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복원소
이필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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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다. 어느날 엄마는 "가죽복원소"를 차리겠다고 선언했다. 순간, 나는 잘못 읽었나 했다. 이 책의 제목은 "가족복원소"잖아. 근데, 가죽 복원소를 차리겠다고.. 내가 제목을 잘 못 읽었나?? 아니다.. 제목은 잘 읽었다. 그런데 진구의 엄마는 "가죽복원서"를 차리겠단다.

그런데, 여기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이가 등장한다. 제품을 의뢰하겠다는 초등학생 여자아이. 당당하게 엄마 아빠를 복원해달랜다. "가죽 복원소"라는 간판은 오래세월 흘러내린 빗방울과 새똥의 합작품이 되어버려, "가족복원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새간판을 달 정도로 보기도 흉하지 않아 그냥 두었는데, 이런 곤란한 경우가... 그렇다고 어린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꼬맹이 아가씨가 꽤나 당돌하다. 다른 아이들이라면 그저 어른들의 결정에 울기만 했을 텐데.. 간판을 보면서 분명 본인의 부모님도 복원되리라고 믿었나보다. 아이의 마음이 어른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이 소설은 꿈을 이루는 문제에서 갈등이 생긴 자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약혼자, 외로운 이국땅에서 가족이 되어준 반려견, 가족들을 위해 헌신했던 그리고 이제는 본인의 삶을 살고 싶다는 할머니, 그리고 다시 마주하게 된 아빠. 그들의 가죽제품을 매개체로 위로를 건네주는 이야기이다. 특히나, 늦은 나이에 이혼하고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꽃집 할머니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가족들은 달려와 이기적이라고 왜이러냐고 원망섞인 말들을 하지만, 그들이 더 이기적인 것 같다.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고, 이제사 나를 위해 살겠다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 가족들이 더 이기적인 것 같다. 가족은 아니지만 꽃집 할머니한테 빵빵한 응원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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