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 1 - 1부. 저 혼자 부르는 영혼의 노래
한만수 지음 / 태동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장편대하소설 놉1-1부 저 혼자 부르는 영혼의 노래> /
한만수 / 태동출판사


 

'내'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기도 하다.

 놉[명사]
1. 하루하루 품삯과 음식을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 또는 그 일꾼을 부리는 일.
2. ‘머슴(주로 농가에 고용되어 그 집의 농사일과 잡일을 해 주고 대가를 받는 사내)’의 방언(전남).
   [유의어] 날품팔이.

오랜만에 선 굵은 장편대하소설을 만났다.
해방 전 충북 영동, 모산 마을에서 하루하루 품삯과 음식을 받고 일하는 품팔이 일꾼들,,,
놉으로 살아갔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긴긴 여정이 시작된다.
일제 식민지 지배와 해방, 광복 이후 6.25전쟁과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는 격동의 세월 속
가장 밑바닥에 있는 민초들의 삶 속,,,희망이 무엇이었는지,,
그 희망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말하려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1부에서는 일본인의 마름으로 재산을 착복했다가
광복이후 땅을 물려받아 신흥지주가 된
모산 마을 권력가 이병호 일가와
그 밑에서 어떻게든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려는 박평래 외 마을 사람들의 굴곡진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해방직전부터 이승만 대통령 취임까지의 기간인 1956년까지 모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을 가지려는 자와
그 힘에 빌붙어 살아가는 자,
그리고 그 힘의 지배 아래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식들이라도 공부를 시키려면 지주 이병호의 눈에 들어
논 한 마지기라도 놉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던 그 시절,,,
마을 사람들에게 정치는 그저,,,
돼지고기에 막걸리 한잔 얻어 걸칠 수 있는 기회였을 뿐이었다.
무지해서 무지한 것이 아니라, 무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던 그 시절,,,
그렇게 정치는 권력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p142 "지달려 봐.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츠름 농사꾼들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준다고 했응께." 
       "맞아유. 냘 당장 먹을 끼니가 읎드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야지.
        희망이 읎으면 죽은 목숨하고 머가 다르겠슈."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속,,, 그네들이 품고 있는 희망을 본다.
그것이 설령 어리석은 희망이고, 사탕발림 희망일 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탄식하고, 분노하고, 통탄할 지라도 말이다.

10권으로 펼쳐지는 소설이기에 1부에서는 가족사화 사회사가 얽혀있는 상황들,,,
그리고 등장인물들과(등장인물이 느무나 많다.), 시대적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이뤄진다.
언뜻 보면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한 집안의 몰락과 재기과정, 하동군 평사리와 간도의 용정, 진주와 서울 등 도시를 무대로
한국 근, 현대사의 전 과정을 여러 계층의 인간들을 등장시켜
가족사, 사회사,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대비시켜가는 모양새가 말이다.

 <놉>은 작은 모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격정적이면서도 암울한 우리의 근현대사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은 장편대하소설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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