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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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다. 한나 아렌트가 쓴 이책의 핵심 키워드는 아마 <악의 평범성> 일 것이다. 유대인 학살 전범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 예루살렘에서 열리자 한나 아렌트는 미국 교양잡지 <뉴요커> 기자로서 아이히만의 재판을 1961년에 기록하고 위해 보고서 형식으로 써낸 것이 바로 이책이다.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나 <인생은 아름다워>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 등을 통해 간접 경험했었지만, 전범 재판에 대한 책은 이책이 처럼이었다. 유대인 학살 전범 재판은 전후 1946년에 독일의 뉘른베르크 재판으로 많은 전범들이 사형을 당하거나 종신형을 선고 받았던 상태였다. 하지만 히틀러의 유대인 이송 중간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은 우여곡절끝에 도망을 쳐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있다가1960년 이스라엘에서 보낸 자들에게 납치되어 예루살렘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한나 아렌트는 철학서를 읽는 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여성 철학자로 독일 하노버에서 출생한 독일계 유대인이었다. 그녀는 시온주의자들을 돕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출감된후 프랑스호 망명해 활동하다가 비시정권이 들어서서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탈출하여 미국으로 가게 된다. 한나 아렌트는 철학자 하이데거와 연인사이였다가 하이데거가 히틀러의 사상에 동조되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여 그와 헤어지게 된다. 그후 샤를 야스퍼스의 도움으로 박사논문을 쓰게 된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 재판에서 만난 아이히만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 정신과의사들 조차도 자신들보다 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으로 판단하기도 했었고, 아이히만은 전체주의 국가 체제 속에서 히틀러로 부터 내려진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는 공무원에 불과한 모습으로 비쳤다. 그래서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주목했다. 악이란 평범한 모습을 하고 우리가 쉽게 접할수 있는 근원에서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대인의 민족적 관점에 날린 직격탄이었다.  자신이 유대인이면서도 유대인에 대한 사랑을 결여한채 유대인이 아닌것처럼 보편적 관점에서 아이히만 재판을 다루었다. 2000년에 이르기 까지 아렌트의 저술이 단 한권도 히브리어로 번역되어 이스라엘에서 출간된적이 없고 유대인들에게 아렌트는 적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20059월에 다산 기념철학 강좌에 초대되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아렌트가 보편주의적 입장을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무죄라고는 하지 않았다. 아이히만을 세가기 부분에서 유죄라고 말했다.  말하기의 무능성, 생각의 무능성, 그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이 그것이다. 세 번째의 무능성은 곧 판단의 무능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판단 능력이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 무능함이 바로 유죄인 점은 인정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아히히만을 전쟁범죄와 인류에대한 범죄 및 유대민족에 대한 범죄등의 혐의로 예루 살렘의 법정에 세웠다. 아이히만 재판은 국제적 관심 속에 7개월간 열렸고, 결국 1962년 5월 31일 밤 아이히만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런데 아렌트가 관찰한 아이히만은 반유대주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하고 나치즘의 사상을 자기 것으로 만든 신념에 찬 나치가 아닌것으로 보였다. 아이히만은 악마적 인간이 아니라 관료제적 타성과 인습적 관례를 따른 '명령수행자'로만 보였다. 그래서 아이히만을 두고 <악의 평범성>을 논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 아렌트의 아이히만에 대한 관찰결과가 사실이 아닌것으로 많이 밝혀지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아이히만은 나치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반유대주의자였고, 출세 지향적인 사람으로 상부에서 전달된 명령 수행뿐만아니라 자신의 출세에 기민한 자였다. 1950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던 아이히만은 옛친위대 동료이자 출판업자였던 빌람 사센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당신에게 솔직히 말하겠어요. 우리가 1천여명의 유대인을 모두 죽였다면 만족했을 것이고 우리가 적을 절멸했다고 말할수 있을 겁니다. 난 일반적인 명령 수행자가 아니었어요. 만약 그랬다면 난 그저 얼갈이에 불과 한거죠. 난 함께 생각했으며 이상주의자였어"라고 고백했다. 사실이 그렇다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저술한 아렌트는 일급 연기자 역할을 했던 아이히만에게 속은 셈이 된다. 재판에서 변호사 세르바티우스 박사는 아이히만을 변호하기 위해 명령수행자로서 수동적인 역할로 몰아 가기 위해 아마 아이히만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을 가능성도 많다.

