諂(아첨할 첨), 
듣기 좋은 말 속에는 언제나 함정이 있다.

"아첨을 하는 데도 방법 있다. 몸을 가지런히 잘 정돈하고, 얼굴 표정을 점잖게 하고, 명예와 이익에 아무 관심도 없으며, 아첨하는 상대방과 사귀려는 마음이 없는 듯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첨하는 것이 최상이다. 

올바른 말을 간곡하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여 상대방의 환심을 산 다음 그 틈을 잘 이용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중등의 아첨이다.

아침저녁으로 발바닥이 다 닳도록 문안을 여쭙고 돗자리가 다 떨어지도록 뭉개고 앉아서 상대방의 입술을 쳐다보고 얼굴빛을 살핀 다음 그 사람이 하는 말마다 다 좋다고 하고 그 사람이 하는 일마다 칭찬하는 것은 최하의 아첨이다. 그러한 아첨은 듣는 사람이 처음에는 좋다고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싫증을 내면 아첨하는 사람을 비루하다고 여기게 되고 종국에는 자신을 갖고 노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박지원(朴趾源 1730~1805)의 마장전馬駔傳
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마장전은 "말을 거래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로 선비들의 친구사귐이 부패하여 말거간꾼 보다 못함을 풍자한 소설"이다.

아첨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아첨하는 이야 목적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니 지탄 받아 마땅하더라도 문제는 아첨을 받는 이도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달콤한 말에 취하면 사리분별의 눈이 없어지게 되어 결국엔 스스로 덫을 찾아 들어가게되는 처지에 놓이기 십상이다.

달콤함에 취한 벌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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