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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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남편이 불륜 장면을 목격했다. 그 때 쌍둥이 재스퍼와 리버는 차에 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앨리스는 당황하고 있었다. 쌍둥이들은 연못에서 잡은 올챙이를 차안에 쏟았다. 이제 생후 두달된 비올라를 태운 카시트는 바닥에 놓았다.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를 몰았다. 메인 도로에 들어서자 재스퍼가 말한다. 비올라를 두고 왔다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2킬로미터의 길..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올라는 사라지고 없었다. 누군가 아기를 데려가버렸다.

'어떻게 아이를 두고 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엄마가 맞을까'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 하나만 일때도 정신을 쏙 빼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앨리스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본다. 앨리스는 자책감에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다. 비올라는 이미 죽었거나 유괴범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 약을 먹고, 술을 마시고 앨리스는 영혼이 병들어갔다. 앨리스는 마치 자신의 엄마처럼 그렇게 될까봐 두려웠다.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게 비올라를 잃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내가 너와 헤어지는거다"라며 아이들과 남편 곁을 떠나, 대자연 속에서 캠핑 생활을 하며 병들었던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마는 그녀의 아빠는 '레이븐의 정령'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녀를 '레이븐의 딸'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레이븐 린드"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고작 이모와 이모가 데리고 오는 소아과 선생님뿐이었다. 마마는 레이븐을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과 분리하고 사유지인 넓은 땅에서 고립된채 살아오고 있다. 또 그녀의 방식을 레이븐에게 은근하게 강요하고 있다. 레이븐을 학교에 보내라고 하지만 마마는 홈스쿨링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상했듯이, 레이븐은 바로 비올라다. 마마가 나름 비올라를 양육하고 있지만 그 행태는 이상하다. 아기였던 레이븐(비올라)는 그런 마마의 양육방식에 그냥 젖어들었겠지만, 앨리스나 레이븐 모두 영혼의 상처를 입었음에는 틀림없다. 앨리스와 레이븐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되면서 원래는 같은 길을 가야 했던 모녀가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때, 그들이 다시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만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가족 모두가 겪어야만 했던 지난 세월들을 '네 탓이다'라고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들의 잘못이라는 자책감으로 살아갔던 가족들이 참으로 안쓰럽기만 하다.

이 소설이 참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강요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주면 기다려주는 점이 꼭 자연을 닮은 것 같다. 그야말로 바쁜 일상을 살다가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항상 곁은 내주는 그런 자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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