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생님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우리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에 마주했다.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한 선생님이 교실에서 자살을 한 사건이다. 참 마음이 아팠다. 교육자가 되고 싶었던 선생님이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런 안타까운 선택이 처음은 아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나온 곳은 우리집과 그다지 먼 곳은 아니었다. 바로 내 가까운 곳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정말 몰랐었다.

바로 어제까지 학교에서 함께 생활했던 이미아 선생님이 생을 마감했다. 그야말로 얼마전까지 칠판 앞에 서있던 선생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왜 선생님은 이런 힘든 선택을 하셨을까.

「알맞은 진실(소향)」에서는 이미아 선생님과 마지막에 만난 이학준 학생의 이야기다. 학교에서 찌질이 찐다 등으로 불뤼던 학주에게 유일하게 잘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담임 선생님이셨다. 학준을 괴롭히던 박은비와 전학원 송아름의 다툼 때문에 그들의 부모님께 시달림을 받으셨을 선생님. 선생님은 전날 학준에게 직접 반납해달라고 책을 건넨다. 그 속에서 선생님의 메모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듣지 않는 비밀에 관하여(신조하)」에서는 송아름의 변호사 강수빈의 이야기다. 아름이의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로펌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수빈. 그녀는 아름의 변호를 맡았다. 재판도 아니고 학폭위가 열리는 것뿐인데, 변호사를 대동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어쩌면 부모의 이런 재력과 지위를 이용해 아름은 안하무인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다행히(?) 아름은 처벌을 받지 않고 끝났지만, 이미아 선생님의 자살 사건으로 수빈은 자신의 세계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정이라는 감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실을 가둔다.(p.100)

「교문의 근조 화환(윤자영)」에서는 동료 교사를 잃은 선생님들의 이야기이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 지으려 한다. 어쩌면 이런 행동이 상처를 곪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잘못은 바로 잡아야 하는데 학부모도 교장도 자신의 입장을 앞세우다 보니 꽃다운 이시대의 청년을 잃은 것이 아닐까. 아직도 작년에 거리로 나와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열던 선생님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모두의 거짓말(정명섭)」에서는 유투버 강범준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게 되면 언론뿐 아니라 요즘은 유투버들도 달려드는 세상이다. 공정한 보도는 온데 간데 없어진다. 대규모 언론사들도 사건을 왜곡하는 판에 개인방송하는 이들이 과연 진실로 사건을 다룰수 있을까. 여과되지 않은 여론은 참으로 위험하다. 게다가 사건을 조작하려고 하는 검은 손들.. 그래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알리려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그들로 하여금 숨겨왔던 진실들이 세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학준의 이야기에서 유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아서 궁금했다. 그대로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시선만 달라졌을 뿐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유서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끝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막 작가는 "소설이기에 사건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정황상 선생님을 힘들게 한 인물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결코 누군가를 탓하고자 쓴 것이 아니기에 유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소설을 끝맺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어찌보면 선생님을 힘들게 한 인물들은 정해져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만 잘못일까. 사회를 이렇게 만든, 그리고 내 일이 아닌데라며 손을 놓고 있는 이들 우리 모두의 잘못일테다. 이 나라를 짊어질 아이들을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모두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들일 것이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진실에 눈감지 않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