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아신경외과 의사입니다 - 생사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세계 최고 소아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제이 웰론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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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을 본적이 있다. 그 아이들은 팔에 링겔 주사를 맞지 않고, 머리에 놓은 모습이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에 봤던 모습이다. 처음엔 그 모습을 보고 꽤 놀랬었다. 저 아이는 머리가 아픈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아마도 어린 아이들은 움직이다가 링겔 줄을 건드려서 주사바늘이 빠질 것을 우려해서 그렇게 주사를 머리쪽 혈관에 놓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어린 아이들은 링겔주사를 맞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애잔하다.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놀아야 할 시기지 않을까.

저자는 25년간 어린 환자들과 함께 한 소아신경외과 의사이다. 병원 안팎의 모습과, 초년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나, 의사생활을 하면서 잘 회복되어 결혼을 한다고 소식을 전해온 환자도 있으며, 안타깝게 살려내지 못한 환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예전에는 종합병원 의사들은 진료시간이 짧아서 질문할 시간 조차 없다고 알고 있었지만, 엄마와 함께 병원을 다니면서 만난 의사들은 꽤 친절했고, 자세하게 설명도 해줬다. 그 중에 제일 친절하지 않은(말투때문인지 그렇게 느껴진) 선생님이 계셨으나, 다른 분들은 조절해주지 못하신 것을 금새 해결해주신적이 있다. 제일 불친절하신건 같은데, 제일 처방을 잘해주셔서 토를 달수가 없었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어쩌면 나의 건강을 맡기는 입장이다 보니 한없이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분들도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지 않을까? 한 예로 저자도 환자가 심장 발작을 일으켜 끝내 사망한 경우가 있었다.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는 않지만 의사를 위협하고, 수술중인 수술실로 난입하는 것은 좀 자제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수술후 지혈이 되지 않는 환자를 방치하고 퇴근해버린다거나 해서 문제가 되는 의사들에게는 당연히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또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는 저자가 트라이애슬론 '스프린트' 코스에 도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도로에서 발견한 전복된 미니밴을 발견했을 때이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뒤늦게 도착한 구급대원들에게 상태를 재빠르게 설명하고 뒤늦게 경기에 참여를 했다. 비록 꼴찌를 했지만, 사고현장의 가족들은 모두 살 수 있었다.

사람들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이라 매우 존경스럽고 의지가 된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다. 사실 작년에 엄마가 다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119 구급차는 출발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고령에 뇌졸증으로 입원했던 적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어느 기사에서 뇌에 관련된 경우에는 인력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을 본적이 있다. 엄마가 고령이시라 십분 이해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그렇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물론 의료 현장의 입장도 있겠지만,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도 의사들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을 조금만 더 이해해 주면 안될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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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선생님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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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리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에 마주했다.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한 선생님이 교실에서 자살을 한 사건이다. 참 마음이 아팠다. 교육자가 되고 싶었던 선생님이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런 안타까운 선택이 처음은 아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나온 곳은 우리집과 그다지 먼 곳은 아니었다. 바로 내 가까운 곳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정말 몰랐었다.

바로 어제까지 학교에서 함께 생활했던 이미아 선생님이 생을 마감했다. 그야말로 얼마전까지 칠판 앞에 서있던 선생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왜 선생님은 이런 힘든 선택을 하셨을까.

「알맞은 진실(소향)」에서는 이미아 선생님과 마지막에 만난 이학준 학생의 이야기다. 학교에서 찌질이 찐다 등으로 불뤼던 학주에게 유일하게 잘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담임 선생님이셨다. 학준을 괴롭히던 박은비와 전학원 송아름의 다툼 때문에 그들의 부모님께 시달림을 받으셨을 선생님. 선생님은 전날 학준에게 직접 반납해달라고 책을 건넨다. 그 속에서 선생님의 메모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듣지 않는 비밀에 관하여(신조하)」에서는 송아름의 변호사 강수빈의 이야기다. 아름이의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로펌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수빈. 그녀는 아름의 변호를 맡았다. 재판도 아니고 학폭위가 열리는 것뿐인데, 변호사를 대동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어쩌면 부모의 이런 재력과 지위를 이용해 아름은 안하무인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다행히(?) 아름은 처벌을 받지 않고 끝났지만, 이미아 선생님의 자살 사건으로 수빈은 자신의 세계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정이라는 감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실을 가둔다.(p.100)

