약점 때문에 사관학교 시험에 떨어지지만, 우연한 기회에 우주 화물선의 '선주'가 되고 家臣들과 함께 용병함대의 순양함을 접수하더니만 얼떨결에 '덴다리 용병대'를 결성하는 등 점점 일을 키워나가더니 결국엔 반역자로 몰리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린 탓일까? 아니면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분명 요소요소마저 자잘한 재미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뿐더러 겨우(?) 이 정도의 작품을 그 오랜 세월동안 번역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알고보니 그동안 다른 작품들도 번역하고 있었던 듯...)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출판된 모든 스페이스 오페라 중 베스트 3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은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이 아닌 <보르 게임>인데 자꾸만 그것을 깜빡했다.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스페이스 오페라인 동시에 밀리터리SF이기도 한 이 작품은 <스타십 트루퍼스>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나한테는(과도한 폭력 옹호론자라고 비난해도 할 수 없음~) 그저 청소년들이 장난치는 것처럼만 느껴져 기대만큼의 재미를 주지 못했는데(이 작품에 대해 "성장소설적인 측면과,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즈>를 뺨치는 모험 SF적 측면을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를 함부로 하다가는 말그대로 뺨 맞을지도...;) 이미 읽어버린 나야 어쩔수 없다쳐도 이제라도 이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이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을 그나마 재미있게 읽으려면 작품 속의 '마일즈'가 우리 나이로 고등학교 1학년인 17세임을 염두에 두고(아, 물론 그들과 우리는 형편이 다르긴 하지만...) 청소년용 SF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눈높이를 낮추기를 권장하는 바이다...(32세의 '마일즈'가 등장하는 2002년작 <외교관 면책특권_Diplomatic Immunity>은 눈높이가 좀 맞으려나?^^)

하지만, 무크지 < Happy SF>2호에 실린 <슬픔의 산맥>에 대해서도 "아주 재미있었다"는 평이 있는가하면 "글쎄, '휴고상/ 네뷸러상'을 수상할만큼은 아니다"라는 평도 있는데 모든 일에는 위아래가 있고, 순서가 있는 법. 일단 <전사의 도제>, 아니 <마일즈의 전쟁>을 먼저 읽고 <슬픔의 산맥>을 읽는다면 두 작품 모두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슬픔의 산맥>에서 이름만 거론됐던 마일즈의 할아버지 '표트르 보르코시건'백작이나 보르코시건 백작가의 가신이자 마일즈의 보디가드 '보따리 장사', 아니아니 '보타리'상사, 그리고 짝사랑(첫사랑?)의 연인 '엘레나'를 만나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참,  <마일즈의 전쟁>으로 제목이 변경되기 전의 원제목인 <전사의 도제_Warrior's Apprentice>는 '요한 볼프강 괴테_Johann Wolfgang Goethe'의 발라드 '마법사의 제자'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브라쯔'의 텍스트에 바탕을 둔 '폴 뒤카_Paul-Abraham Dukas'의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_L'Apprenti sorcier(=Sorcerer's Apprentice)>의 패러디로, '미키 마우스_mickey-mouse'의 도제 연기가 돋보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 2000_Fantasia 2000] 에피소드 6편 [미키를 따라 환상의 세계로]편에 영감을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음~(으음, <전사의 도제>는 '미키 마일즈'의 우주 농땡이 일화가 될뻔?...)

