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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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 쫓겨 지치다 보면,,,
쉽고, 재미있고,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책을 찾게 마련이다.
거기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롭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음,, 쥐라기 공원,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흥미진진한 묘사와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한 소설,,,은 영화 쪽에서도 탐을 내기 마련인데,,,
영화판에서 흥행 보증 수표라 할 만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가,,,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야만 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아이 엠 넘버 포>,,, 역쉬! 첫 페이지부터 눈을 뗄 수가 없고나~

<아이 엠 넘버 포>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I AM NUMBER FOUR  피타커스 로어 / 세계사

"로리언에서 온 아홉 명의 가드는 당신들처럼 생겼고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로리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지구의 어떤 생명체보다도 강하고 빠르다. 당신들이 상상하는 슈퍼히어로다. 이들은 대여섯 살에 지구로 왔다. 뿔뿔이 흩어져 능력을 키운 다음 뭉쳐야 했다. 그러고 나서 놈들과 싸워야 했다. 자신들의 목숨과 행성의 운명을 걸머진 채,,,  자신들의 마음을 열어 보일 사람들, 운명으로 엮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놈들(모가도어인)이 이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넘버 원은 말레이시아에서, 넘버 투 영국에서, 넘버 쓰리는 케냐에서 발각됐다. 그리고 모두 죽었다. 이 책은 넘버 포의 이야기다. 다음 차례는 그다.,,”
 

모가도어 행성인들에게 파괴된 행성 로리언,,,
파괴 직전 9명의 아이의 레거시(초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가드)와   레거시가 없는 9명의 조력자 세판(가드의 능력을 이끌어내도록 돕는)이 지구로 탈출하게 된다.

이야기는 모가도어인에 의해 케냐에서 죽음을 당하는 넘버 쓰리의 이야기로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내가 소설을 읽고 있는지 영화를 보고 있는지,,, 화면이 내 상상 속에서 진행될 정도로 숨 가쁜 추격전이 펼쳐진다. 세 아이가 죽고 이제는 자신의 차례인 주인공 넘버 포,,,

정체가 들킬만 하면 이사를 다녀야 했던 넘버 포,, 넘버 쓰리의 죽음과 함께 플로리다 주 오하이오 주로 세판인 헨리와 이주하면서 존 스미스라는 흔한 이름으로 위장하고 평범한 고교 생활을 보내려고 한다. 이곳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사랑을 속삭일 여자친구가 생기게 되지만,,, 자꾸만 포위망을 좁혀오는 모가도어인들,,, 위기가 시작된다.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물이자 SF 소설, 그리고 빠른 전개는 독자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여섯 권의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라는데,,, 다음 시리즈는 언제쯤,,, ^^;;; 뭐,, 중간 중간 어데서 본 듯한 장면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기차보다 빠른 슈퍼맨의 모습도, 미드 시리즈 히어로즈나 판타스틱4, 엑스맨의 초능력자들,,, 불을 뿜는 파이어, 원소를 관장하는 스톰의 모습도, 자유자재로 모습을 변신시키거나 투명인간화 되는 미스틱의 초능력,, 그리고,,,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죽음을 부르는 자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요소들로 조금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뭐,, 우리가 열광하는 것은 초능력, 슈퍼 히어로인 것이지,,, 하하,,,
 

영화 메인 포스터도 공개됐던데,,,,
넘버 포 역을 맡은 배우 알렉스 페티퍼,,,
완벽한 마스크와 조각 몸매, 신인답지 않은 원숙한 연기력으로
슈퍼 히어로의 이미지를 뿜어내고 있단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스타라는데,,,
음,,, 2011년 우리의 짐승남으로 등극하는 겝니까! 하하,,,
2011년 2월 24일 개봉이라는데,,, 우훗~~~ 보러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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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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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 히가시노 게이고 / 서울문화사



 

 “제가 가진 최대의 창조력을 구사하였습니다. 당신의 상상력을 뛰어넘었는지요?”  

- 히가시노 게이고

3년 반,,, 일본 미스터리 제왕이 3년 반이란 기간 동안
<플래티나 데이터>를 독자에게 선 보이기 위해 3년 반 동안 집필에 전념했다.
추리소설 분야에선 그야말로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이기에,
20년 동안 35작품이란 많은 작품을 내 놓은 다작의 왕이기에,,,
하지만,, 그 많은 작품마다 쏟아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상상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많은 작품을 내 놓았음에도 불고하고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동시에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 역시 탐을 내는
그의 신작의 주제는 DNA를 바탕으로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최첨단 과학수사!

