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무녀전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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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 한성부, 달 밝은 밤에 >의 스핀오프 역사 추리소설이다. 반가웠다. < 한성부, 달 밝은 밤에 >를 읽어봤으니 말이다. 헌데, 1년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짧게라도 리뷰를 쓰는게 좋은 것 같다. 요즘에는 스핀오프며, 시리즈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물론 전작을 읽지 않는다 해도 무리가 없겠지만, 전작을 읽고 기억을 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게 되니 말이다.

한때 궁궐에서 감찰궁녀로 일했던 무산은 신병에 걸린척 하며 궁을 나오게 되었다. 무당골에서 만나 앞을 보지 못하는 판수 돌멩과 함께 벽사(귀신을 물리침)를 미끼로 탐관오리에게 사기를 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두박신에 대해서 조사하라는 왕명을 받게 된다. 두박신은 억울한 죽음을 위해 복수를 해주는 신이라고 한다. 민초들의 삶에 억울함이 어찌 없을까. 하지만 그들이 길다란 장대에 매달은 종이로 만든 신위에는 고려의 명장 최영의 이름이 있었다. 잘못하면 역모로 몰릴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을 조사하라는 것이다. 왕명이라 거역할 수도 없는일. 잘못 된다면 목숨이 날아갈 판이다.

신기 없는 무녀 '무산', 그리고 앞을 못 보는 판수 '돌멩', 거기에 천군만마 같은 귀신 보는 양반 서자 '설랑'까지. 각기 다른 결함을 지닌 이들이 서로를 보완하며 사건의 내막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꽤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김이삭 작가의 이야기는 철저한 고증 덕분인지 꽤 사실적으로 독자들을 유혹하는 힘이 있다. 정신없이 읽다보면 그 장소에 서서 함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산의 활약을 다룬 다른 이야기들도 나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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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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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은 1985년에 제정되어 38년간 한국 추리문학의 성장을 견인해 왔으며, 특히 2007년부터 단편 부분인 '황금펜상'을 신설하여 최고의 추리적 재미와 소설적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는 나는!!! 왜!!! 이걸 몰랐을까... 이래서 '우물 안 개구리'가 무서운거다. 그냥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인줄만 안다는 거지.. 이해력이 조금 부족한지 단편소설에도 좀 약점을 드러냈었는데,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 단단한 근력이 생긴 듯하다. 2007년부터 황금펜상 또한 신설했다니... 슬슬 시동을 걸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2023년 17회 황금펜상 수상작이 수록되어 있다. 수상작인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을 필두로, 우수상을 수상한 「죽일 생각은 없었어(서미애)」, 「40피트 건물 괴사건(김영민)」, 「꽃은 알고 있다(여실지)」, 「연모(홍선주)」, 「팔각관의 비밀(홍정기)」,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송시우)」들이다. 세분의 작가는 작품도 읽어보기도 했고, 낯익지만 다른 분들은 처음 만났을 수도 있고, 기억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특히 송시우 작가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 선녀를 위한 변론 >에서 이미 만나봤다. 그래서 더욱 반가우면서도 의외의 인물 때문에 열받았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나 「해녀의 아들」에서는 제주 4.3사건 당시 일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이야기이다. 아마도 역사시간에 배웠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4.3사건에 눈을 뜨게 된 것은 현기영님의 < 순이 삼촌 >을 읽고서이다. 제주에서는 여자에게도 '삼촌'이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알게 되었고, < 순이 삼촌 >을 읽고 난 후에 제주 여행을 갔을때 제주 43평화 공원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과거의 일을 속죄하려 했으나, 그 일로 인해 응어리 진 가슴을 안고 살아야 했던 유족의 마음은 어떤것으로도 위안이 되지를 않는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다 재미있다. 다른 해에 수상된 작품집도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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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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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어쩜 독서모임 몽블랑과 참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모여 앉아서(우리는 온라인을 통해서지만) 책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까. 서재가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늘 그렇듯이 많은 책들도 언급이 되는데, 조지가 그레이스에게 권했던 < 몬테크리스토 백작 >이나, 지난번 또 몽블랑에서 함께 읽은 < 레베카 >도 언급이 되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말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그레이스는 삼촌에게 남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다가 엄마의 친구인 웨더포드 아줌마네 집이 있는 런던으로 오게 된다. 아줌마의 소개로 "프림로즈 힐 서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프림로즈 힐 서점 주인 에번스는 직원은 필요없다고 했지만, 웨더포드 아줌마 덕분에 6개월간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먼지 쌓인 서점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1939년이 배경이다 보니, 서점이 많은 게 이해가 된다. 어린시절 할일이 없게 되면 집안에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책이 아닌 다른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어딜가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유투브를 보기도 한다. 그래서 그레이스가 읽어주는 낭독회에 참여하게 된다. 배경이 제 2차 세계대전 중 런던 대공습중이기 때문에 밤에는 공습을 피하기 위해 등화관제를 해야 하고, 밤이면 반공호에 찾아드는 생활에 위안이 되는 것은 어쩌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책을 읽는 것 뿐이었으리라..

전쟁을 겪어본 세대가 아니라 그 참혹함을 모르지만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웨더포드 아줌마, 연인과 절친을 전쟁터로 내보낸 그레이스, 그리고 공습등으로 처참하게 변하는 도시들 속에서도 서로 돕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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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란..."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곳에서 살아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 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도요."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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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_스포일러 - 이란성의 미래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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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제목을 처음 봤을때,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라이프 스포일러"라... 그렇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면 인생의 스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새해가 되면 누구든 신년운세를 궁금해 한다. 왜 아니겠는가. 내 앞으로의 미래가 순탄할지, 험난할지 미리 알고 싶은건 당연하다. 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으니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함'과 '함지'는 이란성 쌍둥이 남매다. 지함이는 긍정적인 미래만 볼 수 있고, 함지는 불행한 미래만 볼 수 있다. 지함이 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함지도 나쁘지는 않았다. 불행은 미리 피할 수 있으니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이들의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그리 좋지도 않은 것 같다. 지함이는 친구에게 그가 그토록 원하던 신발을 얻게 될 것이라고 알려줬지만, 신발을 얻는 대신 가족을 교통사고로 잃게 되었다. 함지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체육시간에 다칠수 있다는 쪽지를 건네, 친구는 위기를 모면했지만 그 아이의 절친이 대신 다쳐 탁구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말았다. 결국 지함과 함지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그래도 지함은 좋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 심적 부담은 없지만, 함지는 타인의 불행한 미래를 보는 것 때문에 위축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그래도 지함이 함지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지함은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미래를 알려주었다. 그러다 일이 터지게 되었다. 어느 의뢰인이 지함의 말을 듣고 주식을 팔고 코인에 투자를 했는데, 오히려 주식은 오르기 시작했는데, 코인에선 손실을 보고 말았다. 이 일을 빌미로 지함을 협박했다. 그냥 무시해버리면 될 꺼라 믿었는데, 그 의뢰인은 지함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었다. 지함은 도주를 선택한다.

어찌보면 타인보다 조금 우월하다고 생각이 되면 사람들은 거만해지는 습성 때문에 화를 자초하는 것 같다. 오히려 나는 손목을 다쳐 탁구선수로서 삶을 살 수 없게 된 그 친구가 맘에 들었다. 비록 탁구는 그만뒀지만 축구선수로 전향해 프로축구 선수가 되었다.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는 있지만, 그 친구의 마인드라면 꼭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남보다 조금 더 좋은 조건이라고 으시대지 말고 겸손해지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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