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꽃 혼자 보기 아까워 매향 가득한 꽃그늘 아래를 서성입니다. 박새가 향기를 품고 떠나는 순간 납월홍매 한송이가 툭 발끝으로 떨어졌습니다. 향기를 품고 떠난 새도 나무 아래를 서성이는 내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요. 그대 계신 곳을 향하여 찻잔에 올려두고 합장합니다.

간다는 기별도 없었지만 마중하는 마음은 이미 꽃으로 피었습니다. 춘삼월 기다릴 여유가 없었기에 납월 추위 속에서 향기를 건네는 이유라지요.

금둔사 납월홍매는 이미 빛을 잃어가고 있더군요. 그 빈자리에 은근한 향기만 남았습니다. 오는 발걸음 서두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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