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 할머니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4
브리기테 윙어 지음, 비르기타 하이스켈 그림, 윤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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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다야.

네가 참 부럽구나.

너무나 멋진 반다할머니가 네 할머니이니 말야.

나도 어릴땐 내 이름이 참 싫었단다.

이름을 말하면 항상 돌아오는 말이 "남자이름 아니니?"라는 말 뿐이었거든.

나이를 한참 먹고 나서야 내 이름에 정이 들었지만, 너만한 때에 나도 너처럼 나와 이름이 같은 멋진 네 할머니와 같은 분을 만났더라면 일찍부터 내 이름을 사랑할 수 있었을텐데 상상해본다.

반다야.

난 너의 그 간결한 말투가 왜 그리 맘에 드니?

요즘 아이들이 길게 설명하지 않고 단답식으로만 말하는 것 같아 참 싫었는데, 너의 그 짧은 말투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던지...

그 짦고 간결한 말로 할머니의 집과 호숫가 등을 묘사할땐 내가 마치 너와 함께 반다 할머니의 시골집에 묵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구나.

네가 처음 느꼈던 할머니의 알쏭달쏭한 말도 깊은 생각을 갖게 하더구나.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볼까?

"할아버지는 여기 계시잖니! 여기도!"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이마와 가슴을 톡톡 두드리셨다. ... "그럼 산소에는요?" "거기엔 흙이랑 풀이랑 꽃이랑 돌이랑 뼈가 있지." 

사실 아줌마도 얼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 자꾸만 아버지 생각이 나서 멀리 있는 산소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너의 할머니 덕분에 깨닫게 되었단다. 아버지는 아줌마의 이마와 가슴에, 그렇게 항상 곁에 머물러 계신다는 것을 말야.

할머니와 보낸 멋진 여름방학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하던 네 모습에서 아줌마도 책장을 덮기 싫더라.

반다야, 다음번 방학 얘기도 아줌마한테 들려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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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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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운 세살... 딸아이와 난 매일같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룬다. 어느새 말이 많아지더니 이젠 자기 주장까지 생겨 정말 지지리도 말을 듣지 않는다. 이쯤되면 아무리 이쁜 내 자식이래도 힘들고 짜증나서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

 그런 때 이 책을 함께 읽어야 겠다. 

 온 몸 구석구석, 너의 귀와 눈, 마음 깊은 곳... 육아로 지쳐 잠시 잊고 있던 사랑의 마음을 다시 샘솟게 한다. 퐁퐁퐁~

 아이에겐 엄마의 사랑을 전하면서 엄마에겐 잊고 있던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 주는 책....
 
 남편도 무릎에 앉히고 이 책을 읽어줘 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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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한글놀이 미래 아기그림책 2
클레어 비톤 지음, 북극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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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살난 딸래미는 말이 좀 빠른 편이다. 게다가 키까지 큰편이라 밖에 나가면 5살까지 보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래서인지 학습지에 대한 유혹도 큰 편이다. "말이 빠르니 사물인지와 함께 한글 시작도 빨라야지요. 요즘은 3살도 안되서 한글 첫걸음이니 뭐니 다들 하는걸요. 지금이 한글시작의 최적기에요."라며 달콤한 말로 나를 유혹한다. 하지만 벌써 그런것들을 해야하나 매번 질문을 던지고 있는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열 학습지가 부럽지 않은 책, 한마디로, 이책은 정말 흥미 진진, 재미 만점, 볼거리 가득이다!

책을 좋아하는 딸에게 이 책을 보여주자,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며 내 무릎에 앉는다. 얼른 책을 읽어주라는 신호이다.

일반 그림이 아닌 퀼트로 예쁘게 꾸며진 책장은 자꾸만 다음 책장을 재촉한다. 무릎앞에 앉은 딸래미도 책장 한장한장 넘길때 마다 "엄마, 토끼! 곰! 물고기도 있네~"라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러면서 또 한마디 한다. "다음엔 뭐가 있지?"

한땀한땀 정성스레 만들어진 동물들의 모습에서부터 여름에 입는 옷, 겨울에 입는 옷, 코하는 시간, 깨끗이 씻는 시간 등으로 생활태도를 유도하는가 하면 높은 하늘에는 무엇이 있는지, 파도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으로 다시한번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퀼트로 만들어졌을뿐 뭐그리 대단하지도, 재밌지도 않는 책이라며 입을 삐죽거릴 분도 있겠지만, 바늘한땀한땀 정성스레 만든 오리며, 구름이며, 꽃 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를 위해 만든 책이라는 그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난 이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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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5-3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영이가 좋아할 줄 알았어.
 

레오 리오니라는 작가가 쓴 “프레드릭”이란 동화책을 읽어보셨나요?