그나저나 이 작품을 읽고나서부터 그동안 콧방귀도 뀌지 않던 '다나카 요시키_田中芳樹'의 <은하영웅전설_銀河英雄傳說>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좋은 징조일런지, 나쁜 징조일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ntastique 판타스틱 2007.5 - Vol.1, 창간호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국내에 (아마도) 최초로 선보이는 장르전문 월간지 <판타스틱>!
작년 11월경 느닷없이 "SF와 판타지 중심의 장르문학 월간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행책게시판에 출사표를 던지며 지독한 SF가뭄에 목말라하던 이 바닥의 독자들을 흥분시킨 이래("같은 장르끼리 왜 우리는 무시하냐?"라는 발언들 때문에 흥분이 거의 광분의 수준에 이르기도...) 해를 넘겨가며 2월 '창간준비호'와 3월 '창간호'를 애타게 기다리게 하다가 출판사 사정으로 계속 미뤄지더니 결국 '창간준비호'는 취소되고 '창간호'만 예정보다 두 달 늦게 출간, 바로 구입했으나(나름 가장 먼저 구입했다고 좋아했는데 웬걸? 서점에서 구입한 사람들은 '절규'탈까지 받았다는 소식에, 못 받은 사람들은 '절규'했다는...-_-) 단숨에 읽어버리기가 아까워 조금씩조금씩 한장한장 정성스레 읽으며 야금야금 쩝쩝 맛을 보다가 이제야 다 읽었다.
'판타스틱'이란 제호 그대로 판타지, SF, 미스테리, 호러를 아우르는 '복합문화잡지'인만큼 각 장르별로 나름 적절한 지면을 분배, 소위 취향대로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킁킁, 어딘가 '영화잡지'다운 냄새가 나기는해도(일단 '잡지'스럽기는 하다!) 뭐 전체적으로는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SF를 조금 더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자기영역을 침범(?) 당한 것만 같아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는데(아마 판타지 독자는 판타지 독자대로, 호러 독자는 호러 독자대로 조금씩은 불만을 토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장르를 떠나 '이거다!'싶게 재미를 느낀 내용이 없어서 일지도...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노릇,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도 추구하는 <판타스틱>이 되기를 바랄뿐인데, 다음 호에서는 설사 단 한 꼭지의 지면에만 SF관련글이 실릴지라도(다른 장르도 마찬가지) 보다 더 알차고 충실한 내용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그야말로 편견으로 가득찬 특집 '한국 역사상 최고의 상상 25가지'같은 내용은 거창한 제목에 비해 턱없이 부실한 내용이라 그 의도를 모르겠다. 편집진이 심심했던 것일까?...).
내용을 떠나 잡지의 전체 느낌은 색색이 화려함에도 어딘지 어둡다. 뭐 가독성이 떨어진다기 보다 그냥 분위기가 그렇다는 얘기인데 음, 표지가 너무 밝아서일까?...(아, 이중으로 만든 표지는 보기엔 재미있는데 읽으려니 자꾸만 걸리적거려서 불편했다. 계속 저런 표지를 고수하겠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듯...)
그리고, 작가 인터뷰가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어 좀 아쉬웠는데(일단 가까운 곳부터?^^) 다음 호의 인터뷰 대상자가 '르 귄 할멈'이라니 어디 한 번 기대를~(매호마다 인터뷰 대상자를 알려주고 궁금한 점을 게시판에 남기게해서 몇몇 질문을 선정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 모름지기 잡지는 독자의 참여가 절대적!!)

좀 투덜대기는 했지만 뭐 배부른 소리였고 사실 이 잡지를 쥐고 펼쳐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이런 잡지가 매달 나온단 말이지, 매 달! 우히히히~^^
부디 '행복한책읽기'의 무크지 < Happy SF>와 함께 한국의 SF(또는 장르문학)를 이끌어 가는 쌍두우주선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저 위의 누군가는 알고 있겠지?~(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자칫 두 마리 다 놓치는 일 없이 제발이지 꾸준히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다시 한 번 <판타스틱>의 창간을 축하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첵 필립 K. 딕의 SF걸작선 4
필립 K. 딕 지음, 김소연 옮김 / 집사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영화개봉과 동시에 출간된 <페이첵>은 필립 K.딕의 SF걸작선 4권으로 스필버그가 만든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개봉과 함께 집사재에서 ‘필립 K.딕의 SF걸작선’ 시리즈를 출간한지 어언 2년만에 시리즈 3권을 건너뛰고 출간된 작품인데 (1, 2권 출간 당시 곧 이어 출간될듯 하던 시리즈 3권의 타이틀인 <사기꾼 로봇>을 영화화한 '임포스터'가 국내개봉시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출간이 미뤄졌다는 믿기 힘든 얘기가 떠돔...-_-;) 다행히도 4권을 읽는 동안 이제나저제나 기다려오다 한때 포기하고 있던 시리즈 3권이 뒤늦게나마 출간되어 SF팬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이 책에는 필립 K.딕의 여덟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고 그 중 첫 번째 작품인 <페이첵>은
미래를 본 사나이가 자신한테 닥칠 위험에 대처하고자 몇 가지 물건을 준비해서 실제 닥친 위험을 하나둘씩 헤쳐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읽는 도중 내용과 상관없이 떠오른 생각은 과거와 미래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기준이 되겠지만)이미 지난 일을 과거라 말한다면 미래에 갔다가 현재로 돌아 온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미래의 기억(추억?)은 과거가 되는 것일지, 미래가 되는 것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잠시나마 불러 일으킨 작품이고

두 번째 작품인 '존의 세계'는 지옥과 천국은 알고보면 사실상 두 가지 시간대의 흐름이었는지도 모르며 그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고 영원히 변치않는 세상을 위해 중간의 시간대에 머물것이냐를 놓고 갈등하게 되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분명 그의 전작인 '두 번째 변종' 이후의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시간의 반복되는 흐름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이전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어 독특했다.

