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특정한 꽃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여느 여름날 초등학생인 아이의 손을 답고 지리산 칠불암에 올라 한적한 경내를 거닐다 언덕바지에 핀 상사화를 만났다. 그후로 여름이 끝나는 무렵이면 칠불암과 함께 떠오르는 꽃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상사화 꽃대는 여러날 살펴도 올라오지 않더니 칠석날 아침에 불쑥 솟았다. 늦거나 빠르다는 것은 사람의 기준이다. 꽃은 제 순리대로 알어서 핀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달려 있을 때에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 다는 의미로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따지고보면 무릇 처럼 비슷한 식물이 있지만 유독 상사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상사화 피었으니 석산(꽃무릇), 개상사화, 백양꽃, 제주상사화 등이 피어날 것이고 꽃 따라 사람들 가슴에도 가을 바람처럼 그리움이 일렁일 것이다. 지금쯤 순창 강천사 계곡엔 상사화 만발하겠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