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든다는 것'
떨어진 꽃이 다음생으로 건너가는 중이다. 꽃은 피고지는 매 순간을 자신만의 색과 향기로 온몸에 생채기로 기록함으로써 다음생을 기약하는 자양분으로 삼는다.


핀 꽃이 떨어져 땅에서 다시 피었다가 지는 것을 무심한듯 끝까지 지켜보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情이 든다는 것도 상대방의 그림자에 들어 나 있음을 억지로 드러내지 않는 것과 서로 다르지 않다.


하여, 정情이 들었다는 것은 각자 생을 건너온 향기가 서로에게 번져 둘만의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내는 것임을 아는 일이다.


스며든 향기에 은근하게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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