 <플래티나 데이터>의 시작은 시부야 변두리 러브호텔에서 일어난  

전환기(전기환각기의 줄임말) 살인사건,,,
시작된다.
살인사건 수사를 위해 출동한 경시청 감식반 아사마 레이지 반장,
하지만 사건의 수사는 비밀업무로 지시,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범인의 체모는
경찰청 특수해석연구소로 비밀리 배달된다.

p14 아사마 반장: “특수해석연구소라,,,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시가 다카시 소장: “말 그대로입니다. 특수한 해석을 하는 연구를 하고 있지요.”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쾌락을 탐닉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전기환각기하며,
정맥인증시스템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정체모를 특수해석연구소라니,,,
정체모를 특수해석연구소는 DNA 프로파일링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범죄 방지를 위해 국민의 DNA 정보 등록화를 본격화해  

국가가 개인의 DNA 관리를 현실화 시키려는 기관으로
현재 국회의 법안 통과를 기다리며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이 기관의 소장 시가 다카시,
그 밑에서 이 프로그램을 전체 운영하고 있는 주임해석연구원이 가구라 류헤이.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구라 류헤이는 국가가 국민의 DNA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범죄 방지를 위해선 당연시 돼야한다는 주의다. 국민 역시 싫든 좋든 동의하게 될 것이란,,, 

 말을 내뱉으며
국민을 인간으로 대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데이터로,
 그리고 유전자야말로 인생을 결정짓는 프로그램이란 지론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p41 "국가가 개인의 DAN 정보를 관리한다는 문제를 국민이 용서할리 없어.”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고요? 이보세요, 아사마 반장님.   

        국민이 뭘 어쩔 수 있다는 겁니까? 
      
 데모를 하건 연설을 하건 정치가들은 자기들이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을  

        척척 통과시키는데요. 
      
 지금까지 줄곧 그렇게 해오지 않았습니까? 국민의 반대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 
      
 국민들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법안을 통과시키다니 용서할 수 없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초기뿐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상황이 익숙해지지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최종적으로는 DAN를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될 거에요.”


국가가 국민의 DNA를 관리하는 것을 국민들이 좌시하진 않을 것이라 여기는 아사마 반장,
감세 혜택, 강력 범죄 해결률 증가 등을 통한다면 쉽게 동의할 것이라 여기는 가구라

어쩜,,, 우리의 현실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심적으로는 아사마 반장 의견에 동의하지만,,,
왜!!! 현실적으론 가구라의 얘기처럼 돼 갈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인지,,,
얼마 전 읽었던 이사카 코타로 소설 <골든 슬럼버> 속 등장하는 '시큐리티 포트' 역시,,,
무차별 살인마에 겁먹은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치안개선용 기계였다.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로 논란이 됐지만 범죄 방지에 효과를 드러내니
카메라가 거리 곳곳에 설치되고 휴대전화나 PHS 발신자 정보 기록은 물론,,,
모든 시민이 시큐리티 포트를 통해 주시(감시) 당하게 된다는 사실,,,
뭐,,, 일례로,,, 우리 역시 CCTV 설치 문제에 대해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로 논란이 되곤 있지만,,,
범죄예방차원이란 문제에서 수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그리고 또 한 가지,,, 국민의 반대 따윈 아무 소용없이 자기들이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은
척척 통과시키는 정치가들,,,
거대한 조직과 권력이 관철시키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국민의 반대는
그닥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소설 속 얘기가,,, 
 

참,,, 왜 이리 가슴을 깊게 파고드는지 말이다.... = =;;;
(여기서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소설 속에서 국민들에겐 DNA 정보를 제공하라면서 
 정치가와 고급 관료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  

나쁜 눔들,,,으드득!!!)

 p493 "어느 세상이건 신분은 존재해. 인간이 평등한 사회는 있을 수 없어.”

저자는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정곡으로 찌르고 있다.
이렇게라도 배배 꼬고 있다고 생각하니,,,좀 후련한데? 남의 나라 일이겠지만? 하하 = =;;;
진정 남의 나라 일이기만 할까? 그럴까?


하지만 21세기 첨단 과학 수사 장치도 완벽할 순 없는 법,,,
NF13(Not Found), DNA 검사로도 밝혀지지 않는 그룹이 생겨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정신질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을 찾아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천재 수학자 다테시나 남매를 만나게 되고
그 속에서 이들을 치료하는 미나카미 요지로 교수와...
또,,, 어린 시절 컴퓨터가 만든 위작과 자신의 작품을 구분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도예가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하고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가구라 류헤이 역시 이 교수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 속에서 수수께끼 인물인 ‘류’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류에 대해 잠깐 소개하자면,,, 류는 ‘손을 그리는 예술가(?)’
그리고 그가 꿈꾸는 세상은?

p201 "그의(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나라예요. 차별도 없고,  

          전쟁도 없고, 범죄도 없는 나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힘을 합쳐 살아가는 나라.
        
