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쓴 작가의 두번째 책이다-이 책의 저자소개에서 알게 된 것인데, 이 작가가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집필한 기간이 단 두달 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전작만큼이나 두툼한 책에 꽤나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에서 보여주듯 6명의 용의자들이 등장한다.

한 명의 남자가 죽었다. 그는 인도 내무부 장관의 아들로 온갖 악을 일삼는 남자였다. 돈으로 법을 매수해 자신의 죄를 덮어버렸고. 그의 아버지도 정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비키 라이. 그는 자신의 자축 파티에서 죽었다. 단 한발의 총으로.

그리고 그를 죽였다는 의심을 받는 6명의 용의자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이 책의 첫머리가 피의자에 관한 설명이 아닌 바로 6명 각각의 용의자들에 관한 이야기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부패한 전직 관리. 인도의 미녀 배우. 보석을 찾기 위한 섬 출신의 원주민. 핸드폰 도둑. 피해자인 비키 라이의 아버지. 팬팔로 시작해 결혼을 약속한 여자를 찾기 위해 인도로 온 얼뜨기 남자.

이 6명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다. 6명의 용의자들은 그날 밤 비키 라이를 죽이기 위해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그들이 비키 라이를 왜 죽여야만 하는지. 각각의 이야기들이 시작되는데,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상당히 기발한 사연들로 구성되어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고. 흥미진진하기 까지 한 책이었다.

그리고 더불어 인도라는 도시의 문화와 사람들의 분위기를 좀 더 느껴볼수 있었던 책이 아닐까 싶다.. 어느 곳에나 부패는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사연이 있다.  지루한 책이 전혀 아닌. 전작 <슬럼독 밀리어네어>만큼 더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인생은 상실감을 떨쳐내고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p.5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상상력은 탁월해 보였다.우리의 미래는 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 허구와. 냉철과. 유쾌.빈스토크는 인구50만에 높이 2,408미터. 674층으로 이루어진 타워이다. 책의 첫 시작부터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였다. 술병에 전자 태그를 붙이고 그 술병을 상류사회에 유통시키고 난후 이동 경로를 추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권력 분포가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확인할수 있다. 로 시작한다.

지상 최대의 건축물인 빈스토크. 우리는 어쩌면 미래에 이런 타워속에 갇혀 살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같잖은 일들이 벌어지고. 어이없는 허구와. 냉철만을 간직한 사회. 이 빈스토크속에서 여섯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이야기의 모든 것이 절망적이고. 냉철한것만은 아니어다. 우리 주위에 둘러보면 따뜻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칮을수 있듯이. 빈스토크안의 그들만의 이야기에서도 그런 희망이 엿보이는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그것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의미일수도 있을것이다. 처음 접하는 이 배명훈 작가의 상상력에 통쾌하게 유쾌한 것들을 느낄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책의 초입부에서는 약간 집중할수가 없었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는것은 밝혀두고 싶다. 이것저것 산만한 느낌을 처음엔 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그의 상상력에. 절망과 희망을 모두 볼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어쩌면 원래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팔다리가 멀쩡하고 감각이 제대로 작동했을 때에도 세상은 원래 그렇게 무의미한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이나 슬픔, 후회 같은 것도 사실은 무의미한 감각이 만들어 낸 허상이었을 뿐.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베스트 텐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6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일본 작가 가쿠타 미츠요 님의 단편소설이다. 좋아하는 일본 느낌의 단편소설들이라서 너무 편안하게.. 또 감상에 젖어 읽었던 책이어서 이 작가의 책들을 검색해 보았다. 국내에 들어온 책은 이 책을 포함하여 총 5권. 언제 시간이 날때 이 작가의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바닥 밑의 일상

테츠는 도배업 견습생으로 507호 화장실 바닥이 새어 407호의 천장으로 물이 새게 된 것을 보수하러 그곳 맨션에 들러서 407호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다 집주인 여자와 의도하지 못한 점심을 함께 먹게 되고. 그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자의 눈물을 보게 된다. 도배업자는 집을 이곳저곳 둘러보거나 감상에 젖어선 안된다. 라는 선배의 이야기에도 테츠라는 인물은 집이란곳은 사는 사람의 성격을 반영해 준다는.. 그래서 도배업으로 매일 새로운 집을 찾게 될때마다 그 각각의 집을 감상하고 느낀다

