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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좋은 마음을 품는 도시, 런던

내가 사는 도시에는 디자인 비엔날레가 개최된다. 광주비엔날레라는 명칭으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0005년 이후부터 격년제로 홀수 년에 열린다. 사회 전반에서 디자인이 주목되면서 지방의 디자인산업을 진흥시키고 세계의 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마련된 행사라고 한다. 그에 따라 도시 곳곳에는 미술작품이 설치되어 도시의 미관을 새롭게 꾸미기도하고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기본적으로 그 취지와 목적을 공감하고 환영하면서도 중요한 무엇인가가 빠진 듯 허전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 것은 거리에 설치되는 작품들을 대할 때가 그렇다.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의 문화적 전통과 어우러지면서도 디자인적 감각이 살아있는 독특한 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면 더없이 환영받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자. 사람과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설치작품을 기대하는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 작품이 어색하게 사람의 발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디자인 산업의 육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성일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환경은 분명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의해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계획이나 도시환경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헐리는 건물이나 새롭게 조성되는 단지의 모습이 사람들의 감성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면 무리일까?

 

 

그런 의미에서 ‘런던 디자인 산책’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여러 해 동안 문화상품개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 김지원이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실제 경험한 런던이라는 도시 속에서 발견되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렇다면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에게 런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는 런던이라는 도시가 갖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보인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런던은 ‘수많은 인종들이 어울려 살아가며 다채로운 빛깔로 소통’하고 있기에 여전히 역동적이고 생기에 넘치는 도시라고 한다. 저자에게 그런 인상을 심어준 런던의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보고 있다.

 

 

‘오래된 유산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키고 인간의 행복과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저자가 독자들을 이끄는 장소로 따라가 본다. ‘헨리 벡이 디자인한 런던 지하철의 노선도’, ‘100년을 훌쩍 넘긴 우체통’,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으로 바뀌어 사랑받는 화력발전소’, ‘버려진 그릇의 변신’ 등 런던 사람들이 문화유산을 어떻게 현대적인 가치와 연결시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은 눈으로 보고 실제 생활에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은 런던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저자의 눈에 담겼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겨 독자와 같이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잿빛 도시의 일상을 컬러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런던 디자인이다.’라고 정의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며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도 사람들의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도시이기를 꿈꿔본다.

 

 

‘장인 정신의 진정한 가치는 훌륭한 기술이나 디자인보다 좋은 마음을 품는 것에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기에 좋고 쓰기에 편리한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좋은 마음을 품는 것의 의미가 살아있을 것이다. 좋은 마음은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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