그곳에는 문명의 이기가 없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지혜가 있다고 얘기했어요.“”

더 얘기하고 싶지만,,, 음,,, 이 이상 밝혀지면,,, 소설 읽는 재미가 없어지기에,,,
이제 줄거리는 그만!!!

국민들 위에서 절대 권력을 쥐려는 국가,,,
겉으로 드러나 있진 않지만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는 계급이 만들어 낸 불평등,
인간의 나약한 마음보다는 데이터화를 통해 완벽을 추구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진리라 믿는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소설 <플래티나 데이터>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매력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다보면 범인이 누굴까, 어떤 트릭을 썼을까보다는
사건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 소설 역시 누가 범인일까,,,보다는 가구라 류헤이의 고통과 그의 과거,  

그리고 그의 마음에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히가시노만이 풀어내는 추리소설의 미학이고,,,
그 미학을 <플래티나 데이터>에서도 맘껏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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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 1 - 1부. 저 혼자 부르는 영혼의 노래
한만수 지음 / 태동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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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대하소설 놉1-1부 저 혼자 부르는 영혼의 노래> /
한만수 / 태동출판사


 

'내'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기도 하다.

 놉[명사]
1. 하루하루 품삯과 음식을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 또는 그 일꾼을 부리는 일.
2. ‘머슴(주로 농가에 고용되어 그 집의 농사일과 잡일을 해 주고 대가를 받는 사내)’의 방언(전남).
   [유의어] 날품팔이.

오랜만에 선 굵은 장편대하소설을 만났다.
해방 전 충북 영동, 모산 마을에서 하루하루 품삯과 음식을 받고 일하는 품팔이 일꾼들,,,
놉으로 살아갔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긴긴 여정이 시작된다.
일제 식민지 지배와 해방, 광복 이후 6.25전쟁과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는 격동의 세월 속
가장 밑바닥에 있는 민초들의 삶 속,,,희망이 무엇이었는지,,
그 희망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말하려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1부에서는 일본인의 마름으로 재산을 착복했다가
광복이후 땅을 물려받아 신흥지주가 된
모산 마을 권력가 이병호 일가와
그 밑에서 어떻게든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려는 박평래 외 마을 사람들의 굴곡진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해방직전부터 이승만 대통령 취임까지의 기간인 1956년까지 모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을 가지려는 자와
그 힘에 빌붙어 살아가는 자,
그리고 그 힘의 지배 아래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식들이라도 공부를 시키려면 지주 이병호의 눈에 들어
논 한 마지기라도 놉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던 그 시절,,,
마을 사람들에게 정치는 그저,,,
돼지고기에 막걸리 한잔 얻어 걸칠 수 있는 기회였을 뿐이었다.
무지해서 무지한 것이 아니라, 무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던 그 시절,,,
그렇게 정치는 권력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p142 "지달려 봐.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츠름 농사꾼들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준다고 했응께." 
       "맞아유. 냘 당장 먹을 끼니가 읎드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야지.
        희망이 읎으면 죽은 목숨하고 머가 다르겠슈."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속,,, 그네들이 품고 있는 희망을 본다.
그것이 설령 어리석은 희망이고, 사탕발림 희망일 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탄식하고, 분노하고, 통탄할 지라도 말이다.

10권으로 펼쳐지는 소설이기에 1부에서는 가족사화 사회사가 얽혀있는 상황들,,,
그리고 등장인물들과(등장인물이 느무나 많다.), 시대적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이뤄진다.
언뜻 보면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한 집안의 몰락과 재기과정, 하동군 평사리와 간도의 용정, 진주와 서울 등 도시를 무대로
한국 근, 현대사의 전 과정을 여러 계층의 인간들을 등장시켜
가족사, 사회사,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대비시켜가는 모양새가 말이다.

 <놉>은 작은 모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격정적이면서도 암울한 우리의 근현대사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은 장편대하소설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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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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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 / 되르테 쉬퍼 / 웅진지식하우스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려야 하지?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에요.  정말로 진심에서 하는 말이에요. 
 적절한 질문은 ‘나라고 그런 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 있어?’ 하는 것이죠.
 나는왜 내게 이런 일이 닥쳤는지 운명을 원망하지 않아요.
 
누구나 이런 운명에 처할 수 있어요. 다행히 나는 오랜 세월 건강하게 살았어요.
 
