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바캉스』 누구나 원하는 휴가

식당 바캉스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창작가 고유의 색깔과 자유를 보장하고 독자에게 다채로운 예술의 감동을 주며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번째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탔다. 저자가 지치고 힘들 때 엄마에게 달려가 바캉스를 보낸 작가의 힐링을 그림책으로 옮겨 담은 것 같다.

‘바캉스’란 원래의 뜻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이름난 휴가지나 해수욕장을 찾아 그럴듯하게 즐기고 오는 휴가’를 의미한다. 그런데 ‘식당으로 바캉스를?’ 이 그림책이 의문을 갖게 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회사원에게 어느 날, 사장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휴가 티켓을 받게 된다. 식당 바탕스 패키지다.

‘시원한 온천, 고소한 공연, 든든한 쇼핑, 달달한 꿀잠’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떠나고 싶은 바캉스다.

따끈한 붕어빵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골짜기를 따라간 곳.

식당 바캉스 팻말이 보인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피곤을 풀고,

신선하고 영양 있는 비빔밥을 먹는다.

고소한 김밥 침대와 바삭바삭한 돈가스 소파 구경도 하고

맛있는 짜장면에 배를 채우고 오무라이스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꿈나라로.

바캉스 코스를 따라가면 피곤한 회사원의 피로가 절로 풀릴 것 같다. 일상의 편안함이 진정한 행복임을 말하는 것 같다. 일상 속에서 접하는 소박한 것들이 내게 위로를 줌을 알게 한다. 나에게도 이런 바캉스 티켓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림책에 함께 담긴 ‘식당 바캉스 여행지도’는 그림책의 내용을 한 눈에 보게 한다. ‘이 지도를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에 잠기며 그림책을 덮는다.

『꿈꾸시락』 꿈 도시락

꿈꾸시락 ㅣ 웅진 당신의 그림책 8
명수정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6월

처음 그림책의 제목을 보면서 추측을 했다.

‘꿈을 꾸시라.’는 뜻일까?

표지의 그림을 보아도 짐작이 되지 않는다.

제목이 주는 느낌도 예쁘고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가득한 표지도 너무 따뜻하지만 ‘어떤 내용이 담겼기에?’ 궁금증을 더하는 그림책이다. ‘꿈’을 소재로 작품을 펼쳐나간다는 명수정 작가의 그림책이라 기대가 된다.

웅크리고 있는 아이.

‘여기는 어디일까?’

‘무슨 생각을 할까?’

기지개를 켜는 아이는 이제 바다를 건너려 한다.

‘아 분홍 동그라미들이 바다의 물들이었네. 그런데 바다를 왜 분홍색으로?’

점심때가 되어 아이는 도시락을 꺼낸다.

꿈꾸는 도시락이다.

‘아 그래서 제목이 꿈꾸시락이구나! 꿈 도시락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꿈 도시락은 모두 분홍으로 가득 차 있다.

갈대로 꿈 틀을 만들어

호박 마차 말이 꾸는 향긋한 꿈 하나.

거위의 친구가 꾸는 점박이 꿈 세 알.

꿈까지 두 개.

늑대가 꾸는 고소하고 짭조름한 꿈 약간.

과자 숲에 사는 새의 달콤한 꿈도 한 손 가득.

산이 꾸는 꿈은 찰랑찰랑 넘치지 않게.

바다가 꾸는 한 겨울 밤의 꿈도 솔솔.

아이의 마음속에 담겨있는 꿈과 관련된 모든 생각과 마음을 모아

꿈 도시락을 만드는가 보다.

‘다양한 꿈들이 만든 도시락의 맛은 어떨까?’

‘이 아이가 만든 도시락을 혼자서만 먹었을까? 아님 나눠 먹었을까?’

‘이 도시락을 선물 받고 싶다. 만약 나라면 어떤 꿈 재료들을 넣을까?’

‘나라면 어떤 색의 꿈 도시락을 만들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덮게 된다.

그림책 맨 뒤 작가가 이 그림책을 만든 생각을 읽고 나니, 그림들의 의미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나도 작가처럼 아름다운 마음과 생각을 담은 꿈 도시락을 만들어 볼까?’

『눈을 지켜주는 눈 신령님』 눈 건강 지키는 주문

눈을 지켜 주는 눈신령님 ㅣ 좋은 습관 기르기 5
요시무라 아키코 지음, 고향옥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7월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

“눈이 보배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런 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못한다.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아이의 눈 건강이 걱정이 된다. 시간을 정해 놓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지만 틈만 생기면 스마트폰에 눈길을 돌린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눈을 손상시키는 아이들에게 눈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싶어 읽게 된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미운오리새끼’ 출판사의 ‘좋은 습관 기르기’ 다섯 번째 책이다.

표지 그림을 보면 눈동자에 이 그림책에는 등장하는 눈 신령님이 자신의 눈을 가리키고 있다. 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텔레비전과 게임에 푹 빠져있는 아이를 쳐다보며 마음씨 좋은 눈 신령님은 안절부절 못한다. 눈 신령님이 선택한 방법은 어른의 잔소리보다 스스로 선택하게 하기

산신령님이 선택한 방법은 눈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눈이 뻑뻑하고 아파 운다.

산신령님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보통 때와 먼 곳을 볼 때, 가까운 곳과 화면을 보고 있을 때의 눈의 모습을 그림을 보여주며 눈 체조방법도 알려준다.

