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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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이란 말은 불어로 "다리"라는 뜻이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카페 '퐁'. 어딘지 알며 그 카페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네. 19살의 나이로 묘생을 잘 끝내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 치즈 태비 '후타'가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을 배달해주는 임무를 맡았다.

이승세계를 '초록세계', 저승을 '파란세계'라고 퐁카페의 점장 니지코씨와 후타가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파란세계의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연수에 출석해야 하고, 첫 7개월동안은 주인을 만나러 가면 안된다. 물론 자유롭게 오고갈 수는 있겠지만, 초반에는 지구가 뒤틀리기 때문에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퐁카페의 '마음 배달부'로서 다섯번의 임무를 완수하게 되면 보고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후타는 미치루를 만나고 싶었다.

후타가 미치루를 만나고 싶어서 다섯 임무를 차근히 실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반려 동물이 먼저 세상을 뜨면, 저승의 입구에서 주인을 맞아하기 위해 기다린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떠올랐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먼저 떠난 시각장애인 안내견 '해피'가 주인은 마중 나온 장면을 얼마전 인스타에서 뜬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역자후기에서도 이를 언급하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나의 첫 개인전을 보여드리고 싶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아이를 만나고 싶다", "헤어진 연인과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학창 시절 내게 상처르 준 선생님께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 싶다", "나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엄마와 이야기 하고 싶다"라는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일하는 후타 역시 미치루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잠이 쏟아져도 동분서주 일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카페 점장 니지코씨의 사연이 더 마음에 쓰인다. 22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묘. 고양이가 22살 까지 살았다는 것은 참 장수를한 것이다. 그런데, 집에서 간호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픈 고양이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힘이 없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아이를 이동장에 넣어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입원한 날 밤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살았을 텐데, 외롭게 보냈다는 생각에 언뜻 언뜻 내비치는 한숨이 참으로 애처롭다. 문득 문득 나도 길을 멈춘다. 다행이야 하는 맘 한켠에 조금만 더 잘해줄 걸 하는 맘이 자리잡고 있다. 얼만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 나도 퐁 카페에 가면 후타가 그리운 사람을 만나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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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톰즈 2024-05-31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퐁~퐁~네가 어디에 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