계속 그렇게 살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하지만, 아니, ‘하지만’이라고 해서는 안 되겠지요.”

반 년 전까지만 해도 피셔 부부는
죽음에 대한 주제로 이렇게 초연한 대화를 나누리란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다.
36년이란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부부가 작별해야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죽음이란 주제를 생각하고 사는 이가 얼마나 될 것인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죽음은 상당히 가까운 곳에 언제나 존재하는 삶의 일부분이란 생각이  가깝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언제나 우리에게 낯선 존재일 뿐이다.

독일 함부르크의 호스피스 ‘등대의 불빛(로이히트포이어)’의 요리사 루프레히트,
2009년 ARD 방송국의 되르테 쉬퍼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언론상인 ‘에리히-클라우분데’상을 받은 작품을
책으로 엮어놓은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

루프레히트 슈미트,,,
죽음을 앞둔 이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만찬을 만드는 요리사다.
사람들이 몸이 필요로 하는 것 뿐 아니라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도 채워주려 노력하는 요리사.

하지만,,, 사실,, 내 몸이 성치 않고 고통에 지배당하고 있다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여력은 남아있지 않다.
이런 이들에게 기억 속에 존재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이
그의 요리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열어주었던 것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p 10 “그들이 얻고 싶은 것은 시간이다. 기억 속에 존재하는,,,
       
놀랍게도 음식을 통해 그 시간은 다시 살아 움직인다.
       
찌릿한 미각이 희미했던 기억을 또렷하게 재현해낸다.”

호스피스에서 11년째 음식을 만들고 있지만 그에게도 죽음은 익숙치 않은 명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너무 늦기 전, 과거로 돌아갈 순 없지만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필요한
‘평범한 일상의 한조각’을 선사해 주기 위한 요리에 열심일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날을 늘려줄 수는 없지만, 남은 날들에 생기를 불어 넣을 수는 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 초연함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삶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죽음이란 단어를 외면하기도 한다.
영원히 사랑하고, 꿈꾸고, 일을 하며 살아갈 것 같지만
죽음은 우리의 삶과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

삶의 모든 것도 이별할 그 순간,,,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죽음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고,
그와 함께 내 생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내일이 올 때까지 환희와 기쁨을 연기하지 말자.
- 스테판 M 폴란·마크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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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천사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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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편의 짤막한 단편소설로 구성된 <저녁놀 천사>,
히로스에 료코 주연 영화,,, 작은 간이역 호로마이 역장 오토마츠의
슬픈 이야기를 담은 <철도원>의 저자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이다.
시골역 하얗게 내린 눈처럼 영화 보는 내내 내 마음에도 소복히 내렸던 눈을 기억한다.

커피 한 잔과 호젓하게 앉아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책장을 덮을 때까지,,, 왜 그리 감정이 이입되는지,,,
나이가 나이인지라,,, 만남보다는 이별에 더 익숙해지는 나이가 서글퍼서였을까?

아버지를 모시고 도쿄 변두리 식당 주인 이치로,,, 두 홀아비가 운영하는 쇼와식당에
어느 날 나타난 준코,,, 그들에겐 그녀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홀연히 사라진 후,,, 들려온 그녀의 사망 소식,,,
그리고 동시에 도착한 또 다른 홀아비 시모지마,,,
왜? 무엇 때문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라는 물음은 이제 중요치 않다.
같은 여자를 사랑한 중년의 두 남자가 함께 훌쩍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도, 두 홀아비도,,, 담담한 이별과 사랑이란 추억을 함께 나누며 떠나고 있으니 말이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이렇게 가슴 짠한 이야기,,,  

책장을 덮고 나도 아련한 그 무언가를 남기고 만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아버지와 사는 히로시,,, 이별에 초연한 듯 하지만,,,
히로시를 아껴줬던 세 들어 사는 이층 아줌마와 헤어지며
엄마에겐 건네지 못했던 ‘안녕’이란 말을 되뇌며 울음을 터트릴 땐 영락없이 어린 소년이다.
이 이별로 한 뼘은 더 자랄 테고 말이다.
누구보다 특별한 하루를 평범한 일상처럼 보내며 정년을 맞이한 다카하시,
정년퇴직을 앞두고 홀로 휴가를 쓰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공소시효 만료를 일주일 앞둔 부인 살해범을 만난 형사 이야기,
자살을 꿈꾸는 아름다운 언덕 위 하얀 집 소녀,,,
이별 뒤 사라지고 없는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왠지 이별에 처연하다.
이별에 대한 슬픔보다는 이별 역시 인생의 일부라는 진리를 알고 있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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