이외에도 '우리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우브는 죽지 않았다' 등이 재미있었는데 여덟 편의 작품을 다 읽은 후 처음 드는 느낌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SF답다’라기보다 텔레비젼 시리즈인 환상특급의 소재로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우선 들고보니 -어쩌면 환상특급을 너무 많이 본 탓?...- 이전의 시리즈 1, 2에 비해 다소 실망스럽다고 볼 수도 있지만(뭐 번역을 탓하는 분도 계시지 않을까 싶지만...) 비록 환상특급풍이라 느낄지라도 그 나름대로의 쏠쏠한 재미가 있으니 (필립 K.딕의 팬은 물론) SF팬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하긴 100편이 넘는 단편들이 모두 걸작일 수는 없을테고 그중에서 골라서 출간하려면 아무래도 괜찮은 순서로 번역이 되었을터 이미 나올만한 작품들이 다 출간된 상태라면야 뒤늦게 출간될수록 재미나 작품성면에서 다소 실망스러울수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지도-

사실 SF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모든 것들은 -때론 후회할지라도- 일단 그때그때 읽어 둬야 하기에...
(최소한 구입은 해놓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들’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있지 않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을 사냥하는 자들 그리폰 북스 4
바버라 햄블리 지음, 이지선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전설에나 나오던 흡혈귀를 본격적으로 등장시킨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드라큘라>에서 시작된 뱀파이어 소설은 그후 숱한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져 프랑켄슈타인이나 좀비 류의 괴기 장르에서도 이미 그 위치나 독자층이 유난히 탄탄한데 <밤을 사냥하는 자들> 역시 제목에서 암시되듯 뱀파이어 사냥꾼을 등장시켜 뱀파이어 소설의 계보를 착실히 잇고자 한다.(물론 뱀파이어 소설에서는 더이상 박쥐로 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야행성임을 표현할뿐)

내용은 전직 첩보원인 언어학자가 뱀파이어와의 만남후 자신과 아내의 안전을 위해 뱀파이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제 3의 존재를 찾아내는 과정을 추리기법을 통해 풀어나간다는 것인데

인류를 위협하는 뱀파이어보다 더 인류한테 위협이 되는 것은 인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다소 평이한(?) 교훈을 줌과 동시에 같은 뱀파이어지만 이십여 명을 죽인 ‘데니스’보다 수만 명을 살해한 ‘이시드로’를 보다 인간적으로 묘사하고 그의 살인행위에 대해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예전에 국가를 위한 첩보활동중 소년을 죽여야만 했고 그로인해 고통받는 주인공의 -용서받을 수 없는, 그리고 지울 수 없는- 과거행위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주고자하는 과정을 여성작가다운 (그리고 여성번역가다운) 섬세함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묘사하기는 했는데 뱀파이어 소설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공포나 잔인함 등의 표현이나 주인공의 뛰어난 스파이 활동상이나 탁월한 능력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완성도는 <드랴큘라> 이후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그리고 비교를 피할 수 없는-‘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뛰어 넘기에도 다소 부족한 듯(뱀파이어연작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 그러고보니 두 작품 모두 여성작가의 작품인데 같은 뱀파이어 소설이라해도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풍기는 묵직~함(?)과 여성작가들의 섬세함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아울러 교정행위에 있어서의 섬세함을 비교하는 재미도...^^)