「교문의 근조 화환(윤자영)」에서는 동료 교사를 잃은 선생님들의 이야기이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 지으려 한다. 어쩌면 이런 행동이 상처를 곪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잘못은 바로 잡아야 하는데 학부모도 교장도 자신의 입장을 앞세우다 보니 꽃다운 이시대의 청년을 잃은 것이 아닐까. 아직도 작년에 거리로 나와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열던 선생님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모두의 거짓말(정명섭)」에서는 유투버 강범준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게 되면 언론뿐 아니라 요즘은 유투버들도 달려드는 세상이다. 공정한 보도는 온데 간데 없어진다. 대규모 언론사들도 사건을 왜곡하는 판에 개인방송하는 이들이 과연 진실로 사건을 다룰수 있을까. 여과되지 않은 여론은 참으로 위험하다. 게다가 사건을 조작하려고 하는 검은 손들.. 그래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알리려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그들로 하여금 숨겨왔던 진실들이 세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학준의 이야기에서 유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아서 궁금했다. 그대로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시선만 달라졌을 뿐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유서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끝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막 작가는 "소설이기에 사건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정황상 선생님을 힘들게 한 인물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결코 누군가를 탓하고자 쓴 것이 아니기에 유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소설을 끝맺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어찌보면 선생님을 힘들게 한 인물들은 정해져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만 잘못일까. 사회를 이렇게 만든, 그리고 내 일이 아닌데라며 손을 놓고 있는 이들 우리 모두의 잘못일테다. 이 나라를 짊어질 아이들을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모두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들일 것이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진실에 눈감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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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 - 서울 안의 또 다른 도시, 용산을 여행하는 일곱 가지 방법
김홍렬 지음 / 아임스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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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곳을 여행 다니지만, 불현듯 자신의 사는 곳에 대해서는 별로 잘 아는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용산'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꽤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호적이 있을 시절.. 지금도 본적지가 있던가. 예전 내 본적지는 '용산구 한남동'이었고, 외갓댁이 바로 '이촌동'이었다. 그런데도 용산이 낯선 이유는 내가 태어난 곳이 아니라 본적지는 아버지의 본적지로 입적되는 것이었고, 외갓댁이라고 하기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전에 돌아가셔서, 그야말로 외삼촌댁이라 어린 시절 자주 갔던 곳이었다. 지금도 드문드문 가게 되는 곳이라 낯설지는 않지만, 한편으론 또 낯설기도 한 곳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용산 미군기지에 얽힌 역사 이야기가 있었다. 용산은 일본과 청나라 등 외국 침랸군의 주둔지였고, 광복 후에는 미군기지로 사용되면서 밟을 수 없는 금기의 땅이었다고 한다. 2003년 용산기지가 평택 이전이 결정되었고, 2020년에 부분적으로 개방되었고, 2022년에는 대통령실이 이전했고, 계속해서 용산은 변화하고 있었다. 어릴때 인연이 있었고, 한때는 근처가 나의 주 생활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용산에 대해서 정말로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도 있고, 전혀 몰랐던 새로운 것도 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것은 "효창공원"이다. 효창 공원내 백범김구 기념관이다. 딸아이가 어릴적 데려갔던 곳인데, 당시는 용산은 생각도 못했었다. 효장공원은 정조의 아드님인 문효세자가 잠들어 있던 곳인데, 원래 그 이름은 "효창원"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 당시 문효세자는 서삼릉으로 강제 이장되었고, 이름도 그들에 의해 효창공원으로 격하되었다고 했다. 다시 이름을 효창원으로 바꾸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기념관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효창원으로 부르신다고 했던 것이 당시 들었던 설명이다. 지금 이 곳에는 백범 김구 선생님 외에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기도 한 곳이다. 이제 생각해보면 과거부터 많은 아픔이 있기도 한 곳이 아니던가. 그만큼 서울의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곳을 날씨가 화창한 날 산책하며 내 어린시절의 추억도 함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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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7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7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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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도화랑의 도깨비 식당^^ 이번엔 어떤 사연이 있을가. 그런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실제 사연이 소개되었다. 4,268개의 접수된 사연 중 한개가 선택되었다. 이 어린이는 엄청 기쁠 것 같다.