이런 연구결과 때문에 <악의 평범성>을 말한 아렌트의 주장이 무의미 한것은 아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주제는 전체주의와 독재 체제와의 순응과 억압의 동참 과정에 대한 의미있는 비판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전체주의는 인류 보편적 선과 악의 경계를 무화해 극도의 체제 순응성과 평범성 내지 진부성을 낳고 폭력 발현과 인종학살의 실천에 대한 동참과 무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은 우리가 2차세계대전을 통해 목격한 바와같다. 전에 읽은 적이 있는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의 주인공인 수용소 감시원 한나의 경우처럼 더러 상부의 명령에 따르는 것 외에 '달리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지'정말 모르는 경우가 바로 악의 평범성에 속하는 경우가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슐링크의 한나와는 달리 매우 능동적인 행위를 한 영악한 출세지향자이자 반유대주의자 였음은 부정할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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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2 : 진중권 + 정재승 -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크로스 2
진중권.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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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라는 이름은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이름이고, 정재승은 <눈먼 시계공>을 읽으면서 김탁환 작가와 공저를 한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중권은 종종 인터넷을 통해 현정부에 대한 현란한 비탄을 가하는 비판가였다. 그래서 사실 너무 진보쪽에 치우친 발언을 하는 자들에게 반감이 있는 나에게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시즌 2를 읽으려니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크로스 시즌 1을 읽지 않고 바로 크로스 시즌2를 읽게 되었지만, 이들이 사회에 대해 어떤 쓴소리를 하는지 한번 감상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나니 진중권은 그렇게 편파적으로 진보에 치우친 비난을 써 놓지 않아 부드럽게 읽어 나갈수가 있었다.

 

이 책은 진중권과 정재승이 크로스하여 작년과 올해에 걸쳐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던 주제를 놓고 인문학자와 과학자로서 자신의 의견을 써내려가는 칼럼이었다. 인문과 과학쪽의 전문용어를 간간히 접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 이슈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볼 수 있었다.

 

런닝맨에서 기린 이광수와 암팔라 지석진의 <필촉 크로스>라는 말이 참 재밌게 와 닿았고, <신의 퀴즈>라는 케이블 드라마에서 한진우 박사가 김경희 형사에게 <진우, 경희 크로스>를 하자면 조를때의 장면이 생각났다. 그 장면들의 원조가 바로 이책 인 것 같다. 진중권, 정재승의 중권, 재승 크로스가 이루어지는 책이니 말이다. 정재승은 작가 김탁환과 함께 <눈먼 시계공>이라는 소설을 통해 미래의 서울에서 일어날 공상과학적인 내용에 스릴러를 겸해 내놓은 적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눈먼 시계공>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환상과 부작용을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이들이 크로스한 내용들은 어떤 주제들이 있나 보겠다. 천원짜리 로또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진단, 현대인들에게 자살이란 어떤 의미인지, 키스방의 폐단, 변신을 꿈꾸는 인간들의 욕망의 표현인 <트랜스 포머> , 언제나 짱을 노리는 수컷들의 세계의 작은 세계인 학교짱, 전세계 어린이의 뽀통령 뽀로로 등 22가지에 대한 인문, 과학적인 견해를 써내고 있다.

 

MBC에서 시작했던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의 팬이었던 나에게도 오디션 프로는 매력적이다 못해 마력적으로 다가와 브라운관을 떠나지 못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식상하여 지금은 보지 않게 되었다. 경쟁사회에 놓여 있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느끼는 경쟁에 대한 공포를 오락의 대상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노리는 심리가 잘 반영된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경쟁을 하고 있는 당사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브라운관을 통해 지켜 보고 있는 일반인에게는 오히려 게임 같은 느낌이다. 게임에서는 승자와 패자의 구분이 뚜렷하듯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한 김건모를 부활시킨 쌀집아저씨가 쫓겨나는 등의 초미의 사건이 벌어 진 것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가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악성댓글이 늘어나 그에 상처받은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다르고, 성적 비관과 학교 폭력에 피해를 이기지 못한 중고등학생의 자살이 잇다르고 있다. 자살 또한 이 시대의 반영을 볼 수 있으므로 피해 갈수 없는 논평의 대상이 되었다. 자신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권리가 인간에게 있는 것인가 라는 논쟁은 많은 학자들에 이루어져 온 것이다. 히틀러 시대에 아우슈비츠에 가서 고통을 받는게 나을 것인가, 아니면 자살이 나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게 얻어질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아우슈비츠 같은 세상이므로, 그들의 자살에 대한 선택을 단죄지을 만한 꺼리도 없는 실정이다.