관광여행

오랫동안 동거해 온 사람과 이제는 사랑도..정도 느낄수 없는 서로 각자의 시간들을 보내는 생활을 해온다. 그 사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나와 그 사람은 많이 닮아 있다고. 그 사람의 속마음도 분명 나와  같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을 하기위해 혼자서 떠나온 여행. 그 여행의 마지막에서 그 사람은 나와 닮은게 아니다. 다르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비행기와 수족관

혼자 떠난 휴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옆좌석의 한 여자는 내내 울고 있다. 그러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었고 그녀가 내민 한장의 명함. 다시 생활로 돌아온 그는 그녀가 준 명함이 생각나 그녀의 회사로 찾아가고.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하지만 그녀는 그를 스토커라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테라스에서 한 잔의 차를

젊은 시절에 멋진 사랑을 해서 한 남자의 아내가 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오래도록 혼자 지내고 있다. 집을 장만하기 위해 부동산 관리인 사토 노리유키씨와 새 집을 둘러보게 되는데.. 그녀의 상상속 새 집의 테라스에서 부동산 관리인인 사토 노리유키씨와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상상속에 빠진다.

인생 베스트 텐

시간이 날때마다 자신의 인생 전체의 삶 속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을 꼽아보는 40대의 여자.. 중학교 동창회에서 자신의 첫사랑을 만나게 되고 함께 밤을 보내고 그 사람의 멘트용 영업에 넘어가 냄비를 사게 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첫사랑의 그 남자가 아니였다는것.. 하지만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것조차도. 그리고 그 첫사랑의 기억도.

일일 데이트

15년간 한 남자를 사귀고 3년의 결혼생활을 해오는 그녀. 이제는 사랑이 아닌 감정을 어쩌지도 못한채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돈으로 산 남자와 하루를 보내는 그녀.

 총 6편의 단편들은 상당히 평범한 일상을 그린듯해 보인다. 하지만 또 어찌 보면 그리 평범하지 않은. 평범하지 않은 일들을 아주 평범한듯 단조로운 어조로 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평범한 인물이 평범하지 않은 사건을 만나면서. 그들의 어떠한 마음을 공감하는 감정이 생겨나는 그런 책이었다고 할까.. 좋았다.. 이 책.

언젠가 이 저자의 책을 모두 찬찬히 들여다 보고 싶었던 그런 책이었다. 

 

나는 사람의 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정말로 그 정도로 단순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들이 서로의 집을 왕래하는 생활을 그만두고 이 407호에 산다면 내년쯤에는 아기라도 낳지 않을까. 그리고 407호의 노다 씨 부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산다면 저금이나 보너스, 아니면 누수 같은 것들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p.17)

 '혼란'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함께 생활하기만 하면 부수적으로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던 애정이, 어느샌가 사라져 원래의 형태도 떠올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우리들은 둘 다 어린아이처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책임과 뒷처리를 서로에게 떠넘기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잠자코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줄곧 혼란스러웠던 것이다.(p.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후 정말 그 책에 대한 서평을 몹시도 쓰고 싶어져 읽은 직후 바로 서평을 쓰고 싶은 책이 있는가 하면, 책을 읽고 난 후 한참동안이나.. 혹은 몇일씩이나 서평을 미루게 되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읽은지 3일이었던가.. 5일이 지난것 같은데. 이제서야 서평을 쓰고 있는 나를 보면 어지간히도 쓰기가 싫었나 보다. 거의 읽은 직후 늦어도 하루 지나도 서평을 쓰는 나로선 이 책은 꽤 오래 끈것 같다.

