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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
마이클 풀란 지음, 이찬승.은수진 옮김 / 21세기교육연구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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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한사람의 변화가 세계의 변화를 이끌 것이냐, 공동체의 변화가 개인의 변화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이론은 퇴색한 이론이 된 지 오래다. 상호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잊은 것은 개별 책임일 거다. 이 책은 학교 개혁이라는 문제를 개별책임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를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에 붙여 진술한다. 더불어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주는 도서이기도 하다. 당연히 교사가 개혁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교사 개인의 헌신만으로는 학교 개혁이 실패할 거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1부의 내용 중 나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뽑는다면 누구에게 표를 줄지 고민할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교육 정책 역시 위정자의 중요한 공약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은 공통의 기억과 문화를 지속하게 만드는 일이며, 당대의 가장 정치적 의도가 가장 짙게 녹아있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니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가. 1800년대 후반 신정심상소학이라는 최초의 근대적인 교과서를 만든 이래로 지금까지 거의 모든 교과서와 교육 과정은 그리고 학교의 정책들은 정치가들의 영향 아래 있었다. 당연히 어떤 정책에 투표를 할 것인지 중요해진다.


개혁 위주의 교육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부분에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이유를 간단히 말하자면 자칫하면 방향이나 목적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혁 위주의 교육 정책은 안정적인 시스템의 완성보다는 정해진 결과물을 강요하는 개혁이거나 일부 리더의 헌신에 의해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봤을 때도 우리 나라가 정조라는 강력한 리더가 사라지자 갑작스럽게 우리 나라의 국력이 쇠퇴한 일도 있지 않았던가) 이러한 내용으로 미루어봤을 때 우리 아이들이 받는 대부분의 내용은 수많은 예상된 계획들로 짜인 허상일 수 있겠다 싶었다. 학교 특강에 간혹 불려가는 일이 있는데 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서류들을 냈는지, 그 서류들은 얼마나 많은 계획들로 채워져 있는지 반성이 되기도 한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두 개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학생의 학습이라는 진정한 가치가 발현되는 것은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 간에 의미의 공유가 이루어질 때이다. (76)

 

성공이라는 것은(..중략..)옳고 그른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지닌 집단과 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80)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후반부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실행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불신이 만연해 있다. 불신이 만연한 우리 현실에서는 도입과 실행, 평가 과정에 모두 걸림돌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도입 과정에서는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라고 인식할 테고, 혁신을 시도한 리더와 교육 당국은 어떻게든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야만 다음 해 예산이 책정될 것이므로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저자가 지적했듯이 개혁의 목적보다는 그냥 행위 자체에 몰입해 당초의 방향을 무시하고 개혁의 동력을 잃은 정책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까지 변화해 온 입시 정책이 그랬고, 교과 정책이 그러했으며 독서 정책이 그랬다.  저자의 말처럼 수정 보완보다는 위정자들의 업적을 위해 "뒤짚어엎기"가 많았고, 그 혼란은 오롯이 학생들이 감내했으니까.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서 사교육으로 내몰리거나 학교 자체를 떠나는 학생들은 교육의 목표보다는 어른들 세계의 부조리를 먼저 배우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게 지금의 실정이다. 외국으로 떠도는 교육 난민을 생산한 것도 우리의 실정이다.



2부의 내용은 좀 더 구체적인 교육 당사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그 내용들을 교육 당사자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이건 책 안에 들어있는 관념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는 걸 인지했으면 좋겠다. 교육 관계자들의 프로그램에 외국 연수를 통한 개혁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에 앞서 이 책을 세미나로 공부한 후 현장을 살피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학교개혁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다. 학교개혁의 수혜자는 교사와 학생이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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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로 가득 찬 것 같아요 세상을 배우는 작은 책 9
윤구병 지음, 이형진 그림 / 다섯수레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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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을 보면 좀 구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구관이 명관".


간단한 사회 이슈와 철학자들의 아주아주아주 기본적인 문제 제기가 돋보이는 책이다. 

물론 더 찾아보면 이정도의 책이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겠지만.... 


일단 하나 예를 들어 보자. 저자는 관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한다.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을 '관념'이라고 하는데, 이 관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전혀 다른 뜻을 지녀요. 



그 설명 전후로 관념이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 결과는 어떤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의 추이를 구체적 예를 들어 설명한다. '추상'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다. 고차원적 사고가 발달해야만 추상이 이해 가능한 것 같다.(아직은 '같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원래 미술사의 발전도 보면 구체적 사실을 구리는 것에서 최종 보스는 추상화가 아니던가. 그래서 고차원 사고가 가능해야만 추상이 이해된다고 생각했다. 암튼... 이런 고차원 사고를 안내해 주는 입문서로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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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고찬찬(고전 찬찬히 읽기) 시리즈 1
고미숙 지음 / 작은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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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열하일기를 한 번씩 다시 읽는 이유는 자신을 위한 채찍질이다. 박지원이 보고자 했던 넓은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서 무엇이든 알고 싶어했던 그의 욕망이 가끔씩 지루해지는 삶에 탄산수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기라는 형식을 빌어 쓰긴 했으나 이것은 거대한 탐구 보고서이다. 하필이면 전성기 청나라의 황제 칠순이 장마철이었다. 하필이면 연경에 있어야할 황제는 열하의 행궁에서 칠순연을 한다. 그리고 그 노정에서 하룻밤에 아홉번이나 강을 건너야 하는 일정까지 소화한 박지원은 사실 이 사행단에 굳이 끼어 가서 고생을 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 그런 이유 하나만으로도 박지원의 여행은 힘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 이것저것 보고 듣는 것은 단순히 관찰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역사나 유래 혹은 우리 나라와 비교를 해가며 마치 사행단에 일행으로 있는 것처럼 설명을 한다.  더불어 그의 생각까지 보태진 글은 한문을 번역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늘 흥이 난다. 