다만 이 작품은 그리폰북스의 이름으로 내걸기에는 ‘그리폰’이라는 브랜드에 거는 기대치(또는 편견^^)에 다소 못미친다는 점에서 기대이하... 라기보다 기대이외였던만큼(아, 그렇다고 외계에서 온 뱀파이어가 등장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안했지만...) 그 작품선정에 있어서 좀 의외였는데 -뭐 시리즈 중엔 정통 SF라기보다 환상문학이라 우길수 있는 ‘팻 머피’의 <추락하는 여인>도 있었지만- 아마도 추후에 그리폰북스의 이름으로 출간될 국내판타지와의 공존을 위한 (그래서 판형도 양장이 아닌 페이퍼북 형식으로) 선택이었을 가능성도 크지만 그래도 그리폰북스가 아닌 일반 장르소설로 출간되었더라면 오히려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점에서 ‘뱀파이어’와 ‘그리폰북스’시리즈, 두 마리의 토끼를 돌 하나로 잡으려는 시공사의 사냥이 과연 성공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멋진 징조들 그리폰 북스 2
테리 프래쳇.닐 게이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48년, 60년 두 띠동갑 -그들이 띠를 안다면- 작가들이 사이좋게 집필을 시작해서 멋지게 마무리한 이 작품은 공저라는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을 접할때마다 들게 마련인 과연 누가 어느 부분을 집필했을까하는 궁금증을 변함없이 불러 일으키는데 인물따로 설정따로 -또는 한 단어씩 교대로!- 집필했는지 어떤지 알도리가 없는 가운데 선과 악을 대표하는 두 주인공의 만담과 활약상을 지켜보노라면 ‘그들이 그들을’ 분담한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하면서 그럼에도 전체로 볼 때는 마치 한 명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내용은 성서에 이미 예언되었던(!) 인류의 종말을 맞이하여 선과 악의 하수인들이 펼치는 한바탕 헤프닝으로 ‘웃긴 종말’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안웃기면 각오해라 하는 고약한 심뽀(?)로 읽는다 할지라도 일단 읽기를 시작하면 읽는 내내 키득키득거리며 미친 놈처럼 정신없이 웃고 있는 자신을 수시로 느낄 수 있을텐데 그런 점에서 가급적 공공장소에서 읽는 행위는 삼가하길 권하는 바이다^^

이 책은 조판상의 오류인 몇몇 성경책 -[불의의 성서], [제기랄 성서] 등등-에 대한 묘사처럼 이미 (누군가 한테는) 알려져 있을지 모를 재미난 사실들을 요소요소에 단순 열거하는 정도가 아닌 끊임없이 샘솟는 재기넘치는 묘사로 독자를 시도때도없이 요절복통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점에서 정말 웃길줄 아는 사람들이 글을 썼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정말 책을 쓰는 내내 즐겼을 것을 독자들도 공감하게 해주는데다 악마와 지옥공작이 전화선을 통해 공간이동을 하는 장면이나 묵시록의 기수중 한 명의 외모에 대한 묘사로 -그의 헬멧 속을 들여다 보는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고, 그 얼굴을 본 대부분이 죽는다는 점까지- 훗날(90년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다른 몇몇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호기심마저 일게 하여 그 선견지명에 감탄 -씩이나?^^- 하게 만들뿐더러 농담따먹기나 하면서 마냥 웃기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않고 자신의 앞날은 자신의 힘으로 개척하자 라는 ‘사소한’ 인생의 교훈을 주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당연히!) 번역인데 매끄러운 번역도 번역이지만 -아, 물론 원서를 확인할 길은 전혀 없지만서도^^- 작가들의 주석을 포함하면 100여개가 넘는 방대한 역주에 그것도 모자라 친절한 보충설명까지! 작가들의 다음 작품과 더불어 옮긴이의 다음 ‘번역’작품마저 기대될 정도이다.

끝으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 권의 소설을 구입할 수 있는 여유를 지니시길 바라며(아, 동네에 악동이 있거들랑 ‘그를 비롯한 놈들’을 눈여겨 보시기를, 혹 악마의 자식일지도...^^;) 자~자, 우리 생애의 남은 날들을 ‘놈들’처럼 최대한 즐겨 보자구요^^...

작가약력까지 읽는 이를 위한 덧붙임: 이 리뷰를 쓴 galaxian은 서울생으로 뭐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쓸데없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작자인데 남은 인생의 목표가 전쟁과 기아, 오염, 그리고 죽음마저 없는 세상을 보는 것이라고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다니지만 내심 인류의 종말은 과연 어떨까 궁금해 한다는 건 이미 서너 명 정도가 알고있다.

바나나 다이커리가 뭔지도 모르고 팬들이 보내주는 돈도 관심없을뿐 아니라 -SF는 관심있어함- 번역료는커녕 뭔가를 번역할 능력도 전혀 없지만 이 글을 읽은 마이리뷰 담당자가 ‘이 달의 마이리뷰’로 선정해준다면 그 영광을 거절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한다 (이 작자 역시 태리 프래쳇과 닐 게이먼, 그리고 이수현님의 약력을 읽었고, ‘이 주의 마이리뷰’로만 선정되도 불만은 전혀 없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