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窓多明 使我久坐 소창다명사아구좌'

여기 저기 춥다는 호들갑이 무색하리만치 포근한 날이다. 볕도 좋고 하늘도 맑아 그 온기를 누릴만 하다.


"작은 창에 볕이 많아, 나로 하여금 오래 앉아 있게 한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다. 제주도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마치고 서울에 올라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초당을 짖고 살면서 쓴 현판이라고 한다. 책상 하나 놓인 방안으로 볕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 볕이 고마워 꼼짝안고 앉아 있는 정경情景이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심사야 어찌되었건 적막을 누리는 마음에 공감을 한다.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기분이 덩달아 맑아진다. 지금 이 날씨와 잘 어울리는 글귀라 읽고 또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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