눈이 편안해지니 그림책을 본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눈에 해로운 행동을 하면 산신령님이 아이의 행동을 보고 있다고 잘못된 점을 말하며 눈을 보호하는 방법을 3가지 알려준다. 나쁜 버릇을 고쳐주려고 하면 부모의 말이 잔소리로 들리고 오히려 서로의 감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산신령님처럼 눈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눈이 보호되는지 그림을 제시하며 설명해주면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이라는 것을 아이도 알고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 그림책의 뒷면지에는 이 책에서 소개되었던 눈을 보호하는 3가지 방법을 그림으로 정리해 두었다. 아이와 함께 이 그림을 따라 그리고 정리하여 벽에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북극곰 살아남다』 북극곰의 삶의 현장

북극곰 살아남다 ㅣ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4
캔디스 플레밍 지음, 에릭 로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7월

기후위기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르면 2030년대에는 북극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기사 속 얼음조각에 의지한 북극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기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북극의 4월은 얼어붙은 세상이 깨어나려 기지개를 켠다.

눈 더미 속에서 엄마 북극곰의 검정 코가 쑥 나온다.

다섯 달 만에 첨으로 세상을 본다.

먹지도 않고 절대 벗어나지도 않고 몸에 저장된 지방층만으로 버텨낸 북극곰은 아기 곰 두 마리를 낳고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켰다.

이제는 얼음이 있는 서식지로 돌아가 사냥하고 먹고 살아남아야 한다.

위해 엄마 곰은 계획을 세운다.

본능적인 것일 것이다.

안전하게 서식지로 돌아가기

바깥에 익숙해지게 하려고 며칠 동안 새끼들을 데리고 바다를 탐색한다.

레슬링도 하고 장난도 치며 근육을 단련시킨다.

자식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제 때가 되어 서식지로 출발한다.

엄마 곰은 길을 훤히 알고 있지만, 아기 곰에게는 낯선 길이다.

늑대들이 공격하면 엄마 곰이 으르렁 거리고,

6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서식지 허드슨 만으로 돌아온다.

자식과 함께 살아가려는 엄마의 의지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엄마가 행동이 변한다. 먹이를 찾기 위해.

그런 모습을 아기 곰들은 쳐다본다.

자연스레 엄마를 통해 사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러나 북극의 봄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예년보다 더 빠르게 여름이 오는 것 같다.

얼음이 녹아 바다를 헤엄쳐 다른 얼음으로 옮겨가야 한다.

엄마 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어린 곰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너가야 한다.

추워 와들와들 떨고 있는 아기 곰들은 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잠든다.

자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모습에 모정이 느껴진다.

가을이 오면, 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북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몸에 지방을 쌓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엄마의 마음은 무겁다.

배고프다는 아기 곰들을 위해 해조를 갉아 먹는다.

빙하가 녹자 북극곰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24시간 내내 어둠이 깔리는 겨울이 왔다.

이 첫 겨울에, 아기들은 엄마 곰과 함께 지내며,

더 많이 사냥하고,

젖은 덜 먹으면서,

몸집은 커지고 힘이 세질 것이다.

봄이 다시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두 번째 겨울이 오면,

아기들은 엄마에게서 떨어지게 될 것이다.

아기 곰들은 자라서 엄마와 아빠가 되면,

엄마에게서 배운 대로 새끼를 키울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자연히 배우게 될 것이다.

이 그림책의 뒷부분에는 엄마 북극곰의 모습과 설명을 담고 있다.

북극곰의 생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아울러 ‘얼음에 관한 것’, ‘북극곰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은 북극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보충해 준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점점 살아가기 힘든 북극곰의 이야기가 ‘그래서 이 그림책의 제목을 『북극곰 살아남다』라고 했구나.’ 알게 된다.

이 그림책을 위해 북극곰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고 행동에 옮기기로 약속하였다. 너무 사소한 일이라도 시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자전적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베르나르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읽고 있다.

이번에는 베르나르의 삶이 담긴 책이다.

다섯살 무렵부터 오늘날 예순까지 저자의 삶의 모습을 스물 두 장으로 나누어 성장 속 모험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특이한 점은 스물 주 장의 타로가 매 장마다 자신의 삶의 모습과 연관되어 제시되고 있다. 첫장 ‘바보’를 읽으면서 ‘왜 첫장에 숫자 없는, 0이 되기도 22가 되기도 하는 카드를 제시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모험이 끝나면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삶은 모험이고 도전이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과 철학이 확고해지고,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글쓰기가 생계의 수단을 넘어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하다.’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위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료를 수집하며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엄격하게 시간을 정하여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서 저자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기억하며 스쳐지나간 인연을 소설 속 등장인물로 연결지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내 인생도 되돌아보면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을텐데 그것을 글로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의 소중함도 확인하게 된다.

‘현실에서 만나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세계는 특이한 사람들로 가득하기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독창적인 인물로 빚어내 이야기에 등장시켜야겠다고 일곱살에 생각했다니 어릴적부터 저자는 작가밖에 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기억이다.’(468)

예순살의 저자가 한 말이다. 모든 기억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는 저자는 자신의 수많은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이라 말한다. 자신과 대화하고, 독자와 대화하며 삶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베르나르를 알게 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저자도 이 책을 쓰면서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얼마전 출간된 저자의 서른번째 소설 『꿀벌의 예언 1,2』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