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공부 수학문해력 하나로 끝난다 - 초등학교 4학년, 수포자가 되는 이유
김은정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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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수학을 참 좋아했다. 반면, 영어를 못했지.. 그래서 어쩌면 나는 '수포자'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영포자'는 이해할 수 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없는데,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내가 비슷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과 성향의 아이들을 보면, 문제가 3줄 이상을 넘어가면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낀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아이들이 문제가 길어지게 되면 문제가 의도하는 바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날이갈수록 두드러지게 나는 현상이다. 왜 그럴까. 바로 '문해력' 때문이다.

문제를 읽고 이해해야지 적절한 공식에도 대입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을 풀어낼 것인데, 아이들은 문제를 읽기만 했을 뿐, 그 뜻을 잡아내지 못한다. 요령만을 알아냈을 뿐, 조금만 문제가 방향을 틀기만 하면 문제를 탓하게 된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특히, 계산문제에서는 '모로 가도 서울면 가도 된다'한다. 꼭 정해진 길이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문제를 풀 수가 있고, 아이들이 풀어낸 방법을 들어본다. 개념만 잘 이해한다면 정해진 공식은 없다고 본다. 그것이 수학이나 과학이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도 중요한 것 한가지를 '혼자 공부'를 강조하고 있다. 많은 사교육을 하더라도, 배운 내용을 되새김질도 해야 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맞췄다 하더라도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다시 풀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혹자들은 타이트한 학원 스케쥴을 병행하게 하면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쨌든 그 곳에서는 누군가가 문제를 풀게 할테니까 말이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같은 문제를 여러번 푸는 것이 때론 좋은 방법일테다.

또한 어렸을 때의 "독서"도 문해력을 키우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 아이들만 탓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이들도 즐기면서 독서든 공부도 하는게 좋을텐데 현실에서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게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교육서를 읽고 조금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게 또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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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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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남편이 불륜 장면을 목격했다. 그 때 쌍둥이 재스퍼와 리버는 차에 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앨리스는 당황하고 있었다. 쌍둥이들은 연못에서 잡은 올챙이를 차안에 쏟았다. 이제 생후 두달된 비올라를 태운 카시트는 바닥에 놓았다.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를 몰았다. 메인 도로에 들어서자 재스퍼가 말한다. 비올라를 두고 왔다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2킬로미터의 길..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올라는 사라지고 없었다. 누군가 아기를 데려가버렸다.

'어떻게 아이를 두고 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엄마가 맞을까'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 하나만 일때도 정신을 쏙 빼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앨리스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본다. 앨리스는 자책감에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다. 비올라는 이미 죽었거나 유괴범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 약을 먹고, 술을 마시고 앨리스는 영혼이 병들어갔다. 앨리스는 마치 자신의 엄마처럼 그렇게 될까봐 두려웠다.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게 비올라를 잃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내가 너와 헤어지는거다"라며 아이들과 남편 곁을 떠나, 대자연 속에서 캠핑 생활을 하며 병들었던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마는 그녀의 아빠는 '레이븐의 정령'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녀를 '레이븐의 딸'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레이븐 린드"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고작 이모와 이모가 데리고 오는 소아과 선생님뿐이었다. 마마는 레이븐을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과 분리하고 사유지인 넓은 땅에서 고립된채 살아오고 있다. 또 그녀의 방식을 레이븐에게 은근하게 강요하고 있다. 레이븐을 학교에 보내라고 하지만 마마는 홈스쿨링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상했듯이, 레이븐은 바로 비올라다. 마마가 나름 비올라를 양육하고 있지만 그 행태는 이상하다. 아기였던 레이븐(비올라)는 그런 마마의 양육방식에 그냥 젖어들었겠지만, 앨리스나 레이븐 모두 영혼의 상처를 입었음에는 틀림없다. 앨리스와 레이븐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되면서 원래는 같은 길을 가야 했던 모녀가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때, 그들이 다시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만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가족 모두가 겪어야만 했던 지난 세월들을 '네 탓이다'라고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들의 잘못이라는 자책감으로 살아갔던 가족들이 참으로 안쓰럽기만 하다.

이 소설이 참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강요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주면 기다려주는 점이 꼭 자연을 닮은 것 같다. 그야말로 바쁜 일상을 살다가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항상 곁은 내주는 그런 자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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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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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이란 말은 불어로 "다리"라는 뜻이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카페 '퐁'. 어딘지 알며 그 카페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네. 19살의 나이로 묘생을 잘 끝내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 치즈 태비 '후타'가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을 배달해주는 임무를 맡았다.

이승세계를 '초록세계', 저승을 '파란세계'라고 퐁카페의 점장 니지코씨와 후타가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파란세계의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연수에 출석해야 하고, 첫 7개월동안은 주인을 만나러 가면 안된다. 물론 자유롭게 오고갈 수는 있겠지만, 초반에는 지구가 뒤틀리기 때문에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퐁카페의 '마음 배달부'로서 다섯번의 임무를 완수하게 되면 보고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후타는 미치루를 만나고 싶었다.