 

학교 폭력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영화나 소설에서도 다루어 지는 주제이다. 영화에서 묘사된 학교짱의 모습은 미화되어 나타나고, 어른들의 작은 조폭 세계가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서 있는 입장이다.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항상 서열 싸움이 있는 법이듯 인간 수컷들에게도 서열정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학교짱들은 졸업후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나약한 자신들의 육체를 바꿀수 없는 욕망은 로봇을 만들어 내고, 하다못해 이제 변신을 자유자재로 하는 트랜스포머의 환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약간의 변형이 아니라 완전한 새로운 사물로의 변신은 마법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영화에서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외계에서 온 로봇들과 인간편을 드는 트랜스포머들의 한판 전쟁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주위에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주었다. 지금의 과학 기술로는 아직 요원한 트랜스포머같은 로봇이지만, 인간들의 다양한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외국에서 한참 인기를 끌고 잇는 케이팝에 대한 전망도 “단순히 집단에 동조하려는 심리”로 치부해 버린다면 그리 밝지 않은 것이다. 중독성 강한 비트를 가진 음악과 성적 매력을 느끼게 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언제까지 인기를 구가할지. 한 때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사라져 버린 홍콩영화가 되지 않으려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참 많은 주제를 가지고 입바른 소리를 내놓은 그들의 크로스는, 같은 심정이었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일반인의 답답함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크로스라면 하나의 문장으로 합일 되는 작품을 내 놓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눈먼 시계공>같은 소설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더라도 두사람의 의견이 합일되는 가운데 하나의 칼럼이나 작품이 나왔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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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 이야기 - 달콤한 미각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252
정한진 지음 / 살림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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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주로 우리는 양념이라는 말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마늘, 생강 ,후추 ,겨자 ,고추 등이 우리에게는 익숙한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세계 요리가 요리학원과 메스컴을 통해 많이 전파되고 있는 추세라 낯익지 않는 향신료들이 많이 등장하고, 직접 요리에 넣어 먹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그런 향신료는 부자 동네인 유럽에서는 자신들의 부를 더욱 더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던 것으로 보이고 , 세계 역사의 흐름을 주도 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내가 익히 알고 있던 계피, 유계, 정향, 육두구, 초피 등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약재로만 알았지 향신료에 이렇게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또한 향초 즉 허브라고 알고 있던 사프란, 바질 등도 약재로나 향신료로 두루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연관성은 무척 크며, 뚜렷하게 구별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졌다. 고대나 중세를 그치면서 현대에서 처럼 정제된 화학적 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향신료와 허브들, 약초들이 우리 조상들의 치료제 였으며, 먹거리 였던 것이다.

 

고대에 처음 향신료에 기록하고 있는 곳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볼수 있다고 한다. 그후 향신료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궁정에서 주로 사용되어 요리에 사용되었으며, 그후 차츰 부르조아 식탁으로 내려오다가 현재는 대중화되기에 이른다.

유럽의 포르투칼과 스페인의 제국주의의 시작이 여러 측면도 있겠지만 이슬람이나 중국 인도에서 수입되는 향신료를 차지 하기 위한 정복 전쟁으로 시작 되었다는 사실이 새로웠으며, 귀하고 비쌌던 향신료를 정복하면서 더욱 부유한 강국이 되어 가는 유럽 국가들의 밑거름이 되었다.

