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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복 割腹 - 거짓을 가르고 진심을 드러내다 ㅣ 문화와 역사를 담다 46
노성환 지음 / 민속원 / 2022년 11월
평점 :
나무위키에서 할복을 찾으면 할복은 일본 고유 문화라는 말과 함께 일본의 할복에 대해 길게 설명을 한다. 신문 칼럼에서도 기자들은 할복이 일본의 문화라고 서술을 한다. 하지만 노성환은 할복은 중국, 한국, 일본의 문화이며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할복은 일본 고유의 것라는 생각이 오해라는 것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중국에서 누가 할복한 이야기를 듣고선 칭송을 했지만 일본에서 누가 할복한 이야기를 듣고선 폄훼했다. 일본을 왜국이라고 업신여기고 중국을 대국이라고 숭상하는 인식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
할복의 이유가 다양한 것도 재밌었는데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할복을 하기도 했고, 순결을 지키고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서 할복을 하기도 했다. 사무라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할복을 하기도 했으며 칼을 배에서 한 쪽으로만 긋느냐, 열십자로 긋느냐에 따라 할복의 의미도 달라졌다. 심지어 말로만 할복을 할 뿐 실제로는 시행하지 않는 할복도 있었고, 할복을 한 뒤 항의의 표시로 내장을 꺼내서 던진 이도 있었다. 할복의 이유와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할복이 가지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리라.
할복을 했다고 해서 사람이 금방 죽지는 않는다. 고통만 오랫동안 느낄 뿐이기에 할복한 이의 목을 칼로 치는 카이샤쿠라는 이가 있었다. 미시마 유키오가 할복을 해서 죽었다고 세간에 알려져 있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배에 난 자상은 8센치미터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시마 유키오 옆에서 카이샤쿠가 미시마의 목을 내리쳐서 미시마는 죽었는데 다만 이때 카이샤쿠가 칼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미시마의 목을 세 번 내리쳤다고 한다. 매우 고통스럽게 미시마 유키오는 죽었던 것이다.
할복이 죽음의 한 방법이라고 하면 매우 비효율적인데 왜 사람들은 할복을 했나. 옛사람들한테는 뱃속에 진심이 있다는 사고방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관념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속이 검다, 배짱이 있다, 흉금을 터놓다, 심보가 못 됐다, 담이 크다. 라는 관용어로 남아 있다고 한다.
저자가 중언부언하는 것이나 책에 오탈자가 많은 건 아쉽지만 흥미롭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