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Escape
Far Out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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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발레의 <Escape>. 모든 곡이 다 좋지만 8번 곡 ‘Lost in Tokyo Subway’ 가 흥미롭다. 다른 트랙에서 마르코스 발레는 노래를 부르는데 이 곡에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아마 마르코스 발레는 키보드를 쳤을 것 같은데 말(노래)이 없고 템포가 빠르며 흥겨운 이 곡은 제목처럼 도쿄 전철에서 길을 잃은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길 잃어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빨리 목적지를 찾고 빨리 일행을 찾아야 하니 급한 마음에 템포가 빨라질 텐데, 도쿄의 이국적인 풍경은 재밌으니 흥겨운 게 아니겠는가.

작년에 마르코스 발레는 한국에서 멋진 공연을 했는데 그때의 일을 곡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제목은 무엇이고 멜로디와 연주 스타일은 어떠할지 그 모든 것이 당시의 감정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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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맥스 커틀러.케빈 콘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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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는 사이비 종교 교주들이 어떻게 유년 시절을 보냈고 어떻게 악행을 저질렀는지 서술하고 있지만 내가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교주의 추종자들이 교주를 왜 도왔는지였다. 아무리 사이비 종교 교주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추종자가 없이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누구는 추종자가 되고 또 누구는 추종자가 되지 않는데 왜 그런가. 추종자는 왜 추종자가 되었나.


<컬트>에서 추종자들의 이야기는 챕터마다 조금씩 언급될 뿐이었는데 공통적으로 추종자들은 외롭고 불안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기댈 곳을 찾고 있었고 교주는 위로하는 척 공허한 마음에 자리 잡았다. 예언을 하고 기적을 보여주는 것이 이들의 마음을 뺏는 시작이었다. 그 예언은 의도된 것이기도 했고 (교주가 피해자에 대해 미리 조사를 했다.)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이기도 했다. 추종자들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교주가 알아맞추고 고민이 해결되자 교주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재산과 몸을 바치면서 교주의 범죄에 동참하기에 이르렀으니 추종자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추종자들의 공허함, 외로움, 불안, 슬픔, 분노에 사회가 귀를 기울였더라면 추종자들이 사이비 종교 교주에게 기대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사이비 종교 교주들한테서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범죄들을 이상한 놈이 일으킨 이상한 짓으로 결론 내면 안 될 것이다. 이 범죄의 기저에는 사이비 종교 교주의 끔찍했던 유년시절과, 추종자들의 공허함, 외로움, 불안, 슬픔, 분노가 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아들에게 무관심한 것을 보라. 돈에 집착하게 만든 가난을 보라. 그것들은 시대의 형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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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arah Vaughan - Live At Laren Jazz Festival 1975 [디지팩]
사라 본 (Sarah Vaughan) 노래 / FONDAMENTA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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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본의 <Live At Laren Jazz Festival 1975:The Lost Recordings> 에는 사라 본의 매력이 다 들어 있다. 풍부한 성량, 깊은 목소리, 감각적인 스캣인데, 특히 스캣이 절묘하다. 10번 트랙 ‘Sarah’s Blues‘ 는 칼 슈뢰더의 피아노가 등장하고, 좀 있다 밥 마그누손의 베이스가 등장한다. 이어서 사라 본은 가사를 부르지 않고 스캣을 한다. 일부러 의미 없는 말을 해서 관객이 선율에 더 집중하게 한다는 스캣은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기능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이다. 사라 본의 스캣이 끝나면 지미 콥의 드럼이 길게 솔로 연주를 하고, 다시 피아노, 베이스, 드럼, 보컬이 어우러져서 절정에 오르자 연주는 끝난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좋아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 앨범의 연주가 다 좋지만 특히 10번 트랙은 정말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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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onny Hathaway - Everything Is Everything [Remastered] - Atlantic R&B Best Collection 1000
도니 헤더웨이 (Donny Hathaway) 노래 / Atlantic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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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재킷에 아이가 등장하면 아이의 표정, 아이의 시선, 손과 발의 움직임에 눈이 간다.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

카운트 베이시는 아이들에게 LP판을 틀어주며 재즈란 무엇이고 비틀즈란 무엇이라고, 자애로운 할아버지처럼 알려 주는 것 같고, 도니 헤서웨이는 음악은 이렇게 몸으로 느끼는 거야. 라며 같이 손 잡고 춤을 추며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용돈인가. 용돈도 좋지만 최고의 선물은 음악을 즐기는 법을 알려 주는 것일 것 같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도구이고 음악은 인간을 위로하는 최고의 약이며 음악은 영원한 친구이고 음악은 넓은 세상으로 이끄는 길이니 말이다. 어떤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좋은 음악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큰 선물을 받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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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op Drawer
Concord / 198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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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것의 목록을 나열해보자. 카푸치노의 크림, 솜사탕, 아기의 볼,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밀어... 그 목록에 멜 토메의 노래를 추가해야할 것이다.


멜 토메는 조지 시어링과 많은 앨범을 만들었다. 콩코드 레코드사에서 6개를 만들었나. 8개를 만들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그 모두가 명반, 명연주로 알려져 있다. 조지 시어링의 부드러운 피아노와, 그 보다 더 부드러운, 멜 토메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평소의 익숙한 사물들도 동글동글하게 곱게 뻣뻣하지 않게 느껴진다. 멜 토메의 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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