그 책을 보면, 정말로 깜찍한 쥐 한 마리가  등장합니다.

다른 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먹이를 모으는 등 부지런히 겨울채비를 할 때 주인공 프레드릭은 겨울채비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햇살 모으기, 이야기 모으기, 색깔 모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어린시절 읽었던 ‘개미와 베짱이’의 베짱이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추운 겨울이 되고 먹을 것이 동이 났을 때 프레드릭은 다른 쥐들에게 자신이 모았던 따뜻한 햇살을 느끼게 해주었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온갖 색깔들을 말해주어 지루하고 긴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옷을 입기엔 아직 이른 요즘 같은 때에는 숲에 가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한 생명을 느끼기엔 조금은 무리가 있지요. 하지만 전 충분히 봄을 느끼고 있답니다. 따뜻한 햇살 때문이냐구요? 아니요! 저도 작년 봄에 프레드릭처럼 열심히 모아둔 것이 있답니다.




작년 이맘때쯤... 지리산 화엄계곡엔 노오란 복수초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침엔 꽃잎을 잔뜩 웅크리고 모으고 있다가 햇볕이 점점 따뜻해지는 오후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노오란 꽃잎을 활짝 열고 곤충을 유혹하던 복수초! 아무리 낮이라도 흐린 날엔 절대 꽃잎을 열지 않는 고집! 그 복수초를 거의 보름동안 마음으로, 눈으로, 카메라로 모으고 또 모았더랬지요.




그리곤 한참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며칠 봄샘추위를 겪고 나니 다시 그 복수초가 생각나더란 말입니다. ‘꽃잎을 열었을까?’를 궁금해 하며 매일매일을 열심히 들여다보게 만들던 녀석들... 노오란 그 꽃잎들이 가슴에 박혀 작년 봄 그 춥디 추운 지리산 화엄계곡에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녀석들... 생각만으로도 마음을 훈훈하게 하던 그 녀석들이 봄이 오는 소리에 또 생각이 나더란 말입니다.




제가 사는 남쪽엔 벌써 산수유 꽃망울이 열리고, 매화가 꽃을 필 준비를 하고, 계곡에선 산개구리알을 볼 수 있습니다. 대전의 봄소식은 어떤지요? 제가 젤루 좋아하던 식장산의 봄소식이 오늘은 왠지 궁금합니다. 프레드릭처럼 식장산에 가서 봄을 모아 제게 전해주실 분 안계신가요?

 

-대전충남생명의숲 2006. 5월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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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빛 고운 털머위를 찾아서...




지난주 여수 오동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동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 보호되는 곳으로 동백꽃으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동백꽃 아시죠? 추운 겨울철에 정열적인 빨강의 꽃을 피우는 조매화, 동백꽃을요! 지금 오동도는 그 정열의 붉은 꽃을 취하도록 볼 순 없지만, 막 피려고 하는 수많은 동백꽃몽우리와 함께 노란빛 고운 털머위를 만나실 수 있답니다.

남부지방 바닷가 근처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털머위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일부러 관상용로 심지 않는 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는 아니랍니다.




이제부터 털머위에 대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우선, 털머위라는 이름은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우린 ‘머위’라는 식물을 알고 있으니까요. 봄에 산과 들에 가면 습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래서 집 근처에도 심어서 그 둥글넓적한 잎을 삶아 쌈나물로 먹기도 하고, 잎자루로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 머위는 여러분께서도 많이 친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털머위는 바로 이 친숙한 머위와 잎이 닮았지만, 잎 뒷면에 털이 있다하여 털머위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머위와는 달리 산과 들보다는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이지요. 그리고 형태적으로 보면 머위는 겨울에 잎이 지지만 털머위는 잎에 광택이 있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으며, 꽃의 형태도 다르답니다. 머위의 꽃과 잎, 털머위의 꽃과 잎은 사진으로 확인해 보시구요~!




털머위도 어린 잎자루를 머위처럼 나물로 먹기도 하고, 뿌리를 포함해서 모든 부분을 약으로 씁니다. 특히 목이 붓고 아픈데, 임파선염, 설사, 풍열로 인한 감기와 인후염에 효력이 크다고 하며 종기, 타박상에 생으로 짓찧어서 바르기도 한다는 군요.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란 책을 보면 민간에서는 물고기독을 푼다고 하여 잎을 달여서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여행이 되실 지도 모르겠지만, 여수 오동도에 오시면 막 피어나는 붉은 동백꽃송이가 여러분을 반기겠지요? 더불어 예쁜 동박새의 맑고 청명한 울음소리에 귀가 취할 때쯤이면 노란빛 고운 털머위에 여러분의 두 눈이 콕콕 박혀 즐거운 숲 여행을 떠나실 수 있을 겁니다.

 

- 대전충남생명의숲 11월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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