후타가 미치루를 만나고 싶어서 다섯 임무를 차근히 실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반려 동물이 먼저 세상을 뜨면, 저승의 입구에서 주인을 맞아하기 위해 기다린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떠올랐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먼저 떠난 시각장애인 안내견 '해피'가 주인은 마중 나온 장면을 얼마전 인스타에서 뜬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역자후기에서도 이를 언급하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나의 첫 개인전을 보여드리고 싶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아이를 만나고 싶다", "헤어진 연인과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학창 시절 내게 상처르 준 선생님께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 싶다", "나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엄마와 이야기 하고 싶다"라는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일하는 후타 역시 미치루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잠이 쏟아져도 동분서주 일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카페 점장 니지코씨의 사연이 더 마음에 쓰인다. 22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묘. 고양이가 22살 까지 살았다는 것은 참 장수를한 것이다. 그런데, 집에서 간호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픈 고양이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힘이 없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아이를 이동장에 넣어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입원한 날 밤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살았을 텐데, 외롭게 보냈다는 생각에 언뜻 언뜻 내비치는 한숨이 참으로 애처롭다. 문득 문득 나도 길을 멈춘다. 다행이야 하는 맘 한켠에 조금만 더 잘해줄 걸 하는 맘이 자리잡고 있다. 얼만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 나도 퐁 카페에 가면 후타가 그리운 사람을 만나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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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복원소
이필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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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다. 어느날 엄마는 "가죽복원소"를 차리겠다고 선언했다. 순간, 나는 잘못 읽었나 했다. 이 책의 제목은 "가족복원소"잖아. 근데, 가죽 복원소를 차리겠다고.. 내가 제목을 잘 못 읽었나?? 아니다.. 제목은 잘 읽었다. 그런데 진구의 엄마는 "가죽복원서"를 차리겠단다.

그런데, 여기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이가 등장한다. 제품을 의뢰하겠다는 초등학생 여자아이. 당당하게 엄마 아빠를 복원해달랜다. "가죽 복원소"라는 간판은 오래세월 흘러내린 빗방울과 새똥의 합작품이 되어버려, "가족복원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새간판을 달 정도로 보기도 흉하지 않아 그냥 두었는데, 이런 곤란한 경우가... 그렇다고 어린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꼬맹이 아가씨가 꽤나 당돌하다. 다른 아이들이라면 그저 어른들의 결정에 울기만 했을 텐데.. 간판을 보면서 분명 본인의 부모님도 복원되리라고 믿었나보다. 아이의 마음이 어른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이 소설은 꿈을 이루는 문제에서 갈등이 생긴 자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약혼자, 외로운 이국땅에서 가족이 되어준 반려견, 가족들을 위해 헌신했던 그리고 이제는 본인의 삶을 살고 싶다는 할머니, 그리고 다시 마주하게 된 아빠. 그들의 가죽제품을 매개체로 위로를 건네주는 이야기이다. 특히나, 늦은 나이에 이혼하고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꽃집 할머니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가족들은 달려와 이기적이라고 왜이러냐고 원망섞인 말들을 하지만, 그들이 더 이기적인 것 같다.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고, 이제사 나를 위해 살겠다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 가족들이 더 이기적인 것 같다. 가족은 아니지만 꽃집 할머니한테 빵빵한 응원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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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아신경외과 의사입니다 - 생사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세계 최고 소아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제이 웰론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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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을 본적이 있다. 그 아이들은 팔에 링겔 주사를 맞지 않고, 머리에 놓은 모습이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에 봤던 모습이다. 처음엔 그 모습을 보고 꽤 놀랬었다. 저 아이는 머리가 아픈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아마도 어린 아이들은 움직이다가 링겔 줄을 건드려서 주사바늘이 빠질 것을 우려해서 그렇게 주사를 머리쪽 혈관에 놓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어린 아이들은 링겔주사를 맞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애잔하다.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놀아야 할 시기지 않을까.

저자는 25년간 어린 환자들과 함께 한 소아신경외과 의사이다. 병원 안팎의 모습과, 초년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나, 의사생활을 하면서 잘 회복되어 결혼을 한다고 소식을 전해온 환자도 있으며, 안타깝게 살려내지 못한 환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예전에는 종합병원 의사들은 진료시간이 짧아서 질문할 시간 조차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엄마와 함께 병원을 다니면서 만난 의사들은 꽤 친절했고, 자세하게 설명도 해줬다. 그 중에 제일 친절하지 않은(말투때문인지 그렇게 느껴진) 선생님이 계셨으나, 다른 분들은 조절해주지 못하신 것을 금새 해결해주신적이 있다. 제일 불친절하신건 같은데, 제일 처방을 잘해주셔서 토를 달수가 없었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어쩌면 나의 건강을 맡기는 입장이다 보니 한없이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분들도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지 않을까? 한 예로 저자도 환자가 심장 발작을 일으켜 끝내 사망한 경우가 있었다.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는 않지만 의사를 위협하고, 수술중인 수술실로 난입하는 것은 좀 자제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수술후 지혈이 되지 않는 환자를 방치하고 퇴근해버린다거나 해서 문제가 되는 의사들에게는 당연히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또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는 저자가 트라이애슬론 '스프린트' 코스에 도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도로에서 발견한 전복된 미니밴을 발견했을 때이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뒤늦게 도착한 구급대원들에게 상태를 재빠르게 설명하고 뒤늦게 경기에 참여를 했다. 비록 꼴찌를 했지만, 사고현장의 가족들은 모두 살 수 있었다.

사람들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이라 매우 존경스럽고 의지가 된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다. 사실 작년에 엄마가 다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119 구급차는 출발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고령에 뇌졸증으로 입원했던 적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어느 기사에서 뇌에 관련된 경우에는 인력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을 본적이 있다. 엄마가 고령이시라 십분 이해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그렇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물론 의료 현장의 입장도 있겠지만,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도 의사들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을 조금만 더 이해해 주면 안될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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