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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평점 :
베르나르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읽고 있다.
이번에는 베르나르의 삶이 담긴 책이다.
다섯살 무렵부터 오늘날 예순까지 저자의 삶의 모습을 스물 두 장으로 나누어 성장 속 모험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특이한 점은 스물 주 장의 타로가 매 장마다 자신의 삶의 모습과 연관되어 제시되고 있다. 첫장 ‘바보’를 읽으면서 ‘왜 첫장에 숫자 없는, 0이 되기도 22가 되기도 하는 카드를 제시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모험이 끝나면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삶은 모험이고 도전이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과 철학이 확고해지고,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글쓰기가 생계의 수단을 넘어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하다.’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위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료를 수집하며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엄격하게 시간을 정하여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서 저자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기억하며 스쳐지나간 인연을 소설 속 등장인물로 연결지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내 인생도 되돌아보면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을텐데 그것을 글로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의 소중함도 확인하게 된다.
‘현실에서 만나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세계는 특이한 사람들로 가득하기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독창적인 인물로 빚어내 이야기에 등장시켜야겠다고 일곱살에 생각했다니 어릴적부터 저자는 작가밖에 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기억이다.’(468)
예순살의 저자가 한 말이다. 모든 기억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는 저자는 자신의 수많은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이라 말한다. 자신과 대화하고, 독자와 대화하며 삶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베르나르를 알게 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저자도 이 책을 쓰면서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얼마전 출간된 저자의 서른번째 소설 『꿀벌의 예언 1,2』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