 

아시아에서 주로 나는 향신료인 후추, 육두구,계피, 정향, 생강, 카르다몸, 강황,코리앤더, 마늘, 팔각, 초피, 산초 등 이 있고, 유럽의 향신료인 사프란,겨자, 아니스, 주니퍼 베리, 캐러웨이, 케이퍼, 커민, 회향과 아메리카의 향신료가 고추 , 바닐라, 올스파이스 등이 있는 것으로 정리되어 있다.

 

육계는 스리랑카의 실론섬에서 주로 재배되는 실론 계리를 말하고, 계피는 계수나무의 껍질을 주로 말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몰루카 제도 에서 향신료가 많이 생산되었는데 육두구는 반다섬에서 , 정향은 암본섬에서 주로 많이 재배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신항로 개척과 제국주의가 시작되면서 스페인, 포르투칼, 네덜란드, 영국 등이 동남 아시아의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의 몰루카제도, 자바섬등을 먼저 차지하려고 누력을 기울였던 것도 이것과 상통함을 보여 주고 있다.

 

몇년전에 다녔던 요리학원에서 우연히 들었던 향신료인 팔각 이라든지 겨자 소스를 만드는 법, 오향장육 만드는 법 등을 배우기는 했지만 재료들이 시중에서 많이 볼수 없는 것들이라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좀더 대중화되어야 되어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간 요리들을 접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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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청춘 -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김애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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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블로그에서 소개 해준 이책, 책에 미친 청춘, 제목이 왜그리도 마음에 와닿아 잊혀지지 않았던지 , 나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진작 왜 나는 책에 미친 청춘을 살지 못했을까. 많은 후회가 오가게 했던 책의 제목이자 책의 내용때문에 마음이 고통스러웠지만 책속의 내용대로 <고통을 극복하는 일은 고통을 통과하는 일>이라고 했듯이 나는 진정 이제 그 고통을 통과했다.

 

김애리라는 젊은 작가가 천권의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책이 전하는 메세지를 차곡차곡 담아 전해주는 금과옥조같은 책이다.

<산술적인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정의 나이다.> 나는 이말로 떠나 버린 내 청춘을 묶어 두기로 했다.

청춘이란 말은 산술적인 나이가 아니라 열정의 나이로 책에 대한 열정에서는 지금의 나의 열정에 뒤지지 않는 다는 것으로 마음의 고통을 지우고 행복해하기로 했다.

 

넘어지고 깨지기만 했던 나의 청춘에 대한 원망을 청춘의 특권이란 말 한마디로 녹아 버렸고, 내가 가진 것은 현재 많지 않지만 <지금 이순간>이라는 전부를 가지고 있다는 말에 위로를 느꼈다. 중년이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난 현대를 살면서 아직 내게 허락된 많은 경험을 할수 있을 것이며, 행복은 이미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불행의 목록만 지워 버리면 얼마든지 행복해 질수 도 있다.

 

사랑과 용서를 위해 나의 남은 여생을 유익하게 소비할수 있겠으니 더욱 지나가 버린 내 청춘이 아깝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 지나 버린 청춘이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이런 저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열정을 쏟을 목표가 생겼다.

유명한 경영학자가 자신은 한번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완벽을 추구 해 왔다고 고백하는 것에서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열등감에 묶어 두지 말고 완벽을 추구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좀 덜 갖고 포기함으로 나의 존재를 더 많이 가지도록 노력해야 될 것이며, 죽음을 생각하는 한 영혼을 품을수 있는 사랑을 내 속에 간직하고 또 사랑하고 사랑해야 될 것이다.

 

가장 위대한 세계인 책의 세계에서 나는 내일을 꿈꾸고 , 슬픔과 우울을 떨쳐 버릴수 있을 것이며, 나의 내면을 더욱 알아 가게 될것이다.

벗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보내기에는 내가 읽을 책이 곧 벗이므로 그들과 노닐기에도 나는 시간이 부족할 터이다.

 

말이 어눌하고 책만 보는 바보가 될지 언정 나의 벗 책을 놓지 않고 책에 미친 청춘이 아니라 <책에 미친 중년>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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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편지 2 - 개정판,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박은봉 지음, 류동필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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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꾸준한 책읽기가 중요하겠지요. 딸아이와도 될수있으면 일주일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3-4일정도는 한국사 편지를 책장에서 꺼내들고 같이 읽어 나가면서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습니다. 14개의 제목으로 chapter가 나눠져 있는데, 하루에 한두개 chapter를 같이 읽으면서 진도를 나갔습니다. 2권은 후삼국 통일 과정과 고려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면을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중심의 내용으로 엄마가 들려주고 있는 형식입니다.