  열하이기를 연구한 고미숙 선생님의 설명도 담백하다. 개인적으로 고미숙 선생님의 강의보다는 책에 적은 글을 읽어보기를 강추한다. 글로 읽을 때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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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삶의 마지막 날, 내 인생에 묻는다
오자와 다케토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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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한책 노루귀입니당.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 <도깨비>의 악역을 담당했던 박충원은 한 많은 원혼으로 떠돌며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한다. “세상을 내 황제의 발 아래, 그 황제를 내 발아래, 그리하여 천하를 내 발 아래에 둘 것이다.” 박충원은 죽어서조차 자신의 욕망을 접지 못하고 주인공을 쫓아다니며 파국을 맞고야 만다. 그런 점에서 파국이라는 것이 정말로 끝이 아니라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인물이 죽고 나서도 역사에 기록으로 혹은 사료로 흔적이 오래오래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사후에 그 사람을 추억될 때는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평가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가끔은 한 번씩 꺼내 생각해보게 하는 도서가 바로 이 책이다.

오자와 다케토시는 2006년 메구미 재택 클리닉을 개원하고 생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일을 하며 느낀 바를 이 책에 담았다. 메구미 재택 클리닉은 더이상 의료적인 도움을 얻을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일하는 호스피스를 담당하는 회사이다. 책에서 기본적인 저자의 입장은 있는 그대로’(20)를 존중하되 죽음조차고 그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찾아온 병마는 그의 삶을 고통에 빠트리고 좌절하게 만들지만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면 오히려 그 가운데 색다른 희망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웰다잉만의 입장에서 서술된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오늘의 일상이 왜 소중해야 하는지, 왜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가치 있는지 한발 물러나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죽음이 선고된 이들에게 자유가 박탈되는 순간 그들이 그동안 누렸던 자유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한다. , 몸이 아프면서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자신을 믿고 맡기게 되는 새로운 관계의 국면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아쉬운 것은 죽음이라는 진지한 재료를 다룰 때 스토리텔링 방식을 바꿨다면 하는 점이다. 죽음은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에 적절한 선고와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 무게만큼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 독서라는 행위는 지독히 사적인 행위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루려면 저자의 경험이 독자의 경험과 느낌에 호소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가 경험한 스토리가 독자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독자는 저자의 느낌을 말하지 않아도 오히려 더 크게 감동으로 와 닿을 수 있지 않았겠는가...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현재를 살피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밝혔듯이 인생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분들이 모두 평온하게 살아가기를 나 또한 바라는 바이다. 그러기 위해 호스피스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하며 그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직업으로서 호스피스의 역할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되고 싶은 나와 실제 나의 차이,
인간은 늘 이 중간에서 괴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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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한책서평단 이헌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적 마음이라는 김응교 시인의 책입니다이분의 프로필을 보니 시인이면서 일본유학을 했고교수님도 하셨더군요대략의 프로필을 보는 까닭은 이분의 저서 뒤편에 무엇이 있을까 예측해 보는 즐거움을 갖기 위해서이지요역시 교수이자 시인답게 정제된 문장과 대상을 분석해 가는 방식이 하나하나 평론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자칫 무거울 수 있는 심층적인 이야기들 사이에 끼어 있는 시들은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벤치처럼 정돈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물이나 현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역사와 문화 정치 의식에까지 넓혀가고 마지막엔 한일관계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색하는 방식은 보통의 에세이와 그닥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화와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은 이해를 쉽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일본은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임에도 과거의 트라우마 덕분에 참 먼 나라가 된지 오래인데 책에서도 그런 트라우마를 다루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면이 있다면 일본적 마음이라는 제목은 도서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게 잡았다는 점입니다책에 보면 작가는 어떤 대상을 보고 그에 대한 견해를 넣어 일본 사람의 마음을 나름 합리적으로 추론해 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작가가 유추해 내는 것이 어디에선가 들어봄직한 느낌이 드는 것은 우리가 이미 일본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래서 일본적 마음에 대한 새로운 공감거리가 아쉬운 도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이 책을 권한다면 청소년이나 젊은층에게 권하고 싶습니다책의 크기와 무게가 작고 얇아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 좋은 포맷을 가졌네요일본 여행에 갈 때 가방 한켠에 여행안내 책자와 함께 넣어 가서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그러나 글씨가 너무 작아요벌써 노안이 오는 내 눈을 탓해야할까요이런 특징이 오히려 눈 밝은 젊은이들에겐 긍정적으로 평가될까요? ‘인문여행에세이라는 작은 제목이 눈에 띄어 작가가 방문한 곳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겨울여행 일정을 짜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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