이번에 등장하는 메뉴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맛, 꼬리를 잡는 맛, 부러우면 지는 맛, 트로트를 잘 부르는 맛이다. 이번에 내가 가장 궁금한 맛은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맛"이다. 신선한 과일로 만든 과일꼬치.. 흡사, 탕후르와 비슷해 보이지만 "도깨비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라면 달라도 많이 다르지. 이 음식을 먹고 친구의 눈을 바라보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연수는 정말로 친구 미연이랑 세린이의 마음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단짝 같은 미연이의 마음이나, 친해지고 싶은 세린이의 마음을 듣고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자신이 싫어진 것은 아닌지 속이 상했다. 과일꼬치를 괜히 먹었나 싶은 생각까지 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의 진심을 전해 듣고 마음이 놓였다.

"누군가의 마음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단다. 네 마음의 소리가 들리게 되는 순간, 더는 친구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거야."(p.30)

타인의 의도를 몰라서 나름 고민을 많이 했던 적이 있을테다. 그래서 오해가 생긴 경우도 많은 것이다. 어찌보면 용기내서 말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지레짐작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건인지. 도화랑의 말처럼 자신을 먼저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것같다. 자신감이 없으면 타인의 좋은 뜻도 곡해하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말미에 조금씩 드러나는 도화랑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고, 실제 사연은 어떤 것일까 기대가 된다. 4가지 이야기가 아이들의 사연으로 채워지면 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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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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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를 만나고 돌아온 미카엘. 벌써 7일이 지났고,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많았던 신후보생들은 이제 12명으로 줄었다. 우승을 하게 된 후보생은 '엘리시온 대로'에 오르게 되며, 탈락생들은 아에덴 섬의 주민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또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이번엔 미카엘의 연인인 마타하리가 희생된다. 드디어 살신자의 정체가 드러나고,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어쩌면 미카엘이 우승하기를 바랬기는 했지만, 승리는 라울에게 돌아갔다.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던 미카엘은 재경기를 요구했고, 다시 경기가 진행되어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미카엘은 이성을 잃고 동료를 살해한다. 신들은 미카엘의 죄를 물어 그를 18호 지구로 내려보내는 형벌을 가하게 된다.

18호 지구에서는 '가브리엔 아스콜랭'이라는 소설가이다. 그 곳에서 돌고래족인 델핀을 만나고, 아에덴 섬의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 신들의 왕국 >이라는 소설을 쓰기로 한다. 미카엘은 살신자의 누명을 쓰고 먼저 추방된 프루동을 만나서, 반복되는 결승전 게임에서 이길 수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프루동을 피해 델핀과 제 2의 고요한 섬으로 탈출을 감행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려던 찰나 다시 신들로부터 부름을 받고 아에덴으로 돌아온다. 이제 더이상 신후보생을 받지 않는다는 지침아래 아에덴은 난장판이 되어 버렸고, 제우스의 집 너머의 산꼭대기의 궁긍의 신을 만나 이 상황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여정을 떠나게 된다. 과연 미카엘 일행은 아에덴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처음 읽을 당시만 해도, 한 작가의 책을 집요하게 읽는다거나 시리즈로 형성된 책을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시 읽는 동안에는 자꾸만 언급되는 미카엘의 신후보생 이전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한동안 베르나르의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이쯤되면 < 타나토노트 >나 < 천사들의 제국 >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이 소설의 마지막 결말 부분은 예나 지금이나 다소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인것 같다. 인간의 세계에 추락했다가, 다시 불러들여지는 과정이 꽤 흥미롭지만, 결말은 어째, '재밌게 보던 드라마의 결말이 나중에 알고보니 꿈이더라'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힘이 빠지긴 한다. 어쩌면 내가 작가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재독으로 새로운 재미를 느낄수 있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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