 

역사는 사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요. 주로 역사가 패자가 아니라 승자위주로 기술되다 보니 패자는 아무리 좋은 사람이었더라도 승자의 정당성을 위해 나쁘게 기술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박은봉선생도 후삼국 통일 과정중에 후고구려의 궁예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왕건은 너그럽고 포용력있는 사람이고, 궁예는 미치광이에 폭군이었다 라고만 알게 하고 쉽지 않은 것이지요. 궁예는 ,어느 나라 든 전성기의 왕들이 해오던 중앙집권체제 강화, 즉 왕권 강화를 하고 싶었던 왕 중의 한사람인 것이지요. 자신의 뜻에 반하는 호족은 엄하게 대하거나 가차없이 죽이고, 부석사에 걸려있던 신라 왕의 초상을 칼로 베어 '반신라 정책'을 선포하면서 신라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라의 골품제를 없애고 여러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려는 등의 개혁정치도 했다고 합니다. 궁예는 왕건을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쫓겨나긴 했지만 백성의 손에 맞아 죽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죽은 뒤에는 백성들이 우러러보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궁예의 이런 좋은 면도 있었건만 왕건이라는 승자가 기록하면서 사관이 달라질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고려 사회는 조선후기 사회와 많이 다른점이 있었습니다. 남녀 평등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어서 부모가 상속을 할때도 딸과 아들에게 똑같은 비율로 하고, 제사도 아들딸 구별없이 돌아가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딸이 결혼해서 사위와 같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호적에 기록 될때도 나이 순으로 남녀 구별없이 적었다고 합니다. 또 천민의 신분에서 큰 공을 세워 장군의 지위까지 오른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보다 신분의 이동에 훨씬 포용력있는 사회였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요즘 드라마로 하는 '무신'을 보면 노비 출신에서 장군으로 승진하는 예를 직접 확인할수 있습니다.

 

사관의 다른 면으로 바라본 사람이 한사람 더 있는데, 목화씨를 원나라로 부터 가져온 문익점입니다. 문익점은 목화씨를 붓두껍에 몰래 넣어 가지고 와 우리나라에 퍼뜨렸다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3년동안 강남지방에서 귀양살이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랍니다.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못 가져 가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익점이 살던 시대는 공민왕이 지배하던 시기로 공민왕의 개혁 정치 때문에 원나라가 이를 싫어 하여 충숙왕의 동생 덕흥군으로 왕을 삼고자 했답니다. 그래서 공민왕과 덕흥군 두사람의 싸움이 시작될수 밖에 없었고, 당시 고려 학자들은 두 사람의 어느 편에 가담을 해야만 했어요. 문익점은 덕흥군 편을 들었고, 승리는 공민왕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문익점은 처벌을 각오하고 우리나라로 들어왔고, 목화씨를 가져와 재배에 성공하게 됩니다. 목화의 보급으로 의생활이 많이 안정되자 고려 사람들은 문익점에 대한 평가가 달라졋다고 합니다. <태조실록>에서도 이런 문익점의 치적을 높이 사 그전의 덕흥군 편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좋게 평가해 덕흥군 편으로 오해를 받아 귀양살이를 했다는 것으로 기록되기에 이런 것이랍니다. 역사의 기록이 참 아이러니하지요. 역사의 기록은 그래서 여러 시각으로 바라 볼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영웅으로 평가받던 위인들도 사생활이 실제 어떠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일겁니다. 그가 아무리 어릴적 깡패였거나 무지렁뱅이엿어도 실제를 조작할수도 있는 것이 역사라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아니 실제로 역사를 왜곡하여 자신의 나라에 유리하게 기록하고 평가하는 일본과 중국만 보아도 알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왜곡되어 기록하거나 전하는 부분이 사실 상당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역사는 하나의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다각적인 면에서 평가하고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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