백페이지 남짓의 읽는데 걸리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던 이 책은 아이들이 읽어도 될 동화같은. 하지만 약간은 무거운 내용의 책이었다. 짧게 짧게 어려운 이야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든 책이었다. 사람을 내다 팔고. 자신들만의 노예가 따로 있었던 시절. 네덜란드의 식민지 남아메리카 수리남. 그곳의 부유한 농장주의 딸 마리아의 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노예. 우리시대에 있어 노예라는 단어는 현실적이지 못할뿐만 아니라 상상이 가지 않는 아주 구세대적인 단어이다. 하지만 책 속 열네살 마리아와 그들 사람들 세계속에서 노예는 당연히 있어야 할. 인간이하로 대접받는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노예시장에서 노예들은 사고 팔린다. 그리고 노동에 대한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하는 노예들의 모습은 차마 말로 못할 무언의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책 속 일기의 주인공 마리아는 열네 살 자신의 생일날 흑인 노예 꼬꼬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고 엄마의 친구로부터는 그 흑인 노예를 때리기 위한 채찍을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말을 듣지 않으면 채찍을 내리치고 마리아의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엄마의 친구들은 노예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노예들이 없다면 그들이 일상이 진행조차 되지 않는 삶들을 살고 있다.

너무도 담담하게 노예를 부리는 방법을 알아가는 마리아. 열네살 어린 마리아가 자신만의 일상들을 이야기하면서 또 자신의 흑인 노예를 부리는 방법을 너무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 어이가 없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그 시대의 위선과 노예제도아래서의 사회가 안타까움으로 빠져든다. 흑인들은 아직도 현재 그들이 노예는 아닐지라도 그들의 조상들의 노예시대가 자신들의 역사에 남아있다는 생각에 무관심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화같은 한 여자아이의 자신의 일상을 그려내고는 있지만. 읽는 내내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착하게 사는 일은 정말이지 너무나,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저 모두의 생각을 따르고, 자기 시대가 옳다고 믿는 것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남들이 고개를 돌리는 일, 당신도 불편함을 느끼는 그 일, 거기서 고개를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만이 우리를 사유하게 하며, 우리를 우리 시대의 허영과 어리석음, 그리고 끔찍한 악행에서 구원해준다는 사실이다.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 위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선물
박도 지음 / 말글빛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이신 박도 님의 존함이 왠지 눈에 익어 이분이 쓰신 책들의 목차를 읽어보았더니 오래전에 읽었던 <로테르담에서 온 엽서>라는 책의 저자이셨다. 손 뻗으면 닿을 내 책상에 그의 책 두권이 놓여 있다. 이 책을 포함하여.. 예전 그 책도 따뜻함을 주제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는데. 이번의 책은 저자 박도 님의 자신의 아들과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말씀들이다.

참 좋았다. 따뜻하게 다가오는 아버지의 말씀이란...

나에게 아버지는 항상 그리움만을 떠올리게 하신 분이셨다. 자식이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를 다 한다고 해도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에는 닿지 못한다고 한다.  저자 박도님의 아들과 딸에게 조용하고 따뜻하게 이렇게 살아라.. 말씀하시고 있는 이 책이 나에게 왜이토록 따뜻한감정을 가져다 주는지 읽는 내내 따뜻해졌고 꼭 내 아버지가 나에게 이런말을 들려주시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다 거기서 그렇지. 뻔해. 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이 책 역시 물론 생각하는 그대로 아버지가 아들.딸에게 으레 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물론이다. 근데 억지가 아닌 부드럽고 자상한 언어로 박도 씨 자신의 주위에서 있었던 분들의 일들을 하나하나 말씀해주시고.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구나..  아버지는 너희들에게 그만큼 해주진 못했지만 너희들만큼은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단다.. 라는 어조로 좋은 말들이 가득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박도님 잘 읽었습니다.. ^^

힘들게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여, 어릴 때나 젊을 때나 통과의례로 넘게 되는 몸과 마음의 고생을 차라리 즐겨라. 이를 이겨내는 자에게는 하늘이 그 보답으로 성공의 길을 준비해 두고 있으니 부디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잃지 말기를 (p.76)

고독을 느낄때는 더 깊은 고독에 빠져들어라. 고독한 시간, 그 고독 속에 침잠할 때 오히려 그 고독을 이길 수 있고, 그 시간이 오히려 즐거워짐을 느낄 수 있다. 고독함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라. 이 세상의 위대한 예술이나 학문, 사상, 종교는 모두 고독한 시간에 이루어진 고독의 결정체다. (p.1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